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일기 005. 바야흐로 회개의 달

by 루시엘다

요즘 들어 별 것 아닌 일들에 계속 짜증이 났다. 주변인들의 말 한마디, 짜증 섞인 말투, 내가 싫어하는 면면이 나의 간장 종지만 한 인내심을 자꾸만 시험했다. 그럴 때면 마음속에 혼자만의 송사가 벌어진다.

나를 짜증 나게 하는 저 사람의 잘못인가?
저 사람을 용납하지 못하는 나의 잘못인가?

사실 '답정너'스러운 질문이다. 어차피 답은 하나로 정해져 있다.

내 잘못이긴- '네' 잘못이지.

'남탓하기'로 번지수를 찾은 원망은 스멀스멀 내 정신세계를 잠식해 간다.

그러니까, 결국엔 손절이 답이야

손절이 답이라는 결론을 짓는다 해도 마음속 화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손절할 수 있는 상대라면 애당초 손절했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대이기에 갈등의 골만 깊어져간다. 이럴 때면 나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기도한다.

주님, 제에-발 저 사람 좀 바꿔주시면 안 될까요?
주님이 안 하시면 저... 확, 손절합니다!?


그러면 주님은 여지없이 내 착각과 교만을 깨트리신다. 타인이 너를 짜증 나게 하는 건 네게 사랑이 없어서이고, 타인의 이중성이 보이는 건 그 사람이 너보다 덜 위선적이기 때문이지.

웃기게도 이런 깨달음은 말씀을 읽다가 올 때도 있지만, 내 갈등상황과 전혀 관계없는 일상생활 중에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그래서 이번 10월, 내 신앙의 키워드는 '회개'였다. 명절 연휴부터 시작됐던 원인 모를 짜증으로 마음이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그리고 결심한 게 바로 '회개'였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못된 심보 고쳐먹기'다.

10월 내내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떠다녔다. 하나님, 제가 이렇게 노력하면서 하나님을 가까이하려고 하는데 왜 이런 시험을 주시는 거예요? 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나요?

주님만이 내 삶의 내비게이션이심을 고백하지 얼마나 됐다고, 어느새 인생의 운전대를 내가 탈환했음을 알아차리게 됐다. 돈에 대한 욕심과 쾌락에 대한 목마름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 또, 마음속에 악한 것이 똬리를 튼 것이다.

정말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구만!

나를 직면하는 깨달음 이후, 일상생활 중 머릿속에 떠오르는 죄된 생각들을 닥치는 대로 회개하고 있다. 아, 하나님 저 또 실수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제가 이렇게나 부족하고 미련합니다. 긍휼히 여겨 주세요.

기도는 토스다. 현대인의 필수어플 토스가 아니라 '던지다'의 뜻을 가진 토스다. 죄된 모습들을 하나님께 올려드리고, 덤으로 걱정과 근심까지 주님께 토스하고 나면 더 이상 던질 게 없어진 나는 비로소 가벼워진다.

나의 죄된 모습들은 옅어질지언정 내 육신의 생이 다하는 순간까지 함께할 것이며, 고로 주님을 향한 토스는 아마 죽을 때까지 있어야 할 것이다. 평생을 통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십자가를 향한 끊임없는 믿음의 토스이다.

그렇지만, 주님 판단과 질투 같은 성품의 연단은 조금만 빨리 졸업시켜 주시면 안 될까요? 어제보다 오늘이 더 겸손하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온유해지기를 오늘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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