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글할매의 제주도 이야기
송악산의 주차장은 무료이지만 항상 방문객이 많다보니 늘 주차하기가 힘들다.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오는 곳이어서 도로변으로도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는데도 여전히 차 세우기가 힘들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아침 일찍 상쾌할 때 가시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주차장에서 나오면 제일 먼저 마주하는 곳이다. 멀리 보이는 산이 유채꽃 명소로도 유명한 산방산이고 아래의 선착장이 바로 최남단 마라도를 오가는 곳이다.
송악산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마라도까지 편도 30분밖에 안 걸리다 보니 송악산 구경오신 분들이 아예 마라도 구경까지 함께 하는 분들이 많단다. 마라도 가서 그 유명한 마라도 짜장면도 먹고 오겠다는 분도 많은 것 같다.
걷다보면 “와우”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이 송악산 둘레길은 산과 바다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너무도 아름다운 곳이다. 한쪽으로는 완전히 바다가 보이고 다른 한 쪽으로는 멋진 송악산을 보면서 걷다보면 걷는내내 전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정말 산책하기 좋은 명소이다.
알려진바에 의하면 제주도의 올레길은 총 27개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 송악산 올레길이 유일하게 산과 바다를 함께 한 아름다운 올레길로 꼽힌다고 한다. 날씨가 좋으면 멀리 가파도와 대한민국 최남단섬인 마파도까지 볼 수 있다.
제주도 올레길 10코스의 일부이기도한 송악산의 총길이는 2.8km로 제주 올레길 중에서도 걷기 좋은아름다운 산책로로 유명한 곳이다.
각자 걷는 속도가 다르지만 나 같이 무릎이 안 좋은 사람도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면 중간에 쉬어가면서 충분히 경치 감상하면서 부지런히 사진 찍으면서도 갈 수 있다. 늘 올레길을 찾아다니는 우리 며눌애는 왕복 45분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이래서 무릎 떨릴 때 다니지 말라고 하는 것 같다,
아무리 자주 와서 걸어도 전혀 질리지 않는 풍경을 선사해주는 곳이라서 걸을 수 있을 때까지 걷고 또 걷고 싶은 그런 편안한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 같이 무릎이 안 좋은 사람들은 군데 군데 경사가 가파른 계단도 제법 있는 곳이니까 참고하셔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든지 시간만 있으면 가고 또 가고 싶을 정도로 탄성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곳이다.
제주도 답게 어딜 가나 돌하르방과 해녀가 맞이해준다.
돌하르방의 모습도 다양하고 해녀들의 모습또한 가지각색인 것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어쨌거나 이런 재미있는 돌하르방과 해녀들을 만나는 것도 제주도 만의 낭만이 아닐까 싶다.
자주 다니다 보니까 나는 오히려 반대쪽으로 올라가는 것이 조금 수월한 것 같아서 늘 역행을 하는 편이다. 정문으로 올라가다보면 반대편으로 내려갈 때 가파른 계단을 더 많이 오르게 되는 데 반대편 쪽에서 거꾸로 올라가다보면 오히려 가파른 계단을 덜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이렇게 올라가는 입구에 운동기구까지 설치되어 있다. 우리가 한국에 와서 많이 감탄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운동 시설들이 그야말로 아무 곳이나 가까운 곳에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아파트 단지에도 있고 동네 가까운 공원에도 있고 심지어는 이렇게 유명한 관광지 같은 곳에도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그야말로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그것도 전부 다 무료로 이용할 수가 있다.그러다보니 어쩌다 한 번씩 한국에 나오는 많은 이민자들이 아주 부러워하는 것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데크길이다. 다른 곳에 있는 데크길하고는 다르게 울창한 나무로 뒤뎦여있어서 한 여름 뜨거운 태양도 막아주는 예쁜 길이다.
이렇게 오래된 나무 한 그루라도 정성들여 보존하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많은 사람들이 송악산 둘레길의 하이라이트라고 꼽는 곳이다 멎진 데크길을 감상에 젖어 무심코 걷고 있다가 갑자기 마주치는 놀라운 광경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되는 곳이다.
화산재가 층층히 쌓여서 형성된 지질구조라는데 어려워서 패스…
어떻게 이런 곳을 걸으면서 탄성을 아니지를 수가 있겠는가…제주도 살기를 잘했다고 감탄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런 가파른 계단도 반드시 밟고 지나가야 한다. 무릎이 안 좋으신 분들은 반드시 쉬엄 쉬엄 가셔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끝까지 참고 잘 올라오다보면 이렇게 근사한 쉼터가 나온다.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 이럴 것 같다. 날씨 좋은 날은 이곳에 앉아서 가파도와 마라도를 바라볼 수가 있는데 오늘은 약간 흐려서 제대로 보이지를 않는다.
그래도 내려가는 계단은 너무근사하다. 힘들게 올라왔다가 내려갈 때라서 그런지 근사한 기분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이래서 우리는 이렇게 반대로 걷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정문으로 올라왔을 때는 이렇게 내려가야지만 볼 수 있는 이 기가막힌 풍경을 제대로 못 느끼기 때문이다.
정말 멋있다.
이런 곳에서 걷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도 감사하고 행복하다.
아무리 바빠도 이곳에서 인증샷은 꼭 찍어야 한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길래 나도 체면 무릎쓰고 인생샷 한 컷을 완성했다. 남편보고 찍어달라고 했더니 별 짓 다한다면서 재미없게 먼저 내려가는 바람에 할 수 없이 뒤에 서 있던 젊은 분한테 창피하지만 그래도 용기를 낸 덕분에 내 인생 최고의 인생 샷을 건질 수가 있었다. 이 사진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솔직히 왜들 이 난리를 치면서 찍는지 도무지 이해를 못했었는데 이제서야 확실히 알게 됐다. 안 찍었으면 후회할 뻔 했다.
멀리 가파도와 마라도가 보인다.
참 좋다.
송악산 둘레길의 또 다른 재미는 이렇게 산책하는 동안 가까이에서 방목하고 있는 말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다녀서 그런지 전혀 사람다니는 것에는 관심조차 없다.
송악산 둘레길을 걸을 때마다 놀라고 또 놀라는 광경이다. 어쩌다 한 번 보는 것이 아니고 갈 때마다 매번 보는 모습에 우리 집 양반은 마냥 신기해하면서 보고 또 본다. 도대체 저길 어떻게 내려갔을까하면서 그저 놀라고 신기해 한다.
아무리 낚시를 좋아해도 자기는 도저히 저기서는 못하겠다는 말에 한바탕 웃었다.
데크로 된 길은 데크 길대로 멋있고 이렇게 판석을 깔아놓은 길을 걷는 것도 또 색다른 묘미이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밟고 다니다보니 아무리 단단하게 해 놓아도 성할 날이 없다.
그래도 매번 겨울이 시작되기전에 늘 재정비를 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참으로 감사할 뿐이다.
형과 아우가 마주보고 있는 형태라고 해서 형제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라산도 보이고 그 아래 산방산, 용머리 해안이 보인다.
이곳이 ”대장금“의 촬영지란다. 비록 지금은 가물가물하지만 너무도 재미있게 본 드라마여서 더 더욱 관심을 갖고 보다가 이 일대가 바로 그 뼈아픈 일제시대의 잔상이 남아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는 이상하게 쳐다보기가 어려웠다.
아픈 역사만 아니면 너무도 아름다운 곳이다.
송악산은 이렇게 드물게 바다와 산이 함께 해서 더 아름다운 곳이다.
화산특유의 지질층도 공부를 조금 하고 가면 더 근사하게 구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이런 슬픈 역사와 함께 한다는 것이 너무도 가슴아프다.
태평양 전쟁 말기에 일제가 송악산 해안에 구축한 일본 해군 자살 특공부대 시설이란다.
이 아름다운 송악산이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의 군사기지를 만들기 위해서 수 많은 제주 도민들을 강제로 동원시켰단다. 이 곳 또한 4.3 사건과 더불어 제주 시민들의 뼈아픈 고통과 참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송악산이라는 이름답게 그 전에는 소나무를 비롯해서 동백나무등 무성한 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이런 미친 군사기지를 만드느라고 다 불태워져서 지금은 거의 없어지고 일부 구간만 남아있다는 기가막힌 사실앞에서 그저 할 말을 잃을 뿐이다.
이렇게 보기 훙한 인공 동굴이 절경을 자랑하는 송악산 해안가 절벽으로 자그만치 15개나 있다고 하니 기가막혀서 말이 안나온다.
해방전에 태어났고 전쟁을 직접 몸으로 겪은 우리 집 양반은 이런 역사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을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를 못한다. 너무도 아픈 기억에 몸서리를 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피해가고 싶지만 그래도 역사는 알아야 하겠기에 이를 악물고 쳐다보고 눈에 새겨둔다.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아름다운 유산들은 우리 손으로 지키고 싶다.
관광도 중요하지만 이런 역사에 관련된 곳들에서는 잠시 멈춰가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