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 전까지는 상대방의 성향이 궁금할 때 혈액을 물어봤다면 요즘은 MBTI(The Myers-Briggs Type Indicator)가 대세다. MBTI는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가 융(Jung)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검사이다. MBTI는 시행이 쉽고 간편해서 광범위하게 여러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선호 경향
외향(E) <---에너지 방향----> 내향(I)
감각(S) <----인식 기능-----> 직관(N)
사고(T) <----판단 기능 -----> 감정(F)
판단(J) <----생활양식 -----> 인식(P)
MBTI는 위 4가지 선호 지표가 조합된 양식으로 ISTP, ISTJ, ISFJ, ISFP, INFJ, INFP, INTJ, INTP, ESTP, ESTJ, ESFP, ESFJ, ENFP, ENFJ, ENTP, ENTJ 16가지 성격 유형을 설명할 수 있다.
자료 출처 : 네이버
내 MBTI는 ESFJ (Extraversion Sensing Feeling Judging).
MBTI와 내 성격을 하나하나 비교해 보자!
타인에게 관심이 많으며 어딜 가더라도 조화롭게 지낼 수 있는 인관관계를 이끌어 내며 마음이 따뜻하고 감수성이 풍부하며 타인에게 관심을 갖고 베푸는 것을 좋아하는 반면 자신도 관심받기를 원한다. 내가 타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낄 때 커다란 행복감을 느끼고 이런 것이 모든 일에 더 열정적이게 만든다.
---> 나는 음식을 해서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자주 하는 음식은 감자탕이다. 돼지 등뼈로 감자탕을 한 솥 끓여서 친구들이나 동네 친한 언니와 나눠 먹으면 그렇게 기분이 좋다. 거기다가 너무 맛있다고 감자탕집 차려도 되겠다는 칭찬이라도 들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가끔 친정에라도 가면 텃밭에 심어져 있는 농작물을 잔뜩 가져와 지인들과 나눠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
모든 문제에 과도하게 감정 이입을 하는 경향이 있다.
---> 아들이 고 3 졸업식날 눈길에미끄러져 넘어졌는데 어깨뼈에 금이 가서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고 의사가 말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과호흡 증상이 오면서 눈앞이 깜깜해지다가 잠깐 기억을 잃었던 적이 있다. 아들이 중3 때도 체육시간에 넘어져 손목뼈가 바스러져 크게 수술을 하고 반년을 고생했던 적이 있었다. 손목뼈를 고정시키기 위해 손목에 구멍을 뚫어 쇠기둥을 여섯 개나 박고 몇 달을 지냈는데 소독하러 들어가서 그 상처 부위를 멀리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멈출 뻔했었다. 아들이 아파서 조금만 끙끙거려도 내 마음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꼈던 터라 어깨뼈 수술을 하고 고생할 아들을 생각하니 그 고통이 나에게 느껴져 잠시 정신을 잃고 병원 의자에 앉아 식은땀을 흘리며 한참 심호흡을 하며 정신을 차렸던 기억이 난다.
성실하고 끈기가 있으며 작은 일에도 규칙과 규범을 잘 지키고 주어진 일은 끝까지 책임지고 완성한다. 자신만의 기준이 있고 타인도 내 기준에 맞춰 행동하기를 바란다.
---> 작년에 아들을 지하철역까지 태워다 주려고 차를 빼다가 옆차 사이드미러와 내 차 사이드미러가 살짝 부딪힌 적이 있다. 주차장에 CCTV가 있어서가 아니라 너무도 찝찝하고 어쨌든 내가 옆 차를 건드린 것은 확실하니 차주인에게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랬더니 차주분께서 웃으시며 "아휴, 뭐 그런 걸 가지고 전화하셨어요. 그럴 수 도 있죠. 신경 쓰지 마시고 일 보세요." 그래도 나는 연신 죄송하다며 사과를 했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일상생활에서 벗어나거나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이는 것을 주저한다.
---> 나는 늘 여행을 계획한다. 그러나 여행을 가기까지 마음을 결정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일단은 여행을 가기 전에는 집안을 말끔히 청소하고 정리를 해놓고 가야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여행을 가기 전 숙소를 고르는 일이 정말 어렵다. 특히나 숙소 화장실이 더러울까 봐 사진과 후기로 깨끗한 화장실이 있는 숙소를 고르는 게 쉽지 않다. 막상 가서 숙소 화장실이 더러우면 여행 내내 기분이 찜찜하고 여행 온 것이 후회되기까지 한다. 여행을 가서 신나고 즐겁게 놀다가도 아들은 밥 잘 행겨먹고 있나 뭐 이런 걱정이 자꾸 되기도 한다. 약속이 있어도 되도록이면 늦게라도 꼭 집에 들어가려고 한다. 낯선 곳에서는 왠지 모를 불안함이 생겨 모임이나 일을 마치고 아무리 늦어도 잠은 꼭 집에 가서 자야 한다. 일상생활도 사는 동네 근처를 잘 벗어나지 않고 장을 보는 마트도 카페도 늘 가던 곳만 가게 된다. 그래야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낀다.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주제보다는 현실에서 벌어지는 실용적인 주제를 좋아하고 학습 진행 목차가 명확한 것을 좋아한다.
---> 나는 판타지나 SF 류의 책이나 드라마,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다. 이유는 딱 한 가지.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고 절대 실현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몇 년 전 '도깨비'라는 드라마가 공존의 히트를 치고 있을 때 나는 드라마 내용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승사자가 인간으로 변해서 생활하는 것, 죽은 이들이 갑자기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이런 것은 눈으로 확인된 바도 없을 뿐더러 과학적으로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현상이나 문제들이다. 사회적 문제들을 짚어 보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 방법을 찾아내는 일에 성취감을 느낀다. 내가 조선 시대에 태어났더면 분명 실학사상을 부르짖었을 것이다.
회사나 친구와의 관계가 학습활동에 큰 영향을 미쳐 해당 수업이나 과목에 열의를 보이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모범적인 태도를 보인다. 타인을 직접 도울 수 있는 분야의 직업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어 의료, 교육, 종교, 관리 및 감독, 판매 등이 잘 어울린다.
---> 첫 직장을 입시학원 강사로 시작했다. 초등 5학년부터 중 3까지 국어 과목을 담당했다. 나는 어려서부터 리더십이 있어서 사람들을 잘 모으거나 이끌어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런 내 성격이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초등부 아이들은 나를 엄마처럼 잘 따랐고 중등부 아이들은 친구나 누나, 언니처럼 따르며 좋아해 줬다. 지금은 7세 한글반 아이들 한글을 지도한다. 아들을 키워 본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다독이며 가르쳐서 아이들이 더듬더듬 책을 읽기 시작하면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다. 눈높이에 맞춰 대화를 하고 반응을 해주면 아이들의 실력은 나날이 발전한다.
조직에서는 팀으로 일을 할 때 적극적이며 고객과 동료의 욕구에 민감하며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를 잘 다루고 힘든 일이나 마무리 짓는 일에 솔선수범하고 좋은 대인관계를 통해 신뢰를 얻는다. 목표지향적인 분위기를 좋아하고 교류가 활발한 환경을 선호하지만 새로운 변화를 어려워하고 갈등이 생기면 직면하기보다는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 내 성격 중 가장 안 좋은 부분이다. 갈등이 생기면 직면하기보다는 회피한다. 왜 회피하는가? 직면해서 대화를 하다 보면 내 속에 있는 말과 감정을 어느 선까지 꺼내야 하는지 판단이 안 선다. 나는 직선적으로 표현하면 상처를 받는 타입이라서 상대방에게도 직설적으로 얘기해서 상처 주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단은 연락을 피하고 시간 두고 생각을 한다. 생각하는 시간에 어떻게 말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해야 모두가 덜 신경을 쓰고 편안해질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러고 나서 결정의 시간이 오면 내가 왜 연락을 안 하고 있었는지 구구절절 설명을 하기보다는 그냥 스스로 어느 정도 감정 정리를 하고 온 상태라 아무렇지 않은 듯 상대방을 대한다. 그리고 시간이 좀 더 흐르고 나면 그땐 그랬었는데 지금은 괜찮다며 얘기를 하는 편이다. 뒤끝이 있는 건가?
가정에서는 화목한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특히 정서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며 애정 표현을 통해 가족 분위기를 밝고 따뜻하게 만든다.
---> 아들은 어렸을 때 분리불안이 있었다. 신생아 때는 업고 집안일을 하고 심지어 화장실 볼일도 안고서 봤다. 내가 없으면 울고 찾아서 외출도 잘 못했다. 불안함을 없애주기 위해서 많이 안아주고 사랑한다는 말을 늘 했다. 아들은 지금 23살이다. 그런데도 늘 학교 갈 때나 문자를 할 때는 꼭 "엄마 사랑해"라고 한다. 외할머니랑 통화할 때도 전화를 끊기 전에는 꼭 "할머니 사랑해"라며 끊는다. 어떤 이는 다 큰애가 그러는 거 징그럽지 않냐고 하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다 큰 아들에게 매일 사랑한다는 소리를 듣는 엄마는 아마도 나 밖에 없지 않을까?
ESFJ는 타인의 지적을 개인적인 감정으로 받아들여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만의 기준이 명확하기 때문에 흑백논리적인 관점으로 문제를 해석하거나 자신의 생각대로 밀어붙이기도 해서 상대방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 나에게는 솔메이트라고 할 수 있는 친구가 2명 있다. 그중 한 명은 방송 작가이다. 얼마 전 그 친구와 오해가 생긴 일이 있었다. 그 친구와 나, 그리고 현업 작가인 대학 선배 이렇게 셋의 단톡방이 있다. 얼마 전 내가 브런치스토리를 처음 시작했을 때 구독자가 갑자기 마구 늘어서 너무 신기했다. 나를 구독해 주는 사람들을 나도 구독했고 내 글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의 글을 읽고 글이 마음에 들면 관심 작가로 등록을 했다. 관심작가가 구독자의 2배가 된 상태였다. 내가 단톡방에서 "구독자가 이틀 만에 28명이야. 어 또 늘었네"라며 신기해서 계속 글을 썼는데 친구가 "나는 니 관심작가수가 더 놀랍다. 그 사람들 글을 다 읽어?"라고 글을 썼다. 난 순간 기분이 상했다. 페이스북처럼 댓글 쓰고 친구 신청 오면 받고 또 나도 친구 신청하고 그러는 것처럼 한 것뿐인데 그럴 수도 있지 선배오빠도 있는 단톡방에서 저렇게 얘기를 해야 하나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했다. 친구는 프로 방송 작가이고 선배 오빠는 책을 3권이나 내고 여러 칼럼을 쓰는 작가이다. 그 사이에서 은근 열등감을 느끼고 있던 차에 그런 말을 들으니 친구가 나를 무시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홧김에 단톡방을 나와버렸다. 친구가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나는 갈등에 직면하면 회피하는 타입이다) 친구는 문자로 그런 뜻이 아니라고 설명했고 나는 둘만 얘기하는 톡방도 아니고 선배오빠까지 있는 데서 그런 얘기를 한 게 기분이 나빴다고 얘기했다. 친구에게도 선배에게도 연락하지 않고 꽤 긴 시간이 흘렀다. 혼자 생각하고 스스로 반성하고 어제 친구에게 톡을 했다. 단톡방에 다시 불러 달라고. 단톡방에 들어가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하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라고. 그리고 선배오빠한테 예전에 '시민언론 민들레'에 내 이름으로 기사가 올라가면 꽃다발 사서 축하파티 한다는 거 아직도 유효하냐고 했더니 6월에 날을 잡자고 하며 꽃다발 선물을 보냈다. 친구도 다시 한번 축하해 줬다. 실은 지난 5월 23일 '시민언론 민들레'에 윤미향 의원 인터뷰 기사가 내 이름으로 탑기사로 올랐을 때 친구에게 선배오빠에게 따로 기사를 전송했더랬다. 둘 다 축하해 줬다. 이들에게 나는 기사를 전송하는 걸로 화해의 손을 내밀었고 단톡방을 홧김에 나간 것에 대해 다시 가서 사과로 마무리했다."하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라고.
ESFJ는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앞에서 친구와의 일에서도 나타나지만 유연한 사고를 요하는 일이나 누군가가 나에게 불편한 감정을 내비친다고 느끼면 그것에 대해 생각하느라 마음을 다친다. 다른 사람과 나의 감정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부정적인 감정에 감정 이입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타인에게 먼저 도움을 주려고 하다가 오해를 사기도 하기 때문에 자신을 먼저 챙기고 타인의 진심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