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2번째 기일!
남겨진 사람들이 잘 지내야겠죠?
엄마의 2번째 기일이
며칠 전이었다.
몇 년 전부터 엄만 내게 말씀을
하시곤 했다.
"내가 죽으면 성당에서 장례미사
해다오. 그라고 그 자리에서
탈상해라. 제사는 안 지내도
된데이."
건강하셨던 엄마였기에
농담처럼 하신 말씀이라
나 또한 가볍게 받아들였다.
"뭔 소리고? 그래도 첫제사는
지내야제."
"그런가? 그라면 너거들
섭섭하끼네 첫제사만 지내고
꼭 탈상해라. 기억하지 마래이
제사 힘들다.. 하지 마라"
"알았다. 날짜는 기억해야지?
엄마 좋아하는 커피하고 담배는
올려주꾸마."
"지랄한다.. 커피하고 담배는
안 좋다. 죽어서까지 내는 하기실타"
막내딸인 내게6폭짜리 병풍수를 놓아주셨다.액자를 만들어 엄마방에 걸어두었다.
그런 엄마가 갑자기 아프셔서
가버리셨다.
2년간 나에겐 힘든 날들이었다.
항상 멍하였으며 아팠고,
음식이든 주변사람들의
말들을 소화를 시키지 못 하였다.
출근할 때마다 식은땀을
흘리고, 앞이 깜깜해져
차를 세우며 다시 가야 했던 적이
몇 차례나 생겨 운전하는 게
무서워져 갔다.
힘들거나 아프면 엄마가 더
그리워져갔다.
엄마가 해 주신 배숙.
엄마가 만들어준 찹쌀떡
된장찌개, 잡채, 등등
그 옛날 만들어 먹었던
시금장까지.
잊고 있었던 음식들이 생생하게
기억나곤 했다.
힘든 나를 보며 토닥거려 주던
남편도 지쳐갔는지 더 이상
토닥거리지 않았으며,
키워준 할매를 보낸 아들도
산 사람은 살아야지!
이야기하며 잊힌 것 같았고,
언니 둘도 엄마이야기 하지 않고
평소처럼 웃으며 잘 지내고 있었다.
너무나 지쳐있던 난
작년연말에 직장까지 퇴사했었다.
4개월 동안 쉬면서 충분히
엄마를 애도하였고, 스스로
나의 몸과 마음을 토닥거렸다.
이젠 내 마음에도 서서히 안개가
걷힌듯하다.
엄마를 생각하며 많이 울었던
날들보다 이젠 엄마를 추억하며
담담히 이야기하는 날들이
많아졌으니!
이젠 내 자리에서
직장인으로, 아내로, 엄마로
그리고 제일 중요한 나의 이름으로
열심히 힘내어 살아가기 위해
한 발짝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