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레인보우 힐링관광지(4)_ 남은 공간들, 그리고 마지막 여정
앞선 세 편의 글에서 저는
와인터널, 문화마당, 그리고 그 아래 회랑까지,
레인보우 힐링관광지가 품고 있는 여러 시설들을
그 의미와 사연과 함께 전해 드렸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이곳을 채우는 중요한 공간들이
아직 충분히 담기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가 전하고 싶은 것은
완성된 시설의 화려한 모습이 아니라,
그 안에 새겨진 고민과 시간의 흔적입니다.
그렇더라도 이곳을 이야기하면서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시설들이 있기에,
이번에도 저만의 시선으로 풀어내려 합니다.
오늘은 이 관광지를 대표하는 많은 공간 가운데,
특히 상징적인 두 시설을 소개하며,
영동 힐링관광지 이야기를 정리하고자 합니다.
먼저 소개할 곳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과일을 주제로 한
"과일나라 테마공원"입니다.
이곳은 영동에서 생산되는 다섯 가지 종류의 과일,
포도, 사과, 배, 복숭아, 자두를
테마로 꾸며진 특별한 공간입니다.
관광지 계획에서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지역 고유의 장소성을 담아내는 일입니다.
어디서나 있는 흔한 주제나 시설이 아니라,
오직 이 땅만이 지닌 정체성이 반영될 때
비로소 경쟁력 있는 관광지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테마공원은
"천혜의 자연이 만든 과일의 고장, 영동"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대표적인 시설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과일이 생산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이 필요한지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과일나무를 분양받아 꽃을 피우고
열매가 맺히기까지의 시간을 함께 지켜보며 기다리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마침, 영동 출장 시 협의 장소가 이곳에 있어
자주 발걸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체험을 누리고,
영동의 과일문화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이 공간이
점차 매력적인 시설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오래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영동의 자연을 담은 "레인보우 힐링센터"입니다.
제가 굳이 소개하지 않아도,
이미 여러 블로그와 채널을 통해 널리 알려진,
이 관광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힐링센터는 인구감소에 직면해 있는 농촌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소망이 반영되어 있으며,
"오늘만큼은 다른 이와 공유하지 않아도
영동의 자연과 함께라면 나로서 완전하다"는
건축가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힐링센터는 지난 글에서 소개한 다목적 열린 광장,
"복합문화마당" 바로 곁에 위치하며,
힐링숲정원, 명상의 연못, 어린이 힐링뮤지엄 등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춘 건축물입니다.
힐링센터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정보는
검색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기에,
이 글에서는 자세한 설명을 잠시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시설의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이곳은 본 관광지의 개발컨셉이 가장 잘 반영된
핵심적인 공간임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힐링센터 조성을 직접 맡아 감독한
실무 주무관과 가까운 인연이 있습니다.
그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열정적인 사람이었기에,
가구 하나, 작은 소품 하나에도 온 마음을 담아
섬세하게, 그리고 정성스럽게 완성해 갔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곁에서 오래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공간을 마주할 때마다
거창한 설계 개념을 넘어,
현장의 세심한 손길과 따뜻한 배려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합니다.
역시 진정한 공간의 완성은
결국 작은 디테일에서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혹시 이 지역을 방문하시게 되신다면
힐링센터를 꼭 들러 보시기 바랍니다.
영동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공공시설이라,
수준 높은 공간과 풍성한 즐길거리에 비해
입장료가 매우 합리적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물멍을 때릴 수 있는 "명상의 연못"과
힐링숲정원 안의 "작은 도서관"이
가장 깊은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지난주 출장으로 영동을 다녀왔습니다.
전망대 시설이 축제 유치로 임시 개방되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가 보았습니다.
힐링 관광지 전체가 한눈에 펼쳐지는 경관을 바라보며,
정말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저녁엔 함께했던 실무자들과 둘러앉아 식사하며
힘겨웠던 지난날의 추억을 나눴습니다.
술잔이 돌자, 어느새 전우애 같은 끈끈함이 피어나
마음이 따뜻해지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날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13년 전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지금의 모습은 감히 상상도 못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이 사업과 함께하며
기쁨도 있었고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끝내 마음에 남은 것은
이곳 사람들과 쌓아온 소중한 시간들,
그것이 제겐 오래도록 간직할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오늘 같은 날,
아이유가 이렇게 묻는다면요.
"오늘로써 끝맺는 힐링관광지 여정, 그 소회는 어떤가요?"
저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습니다.
네. 돌아보면 부족함도 있었지만,
그만큼 뜻깊은 성과와 보람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그 모든 시간 속에서
조경이 남긴 발자취가 크고 소중했기에,
제게는 더없이 특별한 여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이 길을 함께 걸어 준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 말씀드린 과일나라와 힐링센터는
제가 전반적인 공간 체계만 수립했을 뿐,
직접적인 참여는 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난 글처럼,
조성 과정에서의 작은 일화들이나
개인적인 견해를 자세하게 풀어내지는 못했습니다.
이번 글은 다소 개념적인 이야기와
세부 시설에 대한 설명 위주로 진행된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언젠가, 제가 온 정성을 다해 참여한 공간이
진정으로 매력적인 장소로 완성된다면,
그 순간을 사진 한 장에 담아
가족들에게 자랑스레 건네며,
다시 한번 환한 웃음을 함께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