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엄마의 잔소리
내 아이에게 잔소리하는 나도 막상 우리 엄마 잔소리는 걸러 듣는다. 일단 너무 뻔한 이야기를 하시기도 하거니와 '엄마는 아직도 내가 어린 애로 보이나?' 싶은 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한쪽 면만 보고 이야기하실 때도 있어서 지극히 주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여기서 짚어볼 점. 내 아이도 내 잔소리에 대해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잔소리한다'고 여길 가능성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거의 99.9999%. 보다 효과적이고 청자(주로 아이)로 하여금 잔소리가 아닌 것처럼 느낄만한 (잔소리가 아닌 것 같은) 잔소리의 기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2.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께 대해 잔소리라는 표현은 너무 불경스러운지라 '말씀'이라고 표현해 봤다. 구약 성경을 보면 하나님의 택한 백성들임에도 끊임없이 삽질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징계와 심판에 대한 내용이 끊이질 않는다.
이제 끝났나 싶으면 이스라엘의 삽질 -> 경고 -> 무시 -> 징계 -> 회개-> 회복의 패턴이다. 나도 매일 성경을 보긴 하지만 나조차도 '아, 하나님 또 그 얘기세요? 이스라엘도 징하다 진짜'의 반복이다. 여기서 이스라엘은 내 모습으로 바꿔 말해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성경 속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향한 말씀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게 잘 안 된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이 갑자기 십분 이해되는 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늘 착각 속에 빠져 산다.
하나님, 그래도 이 정도면 제법 순종적인 자녀 아닌가요?
예수님과 제자들이 마지막 만찬을 하던 중에 예수께서 '이 중에 나를 배신할 자가 있다'고 하시자 제자들이 '예수님 저는 아니지요?' 하던 모습처럼 나는 매일 자기부인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죄를 부인한다. 부끄럽고 부끄럽다.
3. 뜨거운 맛도 봐야 정신을 차린다?
친한 친구가 했던 말이 있다. 엄마가 지나치게 통제적이라 조금만 모험을 할라치면 너무 조심시키고 길을 막는다는 것.
본인은 비록 잘못된 선택이었을지라도 직접 뜨거운 맛을 봄으로써 깨닫는 바가 있고, 그래야 성장할 수 있을 텐데 엄마가 모든 성장과 발전의 가능성을 막는다는 것이다. 친구의 말에 대해 뜨거워 보이면 안 들어가는 게 낫지 않나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만 내게도 '이 정도면 발가락 정돈 살짝 담가봐도 되지 않을까?' 싶을 때가 있긴 하다.
이 생각 저 생각 다 해봤지만, 결국 내 결론은 뜨거운 물을 흠뻑 뒤집어쓴 후에도 혼자 화상병원을 가든 다시 찬물을 뒤집어쓰든 알아서 뒷감당을 할 자신이 있으면 뛰어드는 거고, 자신 없으면 안 하면 되는 거다.(라고 말하면 너무 T스러운가?)
오늘은 잔소리에 대해 떠오르는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봤다. 어른이 된 지금 나보다 더 어른인 사람들의 잔소리는 적당히 듣고 쳐낼 수 있다. 하지만 성경에 쓰여있는 하나님의 말씀까지 쳐내다 보면 어떻게 될까?
끝내는 홀로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징계가 있을 것이고, 사랑의 또 다른 방법인 징계를 통한 눈물의 회개와 돌이킴이 있을 것이다. 뜨거운 맛을 보고 돌이키는 경험은 나도 해봤고 웬만하면 다들 해봤을 거다. 무조건 잔소리로 치부하지 말고, 그래도 엄마와 하나님 말을 잘 듣자. 그러면 자다가 떡은 안 나올지언정 누워서 떡 먹다 목이 막히진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