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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승구 Mar 29. 2022

27. 캠페인과 국정 운영은 다르다.

세대 포위론으로 시작된 ‘국민의힘’ 선거 전략은 세대 간 갈라치기로 진행되어 20대 남성을 표적으로 한 ‘이대남 몰입’ 공약으로 여성들의 외면을 받는 등 막말과 혐오로 마무리한 선거였다. 지상파 3사 TV 출구조사 분석도 20대 남성은 윤석열 당선인 58.7%, 이재명 후보 36.3%인데, 여성은 윤석열 당선인 33.8%, 이재명 후보 58.0%였다. 윤석열 당선자는 후보 시절 워싱턴 포스트(WP)지 서면 인터뷰에서 페미니스트라고 답변했다가 번복했다. 말은 지나온 발자국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JTBC 출구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40대(Z세대)는 역대급 비호감 선거에 선택을 포기했다.     


정권이 바뀌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의 많은 부분이 바뀌는 것으로 되어 있다. 특히 교육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듯싶다. 자립형 사립고와 외국어 고등학교는 유지되고, 대입 정시는 확대되고, 고교학점제 시행은 유보될 것으로 보인다. 정규교과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반영한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코딩교육과 SW 교육을 강화한 AI 교육을 적용한 교육 혁신 교과가 수능 시험 등 대학입시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당선자의 교육 키워드는 공정과 미래다. 선거기간 내내 부모 찬스 없는 공정한 대입제도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대입 정책의 대표 공약을 발표하면서는 2020년도 대학교 수시모집 비율이 77.3%로 지나치게 높은 규모라고 지적하면서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와 예체능대를 제외한 수도권 대학은 정시를 확대한다고 했다. 입시비리가 적발된 대학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 관련자는 파면하고 대학은 입학정원을 줄이는 등 입시를 둘러싼 부정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고 했다.     

교육감 직선제도 손본다고 했다. 교육청 중심의 관료적 행정에서 학교 단위 자율운영으로 전환하고, 기초실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하여 초중등 학생 전수를 주기적으로 학력고사 실시한다고 했다. 또, 학교 전담 경찰과 제도 개선, 국제중, 외고, 자사고 등 학교 유형을 다변화한다는 내용의 교육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AI 교과를 초중등 모든 과정에 반영하여 디지털 영재학교를 설립하겠다는 취지의 내용도 공약에 포함시켰다.     


불을 피우면 연기는 불을 피운 사람 쪽으로 온다. 피하면 피할수록 피하는 쪽으로 따라온다. 말치레로 하는 공약은 의미가 없다. 정시 확대는 이미 문재인 정부에서 40%까지 확대되었고 일제고사는 고교서열화 문제로 폐지됐다. 2025년 고교에 적용할 예정이었던 고교학점제는 준비 부족으로 늦춰질 전망이고 2025년 예고된 특목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정책 검토 과정에서 혼란이 예고된다.     


교육정책은 국민의 관심이 높다. 정책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어려운 길을 갈 것으로 조망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고 공약이더라도 재원이 마련되지 않으면 실행되지 않는다. 돌봄교실 8시까지 확대는 실행방법이 제시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선거 때는 공약(公約)이었다가 선거가 끝나면 공약(空約)”이 되기 일쑤다.     


대한민국 교육은 정권대계가 아닌 백년대계다. 이종 간 커넥터 갈등을 해결할 정치가 선거로 끌어들였다. 실패한 전략이라는 것이 투표 결과로도 확인됐다. 국민의힘 당 차원에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캠페인과 국정 운영은 다르다. 교육 분야는 더 그렇다. 문재인 정부의 대척점에서 비판에 일관했던 공약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강을 건너면 뗏목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로드맵을 다시 그려 경쟁력 있는 인재 육성에 원칙과 실행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과거에 속박된 사람은 미래가 없다. 이제부터라도 교육 문제의 원인을 교육 전문가를 통해 파악하고 해법을 찾기 바란다.


2022년 3월 17일  새전북신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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