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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Jan 28. 2024

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

업글할매 책방 #40

“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

역시 책 제목이 참 좋다.

많은 사람들이 내 탓이다라고 하면서 자책을 하는 것 같아서 ​더 이상 자책을 안 하셨으면 좋겠다는

안타까운 마음에 ​이 책을 쓰셨단다.

밀리의 서재 종합 베스트 1위를 차지하면서 승승장구하고 계신다.

허규형 작가님은 정신건강 의학과 전문의 이시다.

의학계의 정우성이란다.

“뇌부자들“이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계신다.


내담자를 대할 때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상담에 임하신다는 허규형 작가님! ​행여 나의 말 한마디에 오히려 더 상처를 입게 될까 봐 조심하고 또 조심하신단다.

​무거운 책임 또한 느끼고 계신단다. ​이런 선생님만 계신다면 마음 놓고 상담받으러 갈 것 같다.

저마다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사람마다 각기 다른 고민을 안고 있단다.

고민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도 막상 그 사람의 입장이 돼보면 ​당사자만큼 괴로운 것도  없다는 것을 이제는 어렴풋이 공감하게 된다.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정신과 의사는 마라톤 페이스메이커와 비슷하단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란다.

이제는 세상이 많이 바뀌고 생각도 많이 변해서 ​이렇게 정신과 상담을 마음 놓고 다닐 수가 있게 된 것 같다. ​우리 세대에는 어쩌다 정신과 근처에만 갔다 와도 ​그 사람의 사회생활이나 결혼 생활 같은 것이 끝이 날 정도였다.

생각하는 자체가 달랐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문제들이 ​그 당시에는 누구나 겪는 일이라면서 그저 당연하게 받아들여만 했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정신과 상담이라는 것은 감히 꿈조차 꾸지를 못했었다. ​이제는 나 부터도 내 주변에 너무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정신과 상담을 한 번 받아보라고 권유해 보기도 한다. ​그만큼 인식이 좋아진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정신과 전문의이신 양재진 선생님의 방송 출연으로 ​하루아침에 정신과에 대한 인식이 바뀐 아지고 철없는 사람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이제는 너무 힘든 일이 있으면 우리 때처럼 무조건 참지 말고 ​어디 가서 하소연도 하고 상담도 받고 좋은 약 있으면 먹어가면서 ​너무 힘들게들 살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 책에서 작가님이 말씀하시는 것도 나와 같은 생각이다. ​꼭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는 것이 아니더라도 ​깨달아 나가는 과정을 알고 연습을 하다 보면 달라지는 순간이 온단다.

요즘에는 너무 모든 것이 잘돼있어서 본인이 노력만 하면 안 되는 것이 없다.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하자!




내가 붙이지 못했던 감정들에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속이 정리되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다고 하신다. ​자신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우선 감정 표현을 해보고 ​그것도 어렵다면 반려동물이나 인형에게라도 표현을 해보란다.

감사하게도 아직까지는 정식으로 정신 상담을 받아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편안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니다.

단지 지금 칠십이라는 나이가 모든 것에 약간 도를 닦은 나이이다 보니 ​그나마 병원 신세는 안 지고 사는 것뿐이다.

그래도 열심히 뒤늦은 공부를 한 덕분에 ​노션이라는 곳에 일기장을 만들어 놓고는 ​나름 감사일기도 쓰고 칭찬일기도 쓰고 반성문도 쓰고 있다.

그러면서 매일같이 감정 스티커를 달고 있다.

오늘의 기분은 어땠는지, 무엇이 그토록 나를 슬프게 하기도 하고 기쁘게 하기도 하는지를 하나하나 체크를 하다보니 감정이라는 것에 대해서 조금은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런 것이 바로 작가님이 말씀하시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인가 보다.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처방이 확실히 효과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내 감정에 이름표를 달아주자.



많은 사람들이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를 잘 모르고 사는 것 같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 역시 이 둘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괜한 자존심은 좋은 관계를 망치기도 한다는 것을 살아가면서 알게 되기도 한다. ​자존심만 상해했었지 정작 자존감을 높이려는 생각을 미처 못 했던 것이다.

자존심은 남에게 굽히지 않고 스스로를 지키려는 마음이고 ​자존감은 어떠한 상황이든 자신이 가치 있고 존중받을 만하다는 믿음으로 스스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자아존중감”을 말한단다.

자존심과 자존감을 같이 지킬 수 있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겠지만 ​둘 중 하나라면 이제는 자존심보다는 자존감을 택하고 싶다.

너무도 오랫동안 나를 방치해 두었다는 미안한 마음에 ​이제부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불쌍한 나를 그리고 사랑하는 나를 지키고 싶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높이는 가장 쉽고 효과가 좋은 방법은 ‘칭찬일기“를 쓰란다. ​아주 작고 하찮은 일이라 생각되더라도 잘한 일을 매일 세 가지씩 써보라고 하신다.

원래 작고 하찮은 일이 더 칭찬받을 일이다. ​감동도 큰 것에서 오는 것보다는 ​생각지도 않았던 작고 소소한 것에서 오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칭찬일기를 꾸준히 쓰다 보면 자기비난에서 벗어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자존감이 바닥을 내리치고 있던 나는 ​나의 첫 칭찬일기에 이렇게 쓰여있더라.

오늘도 나는 신랑의 잔소리를 잘 참았다. 장하다!



오늘 “아이스 브레이킹”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하나 더 배웠다.

갈수록 똑똑해진다.

모임에서 서먹서먹한 분위기의 어색함을 깨기 위한 아이스 브레이킹의 주제가 혈액형이었단다. ​요즘은 혈액형은 한 물 가고 그 자리를 MBTI라는 성격유형 조사지가 우위를 자치하고 있단다.

분석 결과를 믿는다는 사람이 거의 80%에 이를만큼 인기가 좋단다. ​모든 것에 정답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가 한몫을 한 셈이란다.

MBTI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는 있어도 ​이런 성격 검사를 한다고 해서 내 성격과 마음을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주의가 필요하단다.

너무 MBTI 검사 결과를 맹신해서 경솔하게 사람을 평가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할 것이다.

난 이런 것에 의해서 사람을 판단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싫어서 안 한다. ​그 순간 그 순간의 감정에 따라 바뀌는 이 성적표를 ​어떻게 믿고 맡기는지 불안하기가 짝이 없다.

작가님을 만나러 오시는 내담자 중에는 ​코로나가 끝난 지금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이 오히려

더 편하다는 분이 많단다. ​외모 콤플렉스가 있는 경우이다.

코로나 시절에는 반드시 의무적이라서 꼭 써야만 했는데 ​이제는 답답해서 더 이상 쓰지를 못하겠다​. 어떻게 그 오랜 기간을 잘 쓰고 다녔는지 신기할 정도이다.

그래도 마스크 쓰니까 참 좋았던 점은 ​급한 볼 일이 생겼을 때 화장 안한 채로 나가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 너무도 편하고 좋았다. ​이제 다시 기본 화장을 하고 나가야 하는 현실이 귀찮아진다.

참 사람처럼 간사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외모 콤플렉스라던가 신데렐라 콤플렉스, 나폴레옹 콤플렉스 등 ​우리 일상의 수많은 것들이 콤플렉스가 될 수 있단다. ​이런 결핍이라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는 것인데 ​자기가 갖고 있는 그 결핍 때문에 ​더 나아가지를 못하고 멈춰있게 되면 그게 바로 문제가 되는 것이란다.




허규형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뭐든지 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실현해 낼 수 있는지 없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단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역시 잘하는 사람들과 자기를 비교하는 것이란다. ​공부를 하다 보니까 뭐든지 벤치마킹을  하라고 가르치더라.

유튜브를  배울 때도 그랬고 인스타를 배울 때도 그랬다.

잘하는 사람들을 벤치마킹해야만 내가 성장할 수 있단다.

그 당시에는 이런 벤치마킹이라는 것이 무슨 말인지도 몰랐다. ​부지런히 찾아다니면서 벤치마킹을 한 결과는 ​나에 대한 비참한 생각만 드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보니 해도 해도 너무 잘하더라.​순간 초라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할 뿐이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잘하는 사람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남과 비교하기 전에 나다움을 찾는 것이 더 우선 과제가 아닐까 한다. ​나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하는 것은 나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데 ​난 나에 대해서 너무 기대를 잘 안 하는 것도 나를 잘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라느느생각도 든다.

화병은 가슴속 화가 차곡차곡 쌓이다가 억눌렸던 분함이 통증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한국 문화와 관련한 특이한 질환으로 분류돼서 ​미국정신 의학회에서 한국식 표기로 “Hwa- Byung (화병)“ 이라고 했단다.

옛날부터 자기표현이 철저히 무시됐던 여성들에게 주로 발생하는 질병이란다.

이제는 세상도 바뀌고 한국의 위상도 그 옛날하고는 엄청나게 바뀌었으니 ​더 이상 이런 한국 문화가 만들어낸 이 독특한 병을 앓는 사람이 더는 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작가님의 생각과 함께 한다.

난 어려서부터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탓이로소이다를 늘 가슴에 품고 살았다. ​그때는 그렇게 살아야 잘 사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 생각 때문이었는지 뭔가 속상한 일이 생겨도 그냥 다 내 탓으로 돌리면서 살다 보니 그런 생각이 나를 더 힘들게 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화병이라는 것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있었나 보다.

삼식이 아저씨에다가 집돌이, 그리고 완벽주의자인 우리 집 양반과 결혼을 하고 나서 ​나 역시 결혼 초기에는 내가 왜 이런 사람을 만나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지 ​내 스스로 내 탓을 많이 하고 살았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도 이 사람을 만난 덕분에 ​뉴스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매 맞지 않고 지금까지 잘 살고 있고, ​그래도 형편이 닿는 대로 남을 도와주려고 하는 ​그렇게 못된 남편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 또한 든다.

그냥 이렇게 사는 데도 시간이 지나니까 ​도저히 없어질 것 같지도 않았던 중년 여성들의 고질병인 “화병”또한 서서히 사라져가더라.

뭐든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옛말 하나 틀린 게 없다.

그리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도 세월이 흐르고 나니까 알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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