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샤워'하는 중입니다~~
휴식엔 뭐니 뭐니 해도 독서가 최고!
23년 12월 31일.
정식 퇴사를 하였다.
1월 1일과 1월 7일.
두 번 더 나와달라는 부탁을 하여서
1월 1일 퇴임식까지 준비를
해 주셨다.
8년 넘는 시간을 월요일 휴무인
하루를 빼고 매주 6일을 근무했었다.
휴무인 월요일도 특별한 일이 생기면
대체인력이 없는 시스템이기에
출근을 하였었고, 항상 대기 중
이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번아웃' 이라는 멋진 말이 나에게
어울리는지 모르지만,
책임감이 항상 따르는
직업인지라,마음이 약하디 약한
나 스스로 돌보는 일은
뒷전이었기에 난 무척이나
힘들어했고 아파해야 했었다.
내가 근무하는 곳에 오는분들에겐
내가 주었던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을 받았던 나였기에
마이크를 잡고 인사를 하면서
끝내는 아이처럼 엉엉 울면서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오늘 아침.
어제 아들 이사도와주러 갔다 온 후
늦게 일어날 줄 알았지만,
5시 반에 눈이 떠졌다.
늘 하던 아침 루틴을 끝내고
우리 집 강아지들의
코 고는 소리가 나지막이
집안 전체를 울릴 뿐.
조용한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어 책을 집어 들었다.
한 글자 한 글자
활자들을 마음에 새겨놓으며
읽기 시작하였다.
32살 꽃다운 나이(엄마가 하신 말)에
이혼을 하고, 그 이후로는
책을 읽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엄마와 아들을 먹여 살리며,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었기에,
나에게 어쩌면 사치였는지도 모른다.
9년 전 남편과 재혼했지만
맞벌이해야 하는 나의 위치에서
책은 또 나에게 사치로 취급되어야만
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지
정하지 않았지만,
직업을 선택해서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젠 '사치'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
책과 글은
나에게 친구며 떨어져선 안 되는
나의 롤모델이며, 나의 동반자일 거다.
그리고 나의 숨구멍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난 "글 샤워"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