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설교 말씀을 통해 박넝쿨로 큰 통에 국을 끓이는 엘리사의 말씀에 대해 들었다. 길갈의 기근 속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고자 끓인 그 국 안에는 독이 들어 있었고, 엘리사가 밀가루를 풀자 독이 사라진다.
엘리사는 자신이 풀지 않은 독임에도 그 독에 대해 원망하거나 불평하지 않는다. 내 모습과 비교된다. 나는 교회의 사역의 자리에 대해서도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섬김이 요구되면 부담을 느낀다.
하나님, 저한테 이런 것까지 요구하시는 거예요?
아직 믿지 않은 가족으로 인해 원활한 신앙생활에 있어 적지 않은 눈치를 보고 있는 나에게 사역의 자리를 추가한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다. 주변에선 이것마저 이겨내야 한다고 말하고, 나 역시 내가 언젠가는 넘어야 할 큰 산임을 안다.
하지만, 나는 그때를 미룰 뿐 지금 당장 나서서 해결하기엔 솔직히 두려움이 앞선다. 기도로는 하나님이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해결해 주실 걸 안다고 고백하면서도 실상으로는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누가 알까 부끄러운 모습이다.
이렇게나 믿음이 없고 연약한 나에게 내가 풀지 않은 독에 대해서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아마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자리를 박차고 떠날 것이다.
신앙생활이란 때론 멈추지 않는 러닝머신 위를 뛰는 것 같다.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속도에 뒤쳐지거나 넘어지고 만다. 물론 빠른 속도로 갈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정박으로 걸어줘야 한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나도 모르게 멈추거나 뒷걸음질 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오늘도 기억하자. 품어야 할 것 이상의 마음을 품지 말고, 기도로 하나님께 맡겼다면 이제 내 할 일은 끝이다.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한 염려와 근심은 기도의 응답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내 정신 건강에도 해롭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누리라고 주신 것 다 누리며 살자. 그러다 보면 언젠가 내가 풀지 않은 독일지라도 잘 감당해 내는 날이 올 거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