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병적인 부분'이 내게 있다면
답답한 걸 싫어하고, 정리를
지독하게 한다는 거다.
엄마의 영향이 크다는 걸 느낀다.
엄마는 폐소공포증 있었다.
추운겨울날에도 항상 문을 열고
주무셨다. 나 또한 문을 닫고 자면
답답해 견디지를 못한다.
우리집은 지금도 문을 열어놓고
생활을 한다.
찝찝함을 견디지 못한다.
몸이나 옷에 조금이라도
물기가 있으면
옷을 갈아입어야 된다.
컴퓨터 바탕화면에 많이
깔린 걸 싫어하고, 정리정돈을
해 놓아야 마음이 편하다.
출근이나, 짧은 외출이라도
청소는 기본.
모든게 제자리에 있어야
안심하며 밖으로 나간다.
필요 없는 문자나 카톡이 오면
바로바로 지워버린다.
문자는 휴지통에 있는 것도
지워버려야 마음이 편하다.
그러다 보니 필요할 일이
생기면 난감해질 때도 있다.
몇 년간 연락 없는 지인들도
전화번호를 지워버린다.
남편과 나는 약속한 적은
없었으나, 서로 개인적인 생활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지독한 집돌이인 나와,
바깥 호기심이 많은 남편은
불편하지 않게 생활을 한다.
남편이 모임이 많아
늦게 오거나 휴일에 집에 있지
않아도 단 한 번도 일찍 오라고
전화를 해본 적이 없다.
통화할 일 있으면
'저녁밥은 집에서 먹을 거가?'
이야기를 하면,
'밖에 있는 놈이 알아서 먹어야지'
남편을 알고 결혼생활까지
10년이지만, 싸운 일이
다섯 손가락안에 들 정도로
우린 '티키타가'가 잘 되고,
잘 때까지 끊임없이
이야기를 할 때가 많다.
남편은 밤 9시 되면
꾸벅꾸벅 졸면서 이야기를
들어주곤 한다.
각자의 휴대폰을 공유하지도
않지만, 둘 다 관심이 없다.
서로의 급여나 통장에
얼마있는지 모른다.
물론 큰 돈이 들어가는 일이
생기면 서로 의논해가며
해결을 한다.
3월부터 남편과 대학교를 다닌다.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 수업과 인강수업이
3시간 정도 들어야 하는 수업이다.
어젠 수업 후 점심을 밖에서 먹고 도로청소까지~
며칠 전 남편이 노트북으로
인강을 듣고 있는 내게
대학교에서온 문자를 확인하면
인강으로 바로 접속이 된다고
하였다. 내가 문자 지워 버렸을걸?
폰 확인해 줘!
으이고, 또 지웠나?하며
내 폰의 문자를 확인하고 있었다.
나의 휴대폰을 만지면서,
나의 눈치를 보고 불편해 하는
것을 짧은 순간에 스캔해 버렸다.
개인생활을 존중하며 산다지만,
휴대폰을 봐 달라고 했는데도 부담스러워하고, 눈치를 보는 것이
맞는 걸까?
우리부부는 서로 사생활을 너무
존중해 사는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