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의 언덕

by 박철

바람이 잠든 오후

언덕에 올랐지.

마음속 말들은 모두 발끝에 묻은 채.


너의 눈빛은

오래된 편지처럼 떨리고,

나는 웃으며

계절 하나를 떠나보냈지.

안녕,

짧은 두 글자에

수천 번의 머뭇거림,

수만 번의 돌아서기.

같은 하늘에서

다른 노을을 품었지.

사랑해서 아팠지.

손끝에 닿던 온기마저

상처가 되고.

같은 하늘 아래 있어도

너는 먼 나라의 계절처럼

이해할 수 없는 시간이 되었지.

나는 울지 않았지.

네가 떠난 자리에서.


조용히,

아주 조용히

너의 내일에서 사라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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