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아빠, 이번이 마지막 밥상이야...
12월 21일 아빠 돌아가신 지 십년 째 되던 날
모락모락 김 나는 탕국을 제사상위에 올린다.
어릴 적 지독한 가난으로 배곯던 아빠는
하루 세끼 먹는 것을 행복으로 알고 사셨다.
조기, 잡채. 인절미, 고사리나물, 소고기탕국 그리고 흰쌀밥
골고루 드시라고 천천히 젓가락을 옮겨 드린다.
술 한잔 올린 엄마는 아빠 영정 사진을 보며
"여보, 오늘이 마지막 제사상이야."
"내가 몸이 너무 아파서 이제는 힘들어서 제사상 그만 차리려고 해"
"당신 배고픈 거 제일 못 참는데 미안해"
엄마와 아빠 영정 사진을 바라보며
아들로 태어나지 못해 제사상도 물려받지 못하는
딸인 내 신세가 처량해 말없이 눈물만 뚝뚝 흘린다.
"아빠, 이젠 밥 먹으러 집에 오지 마."
"오늘이 마지막 밥상이야."
"이젠 예쁜 꽃이랑 아빠가 좋아하는 믹스커피 타서 아빠가 있는 곳으로 우리가 갈게."
"많이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