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잠든 오후
언덕에 올랐지.
마음속 말들은 모두 발끝에 묻은 채.
너의 눈빛은
오래된 편지처럼 떨리고,
나는 웃으며
계절 하나를 떠나보냈지.
안녕,
짧은 두 글자에
수천 번의 머뭇거림,
수만 번의 돌아서기.
같은 하늘에서
다른 노을을 품었지.
사랑해서 아팠지.
손끝에 닿던 온기마저
상처가 되고.
같은 하늘 아래 있어도
너는 먼 나라의 계절처럼
이해할 수 없는 시간이 되었지.
나는 울지 않았지.
네가 떠난 자리에서.
조용히,
아주 조용히
너의 내일에서 사라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