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조용한 친구를 그리워하며

by 박철

가끔씩,

아무 말 없이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그립다.
무언가를 잘해주지는 않아도 좋다.
그저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그런 사람.


어릴 적, 나만 보면 웃어주고 늘 곁에 있어주던 친구가 있었다.
그 애와 나는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하루가 끝나면 마음이 편안했다.


왜 몰랐을까, 그때는.

그가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세상이 바빠지고, 모두가 앞서가려는 요즘엔
잠시 멈춰 서 있는 것조차 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나는 안다.
느릿느릿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
결국은 가장 오래 곁에 남는다는 걸.


지란지교(芝蘭之交).
향기로운 풀과 난처럼, 서로에게 은은한 향이 되는 벗.
나는 그런 인연을 다시 꿈꾼다.

화려하진 않지만, 곁에 있으면 삶이 부드러워지는 사람.
커피 한 잔에도 마음을 담아주는 사람.
말보다는 마음으로 기억되는 사람.



만약 그런 친구가 아직 곁에 있다면,

당신은 이미 참 따뜻한 사람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줄 수 있다면

그 삶도 충분히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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