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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윤별경 Dec 06. 2023

가정경제권? 그런 게 어딨어!

ep4. 나 속 좁다.


"엄만 어떤 땐, 대담한 것 같고

어떤 땐 엄청 예민하게 생각한다"

아들이 나에게 한 말이다.


속이 좁은 건지? 옛날 사고방식인지

모르지만, 결혼하면 경제권이

여자에게 있는 줄 알았다.

결혼생활을 제대로 해보지 않았던

나였기에 당연히 아내가 남편월급과

본인월급합산하여 가계부를 쓰며

계획을 짜고 그러는 걸로 생각했다.


아버지와 오빠의 부재로

가장노릇을 한 나였

집에선 내가 살림을

도맡아 살았기에 당연히 남편도

나에게 줄거라 생각했는지 모른다.


처음에 본인월급통장을 나에게

맡기긴 했었다.

난 매달 가계부를 보여주었고,

아들 대학교에 갈 때나,

일이 생겨 큰돈이 필요할 땐

둘이 의논하며

맞추어 나가곤 했다.


2019년 여러 차례 경제적으로

휘몰아칠 때, 우리는 많이 힘들어

할 때가 있었다.

그때 남편은 은연중에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르겠다.'

라든지, 돈이 없다는 소리를

자주 하였고. 본인 친구에게

'울 마누라 어떻게 사는지 돈이 없다'

는 하소연의 이야기를

남편친구에게 그 소릴 들었을 때

감당할 수 없도록 남편에게

배신감이 들었다.


그런 일이 생긴 후.

난 남편에게 남편월급통장을

다시 주었다.

대신 당신생활비는 주라 해서

매달 나에게 몇 십만 원 주고 있다.

정말 작은 돈이다.

내가 '무슨 하숙집아줌마냐?

하숙집도 요즘 이렇게는 안 준다.'

남편은'조금 풀리면 더 줄게'

했지만 그대로다.


돈 때문에 싸우고 싶지 않다.

아버지와 엄마가 돈 때문에

싸우는 걸 어릴 때부터 많이 보았기에

난 싸우는 걸 무서워한다.

'치사해서 안 받는다.

매달 몇십만 원 주는 게 어디냐?

주위에 남편보다 더 한 사람도

보지 않느냐?'

그러면서 위안 삼는다.


나도 남편도 서로 월급이

얼마인지 모르고, 각자 통장에

돈이 얼마 있는지 모른다.

내 휴대폰은 잠금장치가 되어있지

않다. 그런 걸 싫어한다.

남편은 어느 순간부터 잠금장치를

해두고 있다.

그렇지만 남편은 모를 거다.

내가 숫자에 기억력이 좋아서

계좌번호 잊지 않았다는 걸.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았다면

얼마인지 알 수 있.

하지만,

확인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내가 처를 받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하고싶진 않다.


농담이지만,

'내 돈 그만 뺏어가라.'

그 말에도 상처받은 나였으니


남편도 알 것이다.

이 나이 먹도록 백화점쇼핑

가본 적도 없고, 인터넷 최저가로

뒤져서 무엇이든 사고,

메이커 옷은 비싸서 사지 않는

너의 마누라가 나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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