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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I Jul 01. 2024

멍냥토크회_고양이를 부탁해~

2022.10.24



  2022년도 10월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멍냥토크회가 참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시간이 남아도는 청춘도 아닌데 뭐 이리 이것저것 한 게 많은지.... 그때의 어렸(?) 던 나와 멍냥회원들이 대견하고 뿌듯하다.  


임원 HK가 아파트카페에 올린 대망의 프로젝트 '고양이를 부탁해~' 안내글




  이 프로젝트는 내가 우겨서 진행되었다. 동아리 기획관(회장)으로서 고양이 회원들을 위한 이벤트 및 복지(?) 혜택이 심히 부족했기 때문이다. 전체 회원 중에 고양이 세대는 몇 없었고, 지금 이 글을 쓰는 2024년 6월 멍냥토크회에는 딱 한 세대 (그것도 고양이 단독이 아니라 강아지도 같이 사는...) 뿐이다.

  당시 고양이보호자 회원들과 고양이의 습성에 관해 이야기 나누고, 니즈(필요성)를 파악해 '고양이를 부탁해~'를 기획하게 되었다. 말 그대로 짧은 출장, 갑작스러운 일정으로 고양이만 집에 두게 되었을 때를 대비한 프로그램이다. 알찬 프로그램이라 자부한다. 하지만 프로그램보다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주민들에게 알리는 게 더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다. 그리하여 어떻게 홍보를 할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하다가 멍냥토크회 내의 인재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한 땀 한 땀 직접 그린 엉성한 콘티






위의 콘티는 촬영과 후반작업을 거쳐 1차로 아래의 결과물로 변신했다.

일단 먼저 보시라~

  하루 날을 잡아 재능 넘치는 회원들과 촬영을 하고 아주 장기간의 작업 끝에 위의 결과물로 탄생했다. 동아리를 위해, 이웃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여가시간을 내어준 디자이너 (전) 회원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금 봐도 자랑스럽고, 흠(?) 잡을 데 없이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위의 작업은 최종결과물이 아니다. 퀄리티는 매우 높지만 내가 원했던 키치함이 부족했다. 눈길을 확 끄는 연출적 MSG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죄송하지만 다시 한번 안될까요...? 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인터넷에 밈으로 떠도는, 디자이너에게 두루뭉실하게 피드백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나름대로 여러 레퍼런스를 제시하며 꼼꼼하게 재작업을 부탁드렸다. (죄송합니다! ㅜㅜ)

  당연히 우리 디자이너 회원님은 프로다. 회사를 잘 다니고 계신다. 그것도 굉장히 타이트한 스케쥴로... 그러다보니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일과를 마치고 쉬는 날 온전히 자기 시간을 투자해 '고부해'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일절 재촉하지 않았다.(고 기억하고 있다!) 동아리에서 재미, 함께 잘 살기를 위해 진행하는 것이지 누군가에게 빨리 보여주고 성과를 얻기 위해 하는 작업이 아니니까 말이다.

  촬영은 날이 슬슬 더워질 무렵 한 걸로 기억하는데, 최종 결과물은 10월에 나왔다. 이 정도면 정말 준수한 기간에 준수한 완성도라고 자부한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럼 아래의 최종결과물을 감상하시길~ 아파트 온라인 카페에 게시되었다.













  저 작품에 참여했던 회원(모델과 촬영, 후반작업)들은 현재 전부 동아리를 탈퇴한 상태다. (어째서 결말이 이렇게 되는 거지!!? ㅡㅡ;;) 여전히 한 동네에 살고 있지만 여러 동이 존재하는 아파트 특성상 앞으로 마주치지 못한 채 지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연히 본다면 반갑게 인사할 것이다. 인연은 이미 시작되었고 여전히 이웃이기 때문이다.

  늘 행복하고 즐거운 관계는 없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서로를 딱히 원하지 않았지만 각자의 이유로 한 공간에 모여 살게 되었다.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고 적당한 긴장과 거리를 유지하며 잘 지낸다면 나름대로 꽤 괜찮은 관계일 것이다. 이 관계가 무수히 연결되면 공동체가 된다. 공동체는 평면적이고 단일하거나 균질한 개념이 아니다. 입체적이고 복잡하며 불균질 하다. 어쩔 수 없다. 사람은 각자 다 다르고, 그들이 맺어가는 관계 또한 그들처럼 다양하기 때문이다.

  동아리가 내 뜻대로 굴러가지 않는다고 조바심 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고부해'를 준비했지만 고양이 회원은 다 떠나가버렸다. 발을 동동 구른다고 떠난 고양이회원이 돌아오진 않을 것이다. 그저 우리는 우리가 생각한 길로 묵묵히 걸어가고, 우리와 다른 길을 가는 사람을 묵묵히 존중하면 될 일이다. 헤어졌어도 다시 마주칠 때 기분 좋게 인사 나눌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고양이를 부탁하는 것처럼 나와 이웃의 안녕을 부탁해 본다. 친하게 잘 지내는 것만큼 어색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불어 멍냥토크회도 마찬가지. 언제까지 함께할진 몰라도 어색하지 않게 헤어질 수 있기를. 시간이 지나 떠올리면 가슴이 따듯해지는 동아리생활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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