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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윤별경 Oct 04. 2023

첫 사랑 그 두근거림에~2.

20대 나의 청춘에게.

고 3올라가고 한달이 지났을 무렵,

학교에 이상한 소문이 퍼져나갔다.

진오빠는 가끔 서류들고 학교에

왔었기에 친구들은 대부분 오빠를

알고있었다.

'면사무소에서 오는 그 선배말야

걔랑사귄대. A랑!

너도 알고 있었제?'

A는 우리학교의 요즘으로 치면

'아웃 사이더' 애였다.

사고뭉치였다.술도 마시고 다니며

담배도 피우다 선생님께 적발되어

혼나기도 했다.

우리오빠도 알고 있는애였다.

그 애의 엄마는 옛날 기생이었으며,

늦게 그 애를 낳고 살기가 힘들어

기초수급받으며,조그마한 집에서

간판도 없이 술과 안 조금내놓고

생계를 이어갔다.


우리오빠는 모녀의 사정이 딱하여

사비로 필요한것들을 사주고,

 지원나오면 조금 더 챙겨주었고

면사무소 직원들 데리고 그 집에서

술도 팔아주고 하였기에

A에겐 우리오빤 친숙한 아저씨였다.


그 아이와 내가 사귀고 있는 오빠랑 사귄다니 믿지않았다.

오빠는 항상 오전에 버스를  타고 시청에가서 서류건네주고

오후 2시넘어서 시청에서

여기오는 버스를 타고왔다.


그 날 왜 그랬을까?

오빠를 마중가고싶었다.

하교 후 버스정류장에서

오빠를 기다리는데 버스에서

그 오빠랑 친구A가 웃으며 다정히

버스에서 내렸다. 놀란 내 모습에

A가 허둥지둥 바삐걸어갔고,

놀라는 오빠를 뒤로한 채

고개를 돌려 나도 걸어왔다.


그 날 저녁

난 A의 집앞에서 그 아이를 만났다.

그 아인 우리가 사귀는 것 알고

있었다.

상황 설명해 보랬는데,

그 아인 대뜸


"나 오빠랑 잤어!"


무언가 세게 맞았다.

"뭐!"


"면사무소 직원들 

술 마시러 우리집 자주왔어

그리고 오빤 그 전에도

심부름으로 우리집 몇번와서

이것저것 고쳐주고 그랬고,

우리 집와서 술마시고 술이 취해

 수없이 내방에서 잤는데

그렇게 됐어. 그리고 술마시러 오면

내 방에서 자고 간적이 몇번 있었어

내가 예전부터

오빠 좋아 했었고."


쓰러질 듯 난 집으로 걸어왔다.

어떻게 고등학생이 당당하게

잤다는 말이 쉽게 나올까?

며칠 학교를 가지못했다.

엄마는 학교에 가서 출석 못한다고

이야기를 하셨고 난 꼬박 일주일

몸살을 앓아야 했다.


오빠를 만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진실을 마주칠까 두려웠다.

한 달정도 시간이 지나고,

어느날 저녁 집으로 전화가 왔다.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순간 그오빠다! 뇌리를 스쳤다.

"있쟎아 난데 여기 00주점인데

너 한테 꼭 할 이야기 있으니 와 줄래?

너 올때까지 기다릴께"


어둑한 밤길을 걸어갔다.

문을 여니,어두컴컴한 조명이

주점 탁자들을 비추어 있었다.

학생이 이런곳에 와도되나?

순간 당황해하며 쭈뻣거렸다.


아줌마인지 아가씨인지 나와서는

그 오빠 찾아왔다고 하니,

싱긋웃으며 뒤쪽 어딘가로

안내 해주었다.


허름한 방이었는데 굉장히

넓은 방에 큰 탁자가 중간에

덩그라니 있고,그 오빠는

소주와 짬뽕국물을 함께 먹고

있었다.

옆 쪽이 화장실인지 퀴퀴한

냄새가 스며들어 역했다

"내가 정말 미안해.그 애랑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어버렸어

하지만 난 너에대한 마음은

진심이야.그런데 그애랑

헤어질 수도 없어.

나 어떡해야되지?"


그러면서 계속 술을 마셨다.

"나 한번만 용서해주라

그 애랑도 헤어질 수 없고

너랑도 헤어질 수가 없는데"


그러더니 갑자기 불을 꺼버렸다.

온천지가 깜깜했고, 그 오빠는

나를 누르고 눕혔고,옷을

벗기려고 팔로 내 목을 누르고 있었다.

'왜 이래요'

난 무서웠다.두려웠다.

팔을 물었고 필사적으로 온 몸으로

막아내어 빠져 나왔다.

더듬거리며 불을 켰다.


빠른호흡 내쉬며 누워있는

그 오빠를 보며,

"나쁜 새끼.더러운 새끼"

잡힐까봐 울면서 캄캄한 시장쪽으로

뛰어왔다.

원망스럽도록 달은 휘엉청 밝았다.


수원에 취직되고, 명절 집에

내려 왔을 때 오빠를 잠깐 만났다.

그 날 있었던 일을 사과했다.

술먹고 제 정신 아니었다고 했다.


"오빠!그러지 말아요.지금 오빠는

옛날의 순수한 사람 같지않아요.

변해버렸어요.짧은 시간에

그래서 안타까워요.난 내 첫사랑

잘 간직하고 싶어요. 항상 웃는 얼굴

그때의 모습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네요"


쓸쓸히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나의 첫사랑은 끝이났다.


A는 20살 되자마자 동에 사는

남자와  결혼해서 A의 엄마까지

안동으로 이사갔다고 오빠에게

소식을 들었다.

3년 후  소식을 내 친구

에게서 들었다.내친구의 엄마와

오빠 엄마는 친구였다


"오빠 죽었대. 경찰공무원되고

발령 받을동안 아르바이트한다고

서울가서 건물유리닦는 일 하다가

떨어져서 죽었대."


사람이 이렇게 허망하게 갈 수가

있을까?가족들 생계에 항상 짓눌린

삶을 살다가 얼마나 고단했을까!

공부를 잘하여 대구에 있는 학교

다니며 대학교가려다 아버지 쓰러져

그때부터 가장노릇 해야했기에

20대 그 뜨거운 청춘이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까?


나의 순수했었던 첫사랑 때문에,

그의 아픔들과 나의 열병과도

같은 아픔때문에

한참을 울음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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