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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Apr 04. 2024

푸바오야, 잘 가! 사랑해

업글할매의 행복한 역이민 생활

어제 드디어 푸바오가 한국을 떠났다.

아침부터 생중계되는 방송을 혼자 들여다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그렇지 않아도 푸바오를 보내고 강바오는 어떻게 살아가실까 늘 미리부터 걱정을 해 왔었는데 하늘도 무심하지, 어떻게 푸바오 떠나기 하루 전 날 어머님마저 돌아가셨는지 안타까운 마음을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다행히 그동안 강바오님의 푸바오에대한 사랑을 오랫동안 옆에서 지켜봐왔던 가족들의 배려와 응원으로 다행이라고 해야 하기도 송구스러울 정도로 푸바오와 함께 중국으로 향할 수가 있었다.

그 마음이 오죽하셨을까를 생각하면서 또 눈물이 앞을 가린다.

돌아가신 강철원 사육사님의 어머님께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가족분들 너무도 감사합니다.



에버랜드에서 진행된 송별식을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마음으로 같이 보면서 마음으로만 푸바오에게 “잘가!”라고 인사를 했다.


MBN 뉴스파이터에서 찍었음

6천 명을 넘는 사람들이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우비를 입고, 비를 맞으면서도 마지막을 배웅해 주려고 왔다.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다. 다들 각자 할 일도 많고 바쁠 텐데도 만사 제쳐놓고 오직 푸바오를 위해서 달려와주신 고마운 분들이다.

모두들 너무 오래 슬퍼하지 말지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MBN 뉴스파이터에서 찍었음

너무도 마음이 아프다.

용인 에버랜드에서 처음 버스가 내려오는 장면을 보는 순간 왜 그리도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기분이었는지 나 자신도 모를 정도였다.

모여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이 목놓아 우는 기분을 같이 공감하지 않는 한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연합뉴스 유튜브 채널에서 찍었음

애써 이별의 슬픔을 참고 있던 송바오님께서 에버랜드를 떠나기 직전의 푸바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이 됐다. 불과 3~4초 밖에 안 됐던 것 같다.

너무도 슬픈 모습으로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기조차 힘든지, 그냥 푸바오가 있는 버스에 머리를 맞대고 “잘 가~~”라고 속삭이듯이 그저 손바닥으로만 톡톡 치면서 마음을 전달하고 계셨다.

제발 푸바오가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그냥 아무 말도 필요 없는 순간이었다.

그 슬픔이 고스란히 내 마음을 헤집고 들어왔다.



저녁에 편집된 방송을 보는데, 뉴스파이터의 김명준 앵커님께서 자신의 말에 악플이 달릴 것을 각오하면서 하는 말이라면서, 굳이 이렇게 울 일이냐고 하셨다.

평소에 오직 뉴스파이터만 즐겨 보고 있다. 김명준 앵커님의 찐팬이다보니 이제는 아무리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셔도 그 안에 따뜻한 마음을 갖고 계시는 분이라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푸바오에 대한 발언도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아마도 연출된 발언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안 그랬으면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매정할 수가 있냐고, 나 역시 악플을 달았을 지도 모른다.

아니나 다를까 다른 생방송들을 종일 보다 보니 정말 고약한 댓글들도 많이 달리더라.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심경으로 울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서 초상이 났냐, 장례식에 왔냐, 심지어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엄청난 말들도 해댄다.

그냥 울고 싶은 사람은 울도록 내버려두면 어디가 덧나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죽도록 사랑하던 사람들과 헤어지는 연인들의 비통한 마음과 마찬가지로, 그동안 내가 사랑했던 푸바오와의 슬픈 이별에 대한 침통한 심정이라고, 그저 조금만이라도 이해하고 공감하면 그만인 것을, 굳이 그토록 아픈 말들을 해대야 하는지 참으로 씁쓸하다.

하지만 남 탓할 일도 아니다. 당장 나랑 가장 가깝고 가장 소중한 내 남편하고 딸애조차도 똑같은 말을 해댄다.

푸바오를 태운 버스가 에버랜드를 떠나는 것을 보면서 점심을 준비하러 내려왔다. 여전히 지나간 트로트 방송을 또 보고 있는 남편한테 “오늘 푸바오가 떠났어…”라고 했더니 들은 쳑도 안 한다.

너무도 속상해서 계속해서 큰 소리로 “오늘, 푸바오가 떠났다고..”라고 했더니, 기어코 우리 집 양반, 내 속을 뒤집어 놓는다. 그게 당신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기가 막혀하는 모습에 그렇게 미워 보일 수가 없다.

남들은 비가 오는 데도 불구하고 푸바오의 한국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겠다고 오는데, 직접 가서 보지는 못할망정 최소한 방송으로라도 한국에서의 마지막을 함께해 주는 것이, 그동안 푸바오가 우리한테 전해줬던 행복과 즐거움에 대한 보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쩜 그리도 무심한지…

팔십 대 노인이라서 아무리 감정이 메말랐다고 해도 너무한다.

나처럼 에버랜드 채널을 노상 보지는 않더라도 그동안 그렇게 예쁘고, 귀여운 모습들을 가끔은 보지 않았는가.

힘든 코로나 시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함께 선물해 줬던 푸바오였다.

한참 울고 난 뒤에 딸애한테서 전화가 왔디. 목소리가 이상했는지, 엄마 목소리가 왜 그래?라고 묻는 딸한테 “오늘 푸바오가 떠났어”라면서 울먹거리니까, 역시나 딸내미 대답 또한 우리 집 양반이나 별반 다름이 없다.

“푸카 오가 떠났어”라고 했더니, “ 아, 그 판다? ”라고 한다.

이러면 안 되는 것이다.

“푸바오”는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불러도 되는 “판다”가 아닌 것이다.

우리의 “푸바오”인 것이다.

어떻게 감히 그냥 일반 판다 부르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일반 동물원의 아무 판다 중의 하나로 대하는 우리 남편이나 딸한테 그렇게 섭섭할 수가 없다.

고양이를 그리도 애지중지하면서 키우는 애가 푸바오에겐 어쩜 그리도 무심한지 서운할 정도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오늘까지도 계속해서 우리 푸바오의 동선을 지켜보면서, 매번 방송이 나올 때마다 울고 또 운다.



어제는 오후 내내 용인 에버랜드를 떠나는 버스 모습만 보면서도, 행여 푸바오를 볼 수 있을까라는 희망에 계속 생중계되는 유튜브 화면만 뚫어져라 계속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는 소리를 듣고는, 또 부리나케 유튜브를 키고 정신없이 살펴보았다.

인천 공항에 도착해서 전세기에 올라타기 위해서 준비를 하는 순간, 잠깐 빼꼼하게 나오는 푸바오의 모습이 보였다.

왜 또 그리도 눈물이 나던지…

그 잠깐 사이에 야윈 것 같았다.

놀라서인지 그 활발하고 개구지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기운도 없어 보였다.

그냥 무서웠는지 유리창 밖을 살펴보는 모습이 마치 우리 할부지 어디 있나?라고 묻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또 이별이었다.

드디어 중국으로 떠난 것이다.

오늘도 새벽같이 일어나서는, 일어나자마자 바로 퓨바오 중국 도착을 검색했더니 무사히 중국에 도착했다는 영상이 떴다.


연합뉴스 유튜브 채널에서 찍었음


한국에서 떠날 때는 푸바오가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특수 무진동 버스로 태우고 갔는데 중국에 도착하니까 이런 특수 무진동이라는 것이 준비가 안 돼있는 것 같았다.

중국 공항에서 마치 화물칸 옮기듯이 실려나가는 푸바오의 모습이 너무도 불쌍해서 새벽부터 또 눈물바다를 이루었다.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푸바오의 얼굴이 하루 만에 완전 딴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눈이 퀭하니 들어가 있었다.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으면, 그 에너지 넘치던 푸바오가 이렇게 변했을까 싶어 안쓰러움에 그저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한국에서는 워낙 끔찍한 사랑을 받았던 푸바오라서 다소 버릇이 없더라도 예쁘게 봐달라고 했던 송바오님의 말씀이 생각이나서 더 목이 메었다.

불쌍해서 어떻해….

안쓰러워서 죽겠다.


연합뉴스 유튜브 채널에서 찍었음

중국에 도착한 케이지 안의 푸바오의 모습이 너무도 가엾다.

너무 힘든지 그 좁은 공간에서 그대로 바닥에 머리를 대고 누워버리는 모습에 또 그냥 울어버렸다.

가뜩이나 불안하고 초조했었을 텐데 사방에서 눌러대는 플래시에 무척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무리 푸바오가 무사한가 체크하기 위해서였다지만 느닷없이 갑자기 들이대는 낯선 사람의 행동에 놀라는 푸바오의 모습이 너무도 가엾다.

한국에서는 최대한으로 푸바오에게 스트레스 주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도 무진 애들을 썼는데 한순간에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 푸바오, 괜찮을까?

제발 마음 편해야 할 텐데~~


연합뉴스 유튜브 채널에서 찍었음

다행히 지금 우리의 푸바오는 앞으로 살아갈 곳에 잘 도착을 했단다.

현재 양호한 상태라는 발표도 있었다.

빨리 적응이 돼야 할 텐데~~

할부지들이랑 엄마, 아빠 그리고 동생들 찾을까 봐 걱정이다.



중국에 도착해서 현지인들과 인터뷰를 하시는 강철원 사육사님의 중국어 실력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푸바오를 사랑하시는 마음만큼 중국어도 열심히 공부하신 것 같다.

푸바오 할부지, 강바오님이라고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님이 입고 계시는 가운이야말로, 지금 이 복잡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보, 밤새 푸바오가 십 년은 늙은 것 같애…”

아침 식사를 준비하면서 또 바보같이 남편한데 한 마디 했다가 영락없이 한 소리 들었다.

제발 나이 값 좀 하란다.

나이 값이 무엇이길래…

우리 푸바오!

낯선 중국 땅에서 하루라도 빨리 건강하게 잘 적응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푸바오를 지금까지 예쁘고 건강하게 키워주신 에버랜드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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