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피랑
가을만 오면 이를테면 낙엽이 물들듯 가을 병이 나에게 스며들어 알 수 없는 색으로 물들게 만든다.
그럴 때면 통영항이 내려다보이는 서피랑에 올라 사방에서 불어오는 가을 향기를 맡으며 온몸을 이 계절에 맡기고 만다.
언제 오더라도 평안과 안식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곳이자 영혼의 휴식처다
스멀스멀 피어나는 구름, 하늘을 비상하는 갈매기, 출렁거리는 바다.
예술의 혼이 깃든 통영 북쪽으로는 고성을 잇는 관문이 있고, 남쪽으로는 미륵산이 위엄하게 버티고 서있다.
동쪽으로는 찬란한 빛을 받은 애메랄드 바다가 어머니의 넓은 품처럼 펼쳐져 있고, 서쪽으로는 아버지의 어깨처럼 북포루가 늠름하게 마주하고 있다.
아름다움과 웅장한 기상이 머문 이곳, 수많은 예술인들이 사랑했고, 작품으로 승화시킨 통영,
유치환, 김상옥, 김춘수, 정지용, 백석, 이중섭, 박경리, 윤이상 예술인들이 통영을 배경으로 글을 쓰고 시를 지었으며 노래를 작곡했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통영이 더욱 빛나고 현재 예술적 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이다.
문학과, 그림, 음악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미래의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
그래서 선배들이 남긴 문화적 유산을 계승하고 더 가치 있는 도시를 꿈꾸며 세계 속으로 나아가야 할 책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