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글할매의 제주도 이야기
습기랑 친해지자!
제주도에 살기 위해서는 제주도 특유의 습함과
친해져야 할 것이다.
제주도로 이사 오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제주도 살이 필수품 1호인 가습기부터 샀다.
이제부터는 제주도 특유의 습함과
친해져야 할 것같애서였다.
봄 여름 가을 겨울과 전혀 상관없이
일년내내 제습기를 틀어대는 것을
무조건 습관화시키는 것이
이 제주도 특유의 습함과 친해지는 길이다.
장마철에는 단단히 각오를 해야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처음에는 제습기의 필요성을 제대로 인지를 하지 못해서
그냥 제습기가 없는 상태에서 한 달 정도를 지냈었는데
옷이랑 이불이랑 축축해져서 영 견딜 수가 없었다.
화장실도 비 오는 날, 단 며칠만 신경 안 써도
금방 곰팡이가 생기는 것에
처음에는 얼마나 속상하고 힘들던지…
아끼던 가죽 가방과 가죽 옷은
잠깐 신경을 안 썼더니 금방 곰팡이가 필 정도였다.
제주도에서는 굳이 좋은 옷이나 비싼 가방들이 필요없다는
아주아주 소중한 깨달음을 얻은 순간이기도 하다.
아래 이층에 하나씩 제습기를 들여다놓고 몇 달 정도 지나고 나니까 제주도의 습기랑 저절로 친해졌다.
비 오는 날에는 무조건 틀고
비 안오는 날에는 몇 일에 한 번 씩만 제습기를 돌리기만 하는데도 전혀 습기있다는 것을 못 느끼고 산다.
오히려 이런 자연스러운 습기가 주는 헤택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원래 피부가 약하기도 하고 노인이 돼가니까
피부가 건성으로 바뀌어서
육지에서 살 때는 노상 긁어대느라고 정신이 없었는데
제주도에 이사오고 나서는 긁어대던 흉한 모습이 사라졌다.
그리고 코도 늘 건조해서 연고를 바르고 살다시피 했는데
이것또한 말끔히 사라졌다.
습기라는 것이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한 것이다. 하지만 무릎 아픈 사람들한테는 확실히 안 좋은 것은 사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괜찮은 것이 제주도에는 무릎 치료를 위해서 걷기에 최상인 곳이 사방천지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 습기랑 전쟁아닌 전쟁을 하면서
그래도 알게 모르게 받게 되는 스트레스가 있을텐데도
화창하게 개인 날 제주도가 안겨주는그 상큼하고 아름다운 모습에그냥 모든 불편함은 사 사라져버리고
오직 제주도의 아름다움만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 살아지는 것 같다.
이 모두 우리네 인생사랑 닮은 듯…
궂은 일이 있으면 반드시 맑고 좋은 일도
함께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