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 3탄

하얼빈

by 김종운

난 결혼을 하고 첫째 애를 가진 상태에서 중국에 갔다. 그래서 갈 때부터 셀린디온이 부른 타이타닉 주제곡이 날 더 힘들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애를 가진 아내를 두고 간다는 게 마음은 불편했지만 꼭 한 번은 다녀와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했기에 아내를 설득했다. 그때가 IMF 때라 국가적으로나 내 개인적으로나 굉장히 힘든 시기였지만 아내의 퇴직금을 헐어 무장정 떠나기로 결정을 했다. 그때 그렇게 결정을 해준 아내에게 감사한 의미로 지금까지 빚을 갚는 심정으로 사랑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 언어를 배우는 게 목적이었지만 앞으로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세계를 이끌어갈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 경제를 알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처음 마음먹은 선교의 목적도 가지고 있었다.


몇 개월 정도 지났을까? 아내에게 전화를 하면 입덧이 심해 자꾸만 몸도 마음도 지쳐간다는 볼멘소리가 마음을 힘들게 했다. 잘못된 결정이었나,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가야만 하나, 갈등과 번민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공부는 뒷전이고 아무에게도 말도 못 하고 지도 교수에게 자초지종을 말씀을 드리고 일주일만 여행을 허락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교수님은 며칠 있으면 하얼빈에서 아는 제자들이 오는데 그들을 따라 하얼빈에 갔다 오라고 허락을 해주었다.

하얼빈은 지도교수의 고향이자 자기 형제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가기로 날짜에 일행 4명은 연태에서 대련으로 가는 배를 탔는데 대련까지 가는데 3시간 정도 소요되는 시간이었다.

배는 깨끗하고 빨랐으나 배안에 발냄새 때문에 구역질이 나올 정도였다. 밖에는 나갈 수가 없지, 입을 틀어막고 사경을 헤매듯 그렇게 대련에 도착했다. 대련은 북한이 가까이 보이는 곳이다. 우리는 북한을 바라보며 하얼빈을 향하는 기차를 탔다. 장춘을 지나 하얼빈까지는 13시간 정도 걸린다.

기차를 타고 가는데 북한 사람들도 만났다. 자기들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우리는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고 거절했다. 아마도 북한땅에서 나와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 같아 보였다.


하얼빈에서도 에피소드가 많다.

딱 하나만 소개한다면 흑룡강 대학교에 소련, 일본, 한국, 중국, 유학생들끼리 축구 시합을 했다. 끝나고 뒤풀이를 했는데 러시아 여학생들이 독한 보드카를 물 마시듯이 잘 마셨다. 그렇게 마셔도 괜찮은지 물었다. 추운 지방에서 살아 습관이 돼 괜찮다 그랬다.

내가 혀 끝으로 살짝 맛을 봤는데 입 안이 불이 나는 거 같은 느낌이었다.

병에 도수를 봤는데 51도 와우 미쳤지!! 이런 독한 술을 물 마시듯 마시다니...


얘기를 하다 보니 하나만 더 하고 싶다. 하얼빈에서 기차를 타고 연태를 되돌아가기 위해서 역에 갔다. 역광장에 들어섰는데 여자 두 명이 우릴 잡았다. 왜? 무슨 일인지 당황하며 물었다. 광장에서 우리 일행 중에서 가래침을 뱉었다는 거였다. 중국 돈 200원 벌금을 내라고 했다. 우린 그런 적도 없고 증거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증거가 되는 가래침은 자기들이 다 치웠다고 했다. 나와 일행들은 어안이 없어 웃었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통하지가 않았다.

당신들은 공안에 가서 조사를 받고 영창을 살 수도 있다고 협박을 했다. 정말 기가 막혔다.


그런데 중국은 돈이면 다 되는 곳이다.

정말 돈을 좋아한다. 협상을 했다. 두 사람에게 50원을 건네면 어디가 시원한 음료라도 마시고 한번 용서해 주라고 통사정을 했다.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숙소가 있는 연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 방법 밖에 없었다. 그때야 우리를 가라고 앞으로 조심하라며 보내주었다. 그들은 한국 사람을 보면 돈을 요구하기 위해서 미리 작전을 세워놓고 있었다. 그들의 계획에 우리 일행은 말려 어쩔 수 없이 돈을 날렸다.

가뜩이나 기분이 엉망이었는데 기차표도 없어 공항으로 갔다. 돈이 부족했는데 흑룡강 한국 유학생들이 돈을 모아 주었다.

자기들도 어려울 텐데 덕분에 감사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


연태를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후배가 화장실에 갔다가 왔는데 담배 냄새가 났다.

아니나 다를까 스튜디오스가 따라와 당신 지금 담배 피우고 왔냐고 물었다. 근데 이 후배는 아니라고 시치미를 딱 잡아 땐다. 스튜어디스가 한국 사람들 정말 못 말린다며, 담배 피우다 비행기가 어떻게 될 수도 있는데 뭐 하는 짓이냐고 화를 냈다.

그런데 후배 말이 더 가관이다. 자기는 한국 사람이 아니라 일본 사람이라고 했다.

도착해 물었다. 왜 담배를 피웠는지.

그 후배 왈 기차역에서 생돈 50원을 날려 ''엿 먹으라''는 의미에서 그랬다고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하고는 등 한번 두들겨 주고는 하얼빈 여행을 마쳤다.

중국 버스 노선 빼고 해변에 놀다 온 4탄도 있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그때 또 얘기 보따리를 풀어 보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가을이 머무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