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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윤별경 Sep 22. 2023

우리집 전 주인(前主人)

미칬나?

우리 집 족들이 이사 왔을 땐

내가 2살 였다고 했다.

그때 우린 셋방살이였다.

집주인 안채가 있고,

우리는 방 2칸짜리 아래채였다.

 주인은 학교 선생님이셨다.

부인과 아들 둘, 딸 한명.

딸이 막내였는데 나보다

3살 많은 언니였다.


그 언니가 지능이 떨어진다고

느낀 건 내가 국민학교1학년 때였다.

학교 입학 언니 둘에게 미리

공부를 배워 한글은 다 읽을 줄

알았고,구구단까지 다 외운 상태였다.


집주인  국민학교 4학년 이었지만

자기이름도 쓸 줄 라해서

내가 언니이름 써주곤 했다.

예전 우리집과 비슷한 네이버사진.


주인 아주머니도 조금 이상했다.

엄마가 조용하게 자주 말했다.

"덩더꾼이다(덜렁거린다는 사투리)

저 아지매는"

매번 사고쳐서 주인아저씨께 혼났다.

옷 장사할거라고 옷을 엄청 사들여

제 값도 못받고,나중엔 동네 분들에게

다 퍼주고, 화장품 장사 할거라고

또 화장품 사들여 다 퍼주기 일상이었다.

주인집 아들들은 공부도 잘 해서

대구에 있는 대학교와 고등학교

다녀서 방을 얻어 나간 지 오래였다.


아주머니 친정집이 부자였고,

아주머니 오빠가 국회의원 이셨다.

한 번 뵌적있는데, 엄마에게 부탁

하셨단다.형제들은 다 똑똑하고

잘 살지만, 아주머니만 조금 생각이

떨어져서 매번 걱정이라고 하셨단다.

엄마에게 옆에서 잘 도와주고

살림살이도 모르니 봐달라고

하시면서 소고기 두근을 사

주셨다고 했다.

네이버 사진.

어느 날 햇볕이 좋은 봄날 오후.

엄마는 한복만드시느라 미싱

돌리고 계셨고, 난 마루에 엎드려

숙제를 하고 있었다.

안채마당에서 시끌시끌이었다.

미싱소리에 파묻혀 제대로 들리지

않아서 숙제를 계속하고 있었는데,

주인집 언니가 빤스만 입고 나에게

달려 오고있었다.


순간 난 놀라 벌떡 일어나면서도

4학년이어서 가슴이 봉긋한

언니를 보고 내가 부끄러워

고개를 숙며, 동네사람들 보면

안 될것 같아서 대문을 닫았다.


"아지매요.우리엄마 좀 말려주이소."

엄마가 미싱돌리다 말고 나와서,

"와?"   "울 엄마가요. 가마솥에

물 끓여가 내보고 거기들어가라고"

"이 뭔소리고?"


뒤이어 빗자루 들고 온 아주머니가

오고 계셨고,그 언니는 엄마뒤에

숨었다.

내용은, 주인아줌마가 가마솥에

물 끓여서 장독을 씻고나서

조금 식어서 거기에 언니보고

목욕시킨다고 옷벗기고 들어가라고

했단다. 막상 언니가 들어가보니

뜨거워서 안 들어간다고 나오니

주인아줌마가 두들겨 팼다고 한다.


"아이고!옥이엄마.아무리 식어도

그렇지.아직 열기가 있는 무쇠솥에

바닥에는 장작불도 살아 있는데

 를 거기넣어서 뭔 목욕 

시키는교?삶는것도 아니고,

다라이에 물 받아서 따뜻하게 씻기시더.나랑같이"


그렇게 일단락시키고 나랑

그 언번갈아 가며 큰 고무

다라이에 목욕했다.

그날 밤 언닌 주인아저씨께

고자질했고, 아저씨께서는

화가나서 욕하는 소리가

우리 방까지 들렸다.

"니 미칬나?아  죽일라고 환장했나?"


몇 년후 주인아저씨는 대구에 있는

학교로 발령나서,이사  되어

 한복만어서 악착같이

모은돈과 동네 아주머니들과

함께 한 곗돈을 먼저타서

셋방살던  집을 샀고,

난 50년넘게  집에 살고있다.


주인부부의 소식 지금은

알 수없지만 90훨씬

넘으셔서 돌아가시지 않았을까?


옥이 언니도 잘 살고 있지.

걱정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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