아무것도 아닌 건 아무것도 없었어

by 룡긍

가수 재쓰비의 '너와의 모든 지금'이라는 노래가 참 듣기 좋았다.

신나는 멜로디와 리듬에 그냥 간단하게 '노래 참 좋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작사가 김이나 님이 제제님의 글을 올려 준 이후로

이 노래의 한 가사 앞에서 항상 눈물이 난다.


'아무것도 아닌 건 아무것도 없었어'



지금 나는 미국으로 이민을 준비 중이다.

준비 당시 문호의 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에이전시는 나에게

빠르면 6개월 아무리 늦어도 1년 6개월 안에는 나갈 것이라는

비용 지불 전 사탕 발린 말을 해주었다.

물론 당시는 사실 있었다.

하지만 내 p4가 나오자마자 문호가 닫히고 지금 2년째 기다리고 있다.

사실 2년은 이미 넘었고, 2년 6개월까지는 사실상 확정인 것 같고,,

3년 그 이상도 걸릴 수 있다.

문호는 매달 발표가 난다.

한 달에 한번 나를 지독하게 기분 나쁘게 하는 건 생리만으로 충분했는데

몇 년간 지속되는 희망고문과 실망의 반복은

나를 너무나 지치게 만들고 있다.


어제는 내 생일로 이제 만 26살이 되었다.

생일 선물로 문호가 열릴 줄 알았다.

사실 정말 이번에는 열려야 맞았다.

하지만 불행은 나를 피해 가지 않았고, 이제 불행이 익숙해진 나는

실망에 눈물 흘리지 않는 마음까지 와버렸다.

25살에는 뉴욕에서 1년 차 간호사가 될 줄 알았다.

26에는 미국에서 대학원 준비를 하게 될 줄 알았다.

상상 속 내 인생과 현주소의 나의 괴리감에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도 든다.


지금 이 시간이 너무 하찮고 쓸데없이 느껴진다.

이 시간은 버려진 시간처럼 느껴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희망고문을 느끼고 상처를 받을 때

특히 내 존재가 싫어지는 순간까지 도달한다.


하지만 이렇게 현재의 상황에 슬퍼할 수만은 없다.

인생을 길고

나는 아직 젊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화를 내는 것보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영어공부,

기다리는 내내 슬퍼만 하다가 영어회화 공부를 소홀히 했다.

지금 영어 회화 공부를 한다면 나중에 미국에 가면 적응이 훨씬 빠를 것이다.

영어 회화 공부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도 마주 보자.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뉴욕에서 사랑하는 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겨

내가 오지 못할 수도 있다.

사랑하는 이들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자.


그렇게 생각하며 하루들을 채우다 보면

먼 훗날 인생을 돌아볼 때

아무것도 아닌 것 아무것도 없었다고 생각하겠지.

꼭 그렇게 생각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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