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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츄팝춥스 May 09. 2024

에필로그

반려견 '상츄'와 함께하는 성장스토리

2020년 8월 16일 세상에 하나뿐인 사랑스러운 폼피츠가 찾아왔다.


새로운 반려동물을 맞이하는 것이 나에게는 크나큰 용기였다. 대학교 입학 후 독립하게 된 나의 첫 발걸음은 반려동물 분양이었다. 성인이 되고 울타리가 없어지니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았다. 점차 나의 생활이 안정적이게 변화하면서 어릴 적 오랜 소망을 실현하기로 했다. 어릴 적부터 현재까지 나의 꿈은 여러 마리의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었다. 시골 할머니네 집에 있을 적 보았던 강아지는 늘 1m가량의 목줄을 차고 있었고 그 목줄은 그 아이의 세상이었다. 그 강아지는 평생을 그렇게 묶인 채 살았다. 어릴 적 나는 때때로 시골집 강아지를 산책시켜주곤 했다. 자유를 주고 싶었다. 시골 할머니 댁 강아지는 어느 시골 강아지 못지않게 생을 마감했다. 그 아이에겐 반경 1m 남짓이 세상 전부였다. 나에게 그 강아지는 친구였다. 어른들에게 꾸중을 듣고 너무 서러움에 북받쳐 강아지를 찾아가서 울곤 했다. 그런 나와 함께 눈물을 흘려준 나의 친구였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나에게 강아지라는 존재가 특별해지기 시작한 것이. 어린 날 그때부터 어느 순간 나는 고양이보다 강아지에게 정이 많이 갔고 애견카페를 좋아했으며, 누군가를 만날 때 강아지를 좋아하는지를 묻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나에겐 스무 살이 되면 강아지와 함께하는 삶을 살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학 입학 후 생활이 점차 안정적이게 되자 대구의 유기견 강아지 보호 센터를 가게 되었다. 그곳의 강아지들과 함께 뛰놀았다. 하지만 나의 동반자로 함께할 강아지는 그곳에 없었다. 너무나 사랑스러웠지만 모든 유기견들이 중현견, 대형견이었다. 스탠더드 푸들부터 시바견까지. 원룸에 살고 있는 나에겐 너무 큰 강아지들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나가려던 순간 가게 매니저님이 찾아오셨다. 유기견 센터와 함께 분양 숍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번 보지 않겠냐고 권유하셨다. 함께 간 친구와 분양 숍에 들어섰다. 수많은 T컵 사이즈의 강아지들이 케이지 안에 갇혀있었다. 그중 한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그 아이는 짖지도 않고 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그 아이에게 계속해서 눈길이 갔다. 나는 총 세 마리의 강아지와 교감하였다.


첫 번째 강아지는 프렌치 불독이었다. 상당히 활기차고 장난꾸러기였다. 내 손을 장난감이라고 생각하는듯해 보였다. 너무 사랑스러운 강아지였다. 두 번째 강아지는 장모 치와와였다. 이 아이는 많은 사랑을 원하는 것 같았다. 내 무릎에서 내려오지 않으려고 했고, 계속해서 내 몸속을 파고들었다. 애틋했다. 마지막 세 번째 강아지는 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창밖을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눈이 공허해 보였다. 안쓰러웠다.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나에게 다가오지도 곁을 내주지도 않았고 마치 감정이 없는 인형 같은 아이였다. 계속해서 마음이 쓰였고 눈길이 갔다. 몇 시간의 고민 끝에 나는 세 번째 아이를 선택하였다. 내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 이 아이의 웃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평생의 동반자 '상츄'와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상츄와의 첫 만남


상츄는 3개월 된 폼피츠였다. 대구에서 자취방 안동으로 이동하는 시간 동안 강아지는 내 품 속에서 떨었다. 그때는 몰랐다. 강아지를 조수석에서 안고 차량 이동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강아지를 안고 있으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아니다. 강아지는 조수석에 주인과 함께 이동하면 마치 안전벨트를 하지 않고 탑승하는 놀이 기구와 똑같다고 한다. 아쉽게도 그때의 나는 그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렇게 자취방으로 이동하면서 강아지의 이름을 고민해 보았다. 주변 친구들 중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친구들이 다수여서 친구들과 함께 고민해 보았다. 한 친구의 말로는 강아지의 이름이 음식 이름이면 오래 산다는 속설이 있다고 했다. 강아지가 새하얀 털을 갖고 있어서 솜사탕, 구름, 설탕이 등 여러 후보가 있었지만 '상추'라는 채소가 떠올랐다. 흔하지 않은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나는 별명이나 애칭을 만들고 부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추는 '츄'로 바꾸어 별명을 'a.k.a chuchu'라고 짓기로 했다. 그리고 나중에 시간이 많이 흘러서 강아지 세 마리 키우는 것이 나의 소망이기 때문에 '츄'자 돌림을 해서 '상츄'로 짓기로 했다. 이후에 또 다른 반려동물을 키우게 된다면 배츄, 부츄로 이름을 지어서 '츄남매'를 만들고 싶다. 그렇게 나의 반려견 상츄와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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