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마음의 평화를 찾는 가정의 달이다. 가족의 소중함과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느끼게 하는 달이기도 하고, 5월의 메이(May)와 공포증의 포비아(Phobia)를 합친 ‘메이포비아’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달이기도 하다.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네덜란드 화가)는 5월을 사랑과 감사, 소중함과 화사함으로 화폭에 담았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살구나무, 자두나무, 배꽃 등 탐스럽게 핀 꼴들로 화사한 봄기운을 작품에 펼쳐 놓았다. 이파리도 저마다 고유 빛깔로 작으면 작은 대로, 선명하면 선명한 대로 꽃처럼 예쁘게 그려냈다. 과수원의 꽃을 주제로 고흐는 순식간에 피고 지는 봄의 꽃을 연작으로 남겼다.
고흐의 친구 고갱은 고흐와는 공통점이 보이지 않는다. 고흐는 작품 표현에 거침없이 솔직하며 즉흥적이지만 고갱은 꼼꼼하고 철두철미하며 계획적이다. 인성에 대한 평가도 미술사에 착한 남자와 나쁜 남자로 기록될 정도다. 그런 두 사람이 한 지붕 아래 동거하게 된다. 동거는 오래가지 못한다. 그림을 놓고 크게 싸운 뒤 고갱은 고흐에게 결별을 통보한다. 고흐는 귀를 자르고 고갱은 방랑길로 간다.
고흐와 고갱의 우정에서 대한민국 정치 현실을 본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좋은 관계는 2019년 8월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으로 틀어진다. 검찰이 인사청문회 앞두고 조 전 장관 가족 수사에 착수한다. 2021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을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껴안았으나 두 달 뒤 윤 당선인은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라며 총장직을 내려놨다.
윤 당선인은 5월 10일 22대 대통령에 취임함과 동시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정부 구성이 그리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무총리 후보자는 김앤장 관련 전관예우와 ’남편 찬스‘ 의혹을 받고 있으며,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역시 경북대학교 병원장 시절 자녀를 의대에 편입시켜 ’아빠 찬스‘ 의혹을 받아 국회 청문회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지금의 시대를 바라보는 국민 정서와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가 이들 외에도 많이 띈다는 것이다. 지켜보는 국민은 국가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고개를 숙이고 절망하게 된다.
리더는 타인에 휘둘려서는 안 되지만 아예 타인의 관점을 무시하는 것도 위험하다. 빠른 결정도 좋지만 느리지만 많은 생각을 하는 결정도 좋다. 국민이 믿음과 신뢰의 감정을 가지면 국정 운영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각료 후보자 여러 명의 의혹이 드러나고 졸속 검증과 부실 검증이라는 언론의 질타를 받으면서 당선인의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여론 조사는 50% 전후로 역대 최저이다. 인사 실패는 정권의 흠집을 넘어 국가와 국민의 불행을 초래한다. 대통령의 발길은 고행길이고 수행길이다. 각료 가운데 사회적 책임을 잃어버린 분들은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감정이 복잡해지고 마음이 뾰쪽해지면 ‘나 좀 들여다 봐줘’라는 마음에서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려야 한다. 지난 2년은 코로나19로 마음 편하지 못했다. 이제 감염병이 주기적 유행으로 인식되어 활동이 상당히 자유스러워졌다.
더불어 사는 세상은 나이 든 사람과 젊은 사람이 결합하여 조화를 이뤄야 한다. 5월은 자녀와 부모, 소중한 분과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다. 기성세대의 경험과 지식을 젊은 사람의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성을 접목하여 갇혀있는 마음을 털고 다양성을 발휘해야 한다. 5월은 국민부터 대통령까지 집단지성을 찾아가는 계기가 되어 우리 모두에게 미래의 행복을 그려보고 나누는 따뜻한 계절이 되었으면 한다.
2022년 5월 4일 새전북신문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