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과 익산시의 미래
2026년 4월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를 선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익산시는 세계문화유산인 미륵사지 석탑 등 풍부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도시 인지도를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고도(古都)로서의 역사적 정체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도시 이미지를 새롭게 창조할 필요가 있다.
익산시의 브랜드 개선과 새로운 전략 필요성
익산시는 그동안 서동 설화, 서탑의 사리장엄, 백제 왕궁 유적을 중심으로 도시를 홍보해왔다. 그러나 서동 축제는 남원의 춘향제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사리장엄은 경주나 부여에도 존재해 차별성이 없다. 백제 왕궁 유적은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기존의 유물, 유적에 의존하는 한계를 넘어 잠자고 있는 문화유산을 발굴하여 이를 도시 브랜드로 승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석불사의 불상과 광배는 익산이 가진 독창적인 자산으로서, 도시 브랜드 재창출의 핵심 요소로 활용될 수 있다.
석불사와 도시 이미지의 융합
석불사의 불상과 광배는 단순한 문화재 보존을 넘어 도시 정체성과 융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익산의 일상과 관광 환경에 석불사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도시 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2001년 본방송과 2021년 재방송된 일본 NHK 역사드라마 '쇼토쿠 태자(성덕 태자)'의 역사 고증팀이 드라마 제작을 위해 석불사를 방문한 바 있다. 이 사례는 석불사가 국제적으로도 주목받는 문화유산임을 보여준다. 이처럼 일본에까지 알려진 석불사의 조형미를 현대적 공공디자인과 미디어 아트에 활용한다면 익산시의 도시 이미지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도심 곳곳에 석불사의 예술적 요소를 반영한 안내판, 조형물, 벽화 등을 설치하고 주요 관광지에서 이를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면, 시민들에게는 자부심을, 관광객들에게는 신선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국제적 문화 교류와 석불사
석불사의 불상과 광배는 일본 나라현 법륭사(호류지)의 석가삼존상과 법륜사(호린지)의 약사여래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익산이 동아시아 불교문화 발전에 이바지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다. 이러한 문화적 연계를 기반으로 석불사는 동아시아 불교 네트워크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익산시는 석불사와 연계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과 학술 행사를 개최하여 도시의 글로벌 이미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석불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학문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교통과 도시 브랜딩의 결합
익산의 교통 시스템에도 지역적 특색을 반영하는 디자인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금마로 향하는 버스는 금빛, 삼례 방면은 녹색으로 꾸며 도시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 또 지붕 없는 관광버스를 운영해 미륵사지와 석불사를 연결하면 자연과 역사를 가깝게 경험할 수 있어 도시의 매력을 배가할 것이다.
도심 경관과 공공디자인의 재창조
석불사의 예술적 요소를 반영한 공공디자인은 도시 경관을 문화적으로 재창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버스 정류장, 공원의 벤치, 거리 조명 등에 석불사의 조형미를 접목하거나, 공공장소에 석불사를 주제로 한 벽화와 LED 조명을 설치하면 익산은 고유한 문화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변모할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 전략은 도시 곳곳에 스며드는 석불사의 현대적 도시 이미지를 풍성하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경제적 효과와 지속 가능한 성장
석불사의 불상과 광배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다면, 익산은 국제적 관광지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관광객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실질적 혜택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석불사를 중심으로 한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과 예술 축제는 지역 경제와 문화를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본 사학자 오니시 슈야(大西修也)는 "법륭사 금당의 금동석가삼존불의 광배와 법륭사의 목조약사여래좌상은 모두 익산 석불사의 불상과 광배 양식을 모방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들 불상은 금동, 목재, 돌이라는 소재의 차이만 있을 뿐, 형제 관계 혹은 부자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문화유산과 익산시의 미래
세계문화유산은 도시를 국제적 관광지로 성장시키는 강력한 도구다. 석불사 불상과 광배를 기반으로 한 창의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 전략은 익산을 활기차고 독창적인 글로벌 문화도시로 변모시킬 것이다.
익산의 문화유산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 이는 도시의 미래를 열어가는 열쇠이며,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로서 익산은 문화유산과 도시 발전의 조화를 통해 글로벌 문화도시의 모범이 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2024년 12월 더탑뉴스 기고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