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일기 011. 내 삶의 마시멜로

by 루시엘다

1960-70년대에 이루어진 자기 통제와 관련된 아주 유명한 실험이 있다. 바로 마시멜로 실험인데, 4-6세 아동들 앞에 마시멜로를 놓아두고 15분을 기다리면 마시멜로를 하나 더 주겠다고 하고 교사는 자리를 뜬다.

15분을 잘 참은 아이들은 기다리는 동안 재미있는 놀이나 상상을 했고, 마시멜로를 보지 않기 위해 손이나 머리카락으로 눈을 가리기도 했다.

이 아이들은 향후 이루어진 후속 연구에서 학업 성적과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능력이 좋았다고 한다. 이는 자기 통제 즉, 자제력이 인간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경건과 거룩의 삶을 살고자 매일 나름의 발버둥 치는 나에게 이 실험은 유의미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나는 눈앞에 있는 마시멜로쯤 15시간도 거뜬히 참을 수 있는 어른이지만, 내 삶엔 마시멜로를 능가하는 수많은 대체 마시멜로들이 도사리고 있다.

도사리고 있다기보다는 표현보다 끊어내지 못했다는 표현이 더욱 적절하겠다. 내 마음을 금세 빼앗아 가버리는 세상의 수많은 재미와 욕망거리들이 항상 내 눈앞을 가린다. 마셔봐야 금방 목마를 물인 것을 알면서도 항상 벌컥벌컥 들이켜고 이내 후회한다.

하나님을 처음 인격적으로 만났을 때, 말씀이 꿀송이처럼 달고 주님 한분만으로 만족하던 그때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가나안을 찾는 이스라엘 백성 못지않게 강력하지만, 나는 너무나도 쉽게 마시멜로를 향해 손을 뻗는다.

분명 주님이 주시는 기쁨과 평안이 세상의 것보다 더 귀한 것을 경험했으면서도 그게 잘 안 되는 걸 보면 나도 어지간히 자제력이 없는 인간인가 보다.

말씀이 마시멜로처럼 달고 먹어도 먹어도 또 먹고 싶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도살장에 가는 소처럼 질질 끌려가는 길이 아닌 기쁨을 주체할 수 없어 신나서 뛰어가는 길을 가고 싶다.

주님, 마음은 원이로되 제 육신이 너무 약하고 악합니다. 오직 주만 바라볼 수 있는 은혜 더욱 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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