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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승구 Sep 02. 2022

32. 국민은 음식맛과 같다. 조금만 맞춰주면 감사하다

헨리앤드파트너스(영국, 글로벌 시민권·영주권 컨설팅 기업)는 지난 7월 19일 우리나라가 192개 국가나 속령을 무비자나 간편 발급 절차로 방문할 수 있는 '가장 힘 있는 여권' 순위 2위라고 발표했다. 1위는 193개국으로 1곳 더 많은 일본이다. 북한은 우리나라에 5분의 1에 불과한 40개국으로 105위다. 이렇듯 나라의 품격은 높아지고 있지만, 국민이 자존감을 느끼기에는 정치권의 활약이 빈약하다.     


정권이 바뀌고 시간이 지났어도 아직도 뉴스 보기를 꺼리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임기 두 달 만에 30% 근처에서 맴돌다가 20%대로 내려앉았다. 국민은 걱정하고 대통령실은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일축한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논란을 잠재울 김대기 비서실장의 모습은 사라졌고, 공전하는 국회를 조율할 이진복 정무수석의 존재감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언론은 식견과 경험을 갖춘 참모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국회 공전 53일 만인 지난 7월 22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합의가 이루어져 원 구성이 완료됐다. 채진원 경희대 교수는 "국민 정서를 제대로 읽고 필요한 처방을 똑바로 할 수 있는 감수성과 균형을 갖춘 참모가 윤 대통령에게 필요해 보인다."라고 충고한다.     


전임 정부의 적폐 청산 메시지로 내세운 ‘귀순 어부 북송’과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은 ‘아니면 말고’ 형식의 지루한 공방을 진행하고 있다. 7월 11일 자 뉴시스는 "6월 12일 북한이 방사포를 쐈을 때 당시 한국군 원인철 합참의장과 합참의장 후보자 김승겸은 종교시설에 있어서 한미연합사령관 라캐머라 간의 공조 통화가 실시간 이루어지지 않았다" 라고 보도하면서  "7월 10일 방사포를 쏘는 날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은 전날 치과 치료 후 휴가를 쓰고 용산기지에 나타나지 않았고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및 주한 미군 사령관은 실시간 파악하지 못했다."라는 내용도 있다. 부정적인 유산 극복이 아닌 구멍 난 방위 태세를 감추기 위한 눈 돌림처럼 보인다.     


같은 날 한겨레신문에는 친일파 재산 환수 재판에서 패소했다고 뜬다. 이해승의 후손 그랜드힐튼 이우영 회장이 소유한 임야를 국고에 환수하기 위하여 소송을 냈으나 2심에서도 패소했다는 기사 내용이다. 7월 14일 외교부 제1차관 주재로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보강 문제에 해법 도출을 위한 두 번째 민관위원회가 소집됐다. 광복된 지 77년이 지난 시점에서 아직도 피해보상 등 상처를 치유하는데 진행형이다. 일본은 2022년 방위백서에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대한민국 국력만큼 엄중하고 무게가 있어야 한다. 세계가 한국 주목하는 것은 했다고 하면 세계 최초·최대의 글로벌 브랜드를 창출하는 것에 있다.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나라 힘 있는 여권 2위 국가가 한국이다. 문재인 정권이 “못했네. 못했다”라고 해도 취임할 때의 대한민국을 퇴임할 때 많이 성장시킨 것은 사실이다. 세상에는 청렴결백한 사람은 드물다. 위치가 되지 못해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뇌물을 먹을 수 없는 자리에 있어 먹지 못하고, 받을 수 없는 자리에 있는데 받지 않았다고 청백리는 아니다.     


국무총리 임명 때 협치 의미도 있다고 했으나 이후 국회 구성이 공전할 때는 야당 대표나 원내대표를 만나 국정 논의 노력 자체가 안보였다. 국민은 그런 태도에서 대통령의 국정에 대한 진정성과 말의 신뢰를 가늠해 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윤석열 정부 성공을 바란다. 지난 정권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감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 수달의 털로 가려진 인재를 지적하는 국민의 말에 “다른 정권과 비교해봐라.”할 것이 아니라 몸을 낮춰 성찰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그 이유는 우리의 삶의 질과 대한민국의 운명이 달린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자기 찬미가 아닌 행동으로 국가의 미래와 민생을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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