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 영화 ‘길 위의 인생’에 학교 가고 싶은 아이와 아들 잘 키우고 싶은 네팔 모자(母子) 이야기를 방영했다. 고등학교 학비 100만 원을 모으기 위하여 13살 아들과 예순 살 어머니가 산에 오른다. 2박 3일에 걸쳐 놓고 험난한 3,440m 고지에 짐을 옮기면 둘은 합하여 3만 원을 받는다. 산에 오르는데 먹고 자는 것을 제외하면 1만 원 남는다고 한다. 그들의 힘든 모습은 관광객의 앵글에 잡히는 구경거리이기도 하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의 멸공은 2022년 초 대한민국을 후끈하게 했다, ‘국민의힘’이 정치영역으로 끌어와 퍼포먼스를 펼치면서 ‘멸콩 챌린지’를 이어갔다. 누가 아이디어를 냈고 퍼포먼스를 하자고 한지는 중요하지 않다. 대기업 사주의 행동을 정치에 끌어들인 정당의 좁은 생각이 문제다. 정용진은 “나의 멸공은 중국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라는 게시물을 올리고 중국식 잡채를 먹는 사진을 올리는 등 선을 그었다.
해방둥이(일제강점기로부터 해방된 1945년에 태어난 사람)들은 태아 때부터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해방과 더불어 38선을 기준으로 탄생한 이승만 정부를 거쳐 군사정부에 이르기까지 한국적 가치는 멸공이었다. 멸공으로 이어진 안보의 용어를 선점한 특정 집단이 사유화했다. 언론은 지지 세력의 이해득실에 따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NSC 개최 여부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보도한다. 낡은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산에서 수영을 배운 사람은 철저하게 준비하고 입수하지만, 냇가에서 수영을 배운 사람은 편하게 입수한다. 계곡은 물이 맑아 물속이 보이고, 냇가는 물이 흐려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물의 온도도 계곡이 들녘보다 차갑다. 그래서 산에서 수영을 배운 사람은 들에서 수영을 배운 사람보다 입수에 더 신중하다.
자기 생각으로 꽉 차 있으면 남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은 없어지지만, 지혜는 남는다. 지혜는 경험해 봐야 안다. 40대에 대학에 갈 수 있고 60대에 복지관 수업에 등록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농담이 진담이 됐다.
수명이 늘고, 기술이 발전하는 사회적 추세는 삶과 일의 방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은 장수와 동시에 출생률이 떨어지고 있다. 자녀 수가 줄고 장수하는 사람이 많다. 그 속도는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세계은행이 제공한 2020년 국가별 출산율 순위표를 공개하면서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의 인구감소에 우려를 드러냈다.
2021년 우리나라의 출생률은 0.81명이고 혼인 건수도 19만 3천 건으로 전년도보다 9.8% 감소했다. 출생률과 사망률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은 80%가 넘는다. 2050년 세계 평균 연령이 36세로 예상하는데 우리나라는 중위연령은 56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은 출산율이 0.25명 감소할 때마다 0.9% 하락한다고 봤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94.3%가 2067년 소멸 고위험지역으로 분석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3월 현재 전국 소별 위험지역이 49.6%다. 21세기는 사람이 총 들고 만 나라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나라를 지키는 것이다. 출산율 저하로 지도에서 고향이 사라지고 지켜야 할 나라가 소멸하고 있다.
정부는 결혼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경제적인 부담을 갖지 않고 가정을 꾸릴 수 있는 복지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청년들이 부모 손을 빌려 쌓아 올리는 희망은 미래가 없다. 인상된 금리 인상될 금리로 새내기 가정이 흔들리고 있다. 6월은 호국의 달이다. 젊은이들이 안정된 가정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길이라는 것을 직시하고 정책을 펴야 한다.
2022년 6월 8일 새전북신문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