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 이야기

업글할매의 제주도 이야기

by 업글할매

흔히들 가파도를 이야기를 할 때 섬안의 섬 가파도라고들 한다. 왜 섬안의 섬이라고 표현을 했을까 도저히 이해가 안 갔는데 막상 가파도를 한 바퀴 돌아보니 너무도 나즈막히 바다와 접해있는 가파도가 마치 바다 위에 떠있는 느낌이었다.

이래서 가파도를 섬안의 섬이라고 표현했나 보다.

가파도는 제주도에서 2.2km 떨어져 있는 곳이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서귀포시 대정읍 가라피란다.

지난봄에 미국에서 동생이 놀러 왔을 때 평소에 너무나도 가보고 싶었던 가파도를 동생하고 제일 먼저 가봤다.​마침 그때는 청보리 축제가 한창이어서 청보리가 어떤 것인가 구경도 할 겸 갔었는데 ​너무도 아름답고 예뻐서감탄에 또 감탄을 하면서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는 블로그도 안하고 브런치 라는 것도 몰랐을 때여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동생하고 둘이서 사진만 찍고 걷기만 하다 왔다. 그러다가 블로그라는 것도 시작을 하고 브런치에도 관심을 갖다보니 다시 한 번 제대로 가파도를 보고 싶었다그리고 가파도에 대해서 쓰고 싶어졌다.


고지식한 우리 집 양반이 평소 같으면 혼자서 아무리 가까운 곳이라도 어디 여자가 혼자서 여행을 하냐고 절대로 허락을 안해 줄텐데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니 태도가 달라졌다. 아직도 브런치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작가 타이틀을 땄다니까 본인 역시 흐믓한가보다.


이제는 브런치 글감 찾아서 다녀야 한다니까 웬일로 기분좋게 다녀오란다.이래서 사람은 오래 살고 볼일이다.

김진애 작가님이 “여행의 시간”에서 그토록 강조하시던 나 홀로 여행을 드디어 나도 시도해 본 것이다. 다행히 우리가 사는 애월에서 선착장까지 그리 멀지도 않은데다가 가파도 여행시간까지 다 합쳐도 오후 1시쯤이면 집에 다시 돌아올 수가 있으니까 신랑도 흔쾌히 허락을 한 것 같다.


그래도 반 나절만이라도 온전히 나 만의 시간을 갖는 다는 것에 나무도 신났다.​내 평생 이렇게 기분좋은 날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우리 집 양반의 잔소리도 안 듣고 완전 자유의 몸이다.

마라도나 가파도로 가기 위한 배를 타는 곳이 여러 군데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하지만 나는 모슬포에 있는 운진항이 그중 가장 깨끗하고 주차장도 넓어서 늘 이곳을 이용한다.


가파도 운항 시간표

매표는 여객선 출항 10분 전에 마감이 된다.​ 난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배를 탔더니 오후 12시 20분에는 가파도를 떠나는 배를 타야 한단다. ​여행 경험이 없다 보니 운진항에서 떠나는 배 출발 시간에 따라서 가파도에서 떠나는 배 시간도 틀려진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

오전 9시하고 10시에 떠나는 것은 가파도에서의 여행 시간이 2시간 20분의 여유밖에 없는데 비해서 ​오전 11시와 오후 12시 정각에 떠나는 배는 가파도에서 3시간 20분의 시간이 있다. ​아마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같다.

왕복 요금이 10,500원밖에 안 했다. 경로 혜택이란다. 이럴 땐 나이 들은 것이 참 좋네~~

​일반 성인들은 왕복이라고 해봤자 14,100원밖에 안 한다.크게 부담 없는 가격이라서 그런지 평일 월요일 아침인데도 배가 만석이다.




수평선과 하나인 듯 나지막한 섬 “가파도”란다.

배를 타기 위해서는 승선 신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때는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승선 신고서라고 해서 뭔가 복잡한가 했더니 이름 /생년월일 /성별 /전화번호만 적으면 됐다.

지난번에 미국에서 온 지인들을 데리고 다닐 때 깜빡 신분증 지참을 잊어버렸는데 다행히 운전면허증으로 간신히 통과가 됐다. ​외국에서 왔다고 봐주고 하는 것 절대 없으니까 혹시 외국에서 오는손님들 모시고 다닐 때 명심해야 할 일중의 하나이다.



배를 타려고 들어가는데 입구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오뎅집… ​왜 이런 오뎅집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지 칠십이라는 나이에도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신랑이 옆에 있었으면 당연히 그냥 지나쳐야 하는데 오늘은 완전 자유의 몸이라서 전혀 눈치 안 보고 아주 당당하게 오뎅집으로 들어갔다.

비닐을 씌우는 것이 조금은 못마땅했지만 그래도 오뎅과 국물은 정말 맛있었다.

​행복지수가 팍팍 올라간다.



드디어 배가 도착해서 가파도로 출발했다. ​잠시 갑판에 나가 밖을 감상하면서 가고 있는데 앉을 새도 없이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안내표시에 쓰여있던 대로 정말로 10분밖에 안 걸렸다.


가파도에서 배를 내리면 처음 만나는 곳이다. 아름다운 색채를 뽐내는 가파도라는 곳답게 맑고 깨끗한 바다가 나를 반갑게 맞아준다. ​돌하르방께서도 반갑다고 다정한 손짓으로 마중을 한다. 이곳이 가파도의 인생샷 찍는 곳이란다. 이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서 아줌마들의 행렬이 장난이 아니다. 이럴 때는 이상하리만치 잘 참고 잘 기다린다.


​가파도 올레길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올레 패스 스탬프를 찍는 곳이다. ​올레코스 10-1이란다.총 길이가 4.3 km이니까 한두 시간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단다.

제주도에 와서 살기 시작하면서 아주 꿈도 야무지게 올래 코스 패스포트를 구매했다. ​언젠가는 나도 반드시 이 올레코스를 완주하고야 말겠다는 비장의 각오를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집 삼식이 아저씨가 있는 한은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지금은 그저 오늘같이 귀한 기회가 주어질 때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가파도 여행을 시작하는 곳에 이렇게 자전거 가게가 있다.

1인용은 5,000원이고 2인용은 10,000원이란다.

한 5년만 젊었어도 무작정 자전거를 빌려서 탔을 것이다. 얼마 전에 우습게 넘어져서 크게 다치고 나서는 이젠 그런 객기는 안 부리게 됐다.

이제는 고관절을 생각해야 하는 나이이다 보니 이런 근사한 자전거 여행을 포기하고 그냥 뙤약볕 아래에서 묵묵히 걸어갈 것을 생각하니 어디선가 낭만이라는 단어가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이선희의 “아! 옛날이여~~”나 흥얼거리자.



​가파도에도 이런 현대식 카페가 있다는 것에 놀라서 잠시 주춤했다. 동시에 아기자기한 카페도 있고…



가파도에 도착해서 오른쪽 포구 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바위 위에 아담하게 꾸며진 당이 있는데 가파도 상동 매부리당이라고 한다. 할망당이라고도 불린단다. ​상동 어부와 해녀를 수호해 주는 해신당이다. ​


제주도에 살면서 가장 힘든것중의 하나가 비바람과 태풍인 것 같다.​ 그러니 그 옛날 제주도의 사람들은 그 모진 강풍과 파도를 어찌 견뎌냈을까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가파도 주민들 역시 매서운 바람과 파도를 잠재워 달라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는데 바로 메부리당에서 천제를 올렸단다.

한없이 맑고 깨끗하기만 한 저 푸른 파도가 언제 어떻게 변하는지는 제주도에 살면서 태풍을 경험한 사람만이 알 것이다.

우리가 제주도로 이사 간다니까 왜 그렇게 비바람 부는 곳으로 가냐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말렸다. ​하지만 제주도에 살다 보면 알게 된다. 제아무리 비바람이 몰아치고 강풍이 들이닥쳐도 ​비바람 지나간 뒤의 제주도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게 되면 그까짓 비바람과 강풍쯤은 상관을 안 하게 된다.

이 메부리당에서 늘 거센 파도와 싸워야 했던 그 옛날 가파도 주민들의애처로운 삶의 현장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어마어마하게 큰 선착장보다는 이런 아기자기한 선착장 주변이 더 정겨운 것 같다. 바닷물도 얼마나 맑고 깨끗한지 발을 담가보고 싶을 정도였다.



관광객들을 배려한 주민들의 노고가 들여다 보인다.

가는 곳곳에 이런 세심한 정성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누가 그렸는지 정말 예쁘다. 요즘 젊은 사람들의 여행 트렌드를 제대로 잡은 것 같다. 운치 있는 돌담에 기대어 놓은 것도 멋있고 돌담 아래에 예쁘게 색칠해놓은 소라 껍데기도 너무 앙증맞고 예쁘다. 아예 담 전체도 소라 껍데기로 예쁘게 장식들 했다.



이런 세심한 배려를 하느라고 주민들이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생각해 본다. 그냥 무심코 지나치지 말고 유심히 살펴봤으면 좋겠다.



이 도로 위에 크게 쓰여진 글을 보니 마음이 안 좋다. 얼마나 말들을 안 들었으면 전에는 돌담 위에 조그만 간판이 있더니 이렇게 큰 글씨로 호소를 하고 있다. ​그냥 하지 말라면 안 하면 될 것을 왜 굳이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기를 쓰고 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너무 잘 먹고 잘 살아서 기운이 넘치나 보다


가파도 마씸~~
빙삭이 웃으멍 ~~

마씸~~은 ~~입니다라는 정중한 표현이란다.

빙삭이는 빙그레~~하고 미소를 짓는 모습을 말한다.

그러니까 가파도가 맞습니다.

빙그레하고 웃으세요라는 뜻이다.

제주도 원주민들이 모여 계시는 곳에서 완전 제주어로만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니 이건 경상도 전라도 사투리 정도가 아니라완전 다른 나라말 같다.

오죽하면 어서 오세요~~라는 “혼저 옵서예”라는 말을 혼자 오라는 소리로 알았으니 두말하면 잔소리다. ​사투리는 언제 들어도 정겹다.왠지 푸근한 느낌이 든다.

이제는 나도 제주도 도민이 됐으니 제주도 말을 좀 배워둬야겠다. 부지런히 배워서 오일장 같은 데서 어르신들 만나면 제주도 사투리로 주고받아봐야겠다. ​무척 친근감이 더해질 것 같다.


가파도는 섬의 모양이 바다를 헤엄쳐가는 가오리를 닮았다고 해서 가파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단다. ​봄이되면 드넓게 펼쳐진 밭에 물결치는 청보리가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가파도는 바닷가 가장자리를 제외하고는 전부 다 밭이란다. 이 밭이 봄에는 파랗게 물결치는 청보리로 아주아주 유명한 곳이다. 보리는 매년 12월 중순에 파종을 해서 이듬해 5월에 수확을 거둔단다. ​마침 지난 5월에 동생하고 온 덕분에 장관을 이룬다는 그 유명한 청보리 밭을 보고 얼마나 감탄을 했는지~~

보리가 원래 파랬었나? 신랑이 들으면 혼날 소리만 하면서도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었다.



가파도는 제주도의 유인도중에서 가장 낮은 높이를 갖고 있단다. 그래서 소망 전망대의 가장 높은 곳이 고작 해발 20.5미터밖에 안된다.

가파도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가파도 소망 전망대는 날씨가 좋으면 제주도 본섬과 한라산

그리고 마라도까지 한눈에 볼 수가 있단다.


왜 소망 전망대인가 했더니 이곳에서 바라볼 수 있는 한라산을 향해서 설문대 할망에게 소원을 비는 곳이란다. ​그냥 지나치면 예의가 아니라서 늘 하던 기도를 여기서도 해봤다. ​제발 들어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


가파도의 상동 우물터다.


제주도의 5개의 큰 섬 중에서 샘물이 솟는 곳은 가파도뿐이란다. 그래서 제주도의 유인도 중에서 오직 가파도만 물 걱정 없이 살았단다.

약 150여 년 전에는 상동이라는 곳에 마을 주민들이 직접 우물을 파서 식수 및 빨래터로 사용하다가 하동이라는 곳에 공동 우물과 빨래터를 새로 만들자 상동에 살던 주민들이 하동으로 옮겨가서 지금의 하동 마을에 주민들이 모여 살게 된 것이란다.

일일이 등에다 물통을이고 날았을 가파도의 그 옛날 여인네들의 고달픈 삶이 연상이 돼서 마음이 편치를 못하다. ​돌, 바람, 여자가 많아서 삼다도라고 불리었다고 하는데 그많은 여자들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제주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하는 것이 아니라 암탉이 울어야만 집안이 흥해진다.


가파도 옛 주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불턱”이라는 것이 가파도에도 있다. ​해녀들이 사용했던 탈의실겸 잠깐씩 불을 쬐며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쉬던 일종의 쉼터 같은 곳이다.

푸르고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돌담을 쌓아서 만들어 놓고는 해녀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일상의 이야기들을 주고받고 하던 곳이다.

아내인 해녀들이 물질을 나가면 해녀들의 남편들은 물질 나간 아내가 돌아오기 전에 이 불 턱에서 열심히 불을 피웠단다. ​비록 무뚝뚝하기 짝이 없다고 소문난 제주도의 남편들도 이럴 때 보면 해녀인 아내들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던 것 같다


어딜 가나 제주도 하늘은 정말 예쁘다.

특히나 가파도는 바다도 예쁘고 자전거 길 또한 너무 예쁘다.

이 아름다운 자전거 길을 따라 걸으면서 혼자 속으로 중얼거린다. 이 길을 내가 오늘 걷고 있다니 감개가 무량하다.



삭막한 대도시에서는 가드레일이 쇠붙이로 되어있지만 이렇게 제주도의 가드레일은 화산석으로 운치를 더한다. ​특히 이곳 가파도의 화산석 가드레일이 더 아름다운 것 같다.



“놀면 뭐하니~~”

“고두심이 좋아서~~”

두 군데서 방송이 될 만큼 유명하다는

해물 짜장, 짬뽕 집을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배 타는 시간을 조금 더 넉넉히 줬으면

이런 것도 먹고 갔을 텐데 그저 아쉬움만 남는다.

내가 만일 가파도 주민이라면 민원을 제기했을 것이다. ​가파도의 관광 사업을 위해서라도 배 타는 시간을 좀 더 늘려 달라고…

두 시간이라는 것이 젊은 사람들한테는 충분할지 몰라도 우리 같이 관절 약한 노인네들한테는 조금 무리인 코스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도 해물 짜장 먹고 가고 싶다고 외쳐대고 싶다. ​난 정말이지 먹기에 진심인 사람인데 이럴 때 참 속상하다.

그렇다고 1박을 하고 갈 수도 없고 ㅠㅠ



드디어 가파도의 명물인 벽화 골목길을 걸어봤다.​ 요즈음은 어디를 가나 벽화가 그려져 있지만 가파도의 벽화는 색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바로 가파도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파도를 둘러싸고 있는 수중 암초는 해발 고도가 20.5 미터 밖에 안되는 낮고 낮은 가파도를 모진비바람과 태풍으로부터 ​가파도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없어서는 안 될 아주아주 고마운 존재란다.



흑우의 고향 가파도라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조선시대 영조 때부터 가파도에서 흑우를 길러 임금님께 진상을 했단다.그 진상 물품을 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가파도 사람들이 고생을 했을까~~


가파도에는 자리돔잡이라는 것이 있었단다. 테우를 타고 잡은 자리돔을 거센 파도와 거친 바람과 맞서면서 인근 모슬포까지 2~3시간씩 노를 저어가 쌀과 반찬 등의 생필품과 물물교환을 했단다.

지금의 제주도 모습하고는 전혀 다른 옛날의 고되고 힘들었던 시절을 이제라도 벗어날 수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다.

제주도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자리돔회란다.


가파도 초등학교의 교훈은 “서로 도우며 사이좋게 공부하자”이다.

매년 1명씩 졸업한단다. 그 특별한 졸업생은 15개의 상장과 장학금을 받는단다.


가파도 초등학교를 일부러 찾아가 봤다.매년 1명씩 졸업한다고 해서 아주 작은 학교인가 했더니

의외로 규모도 크고 정리가 잘돼있어서 마음이 놓였다. ​행여 학생 수가 적다고 소홀히 하면 어쩌나 하는 염려가 있어서 일 것이다.



가파도의 멋진 소품샵 팡 갤러리 2nd이다.

거의 모든 제품이 핸드메이드란다.

약간 빈티지한 느낌의 작고 아기자기한 가게이다.

모자와 손수건 그리고 손수 만드신 가방들이

아기자기하게 진열되어 있어서

보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소품샵도 어쩜 이리도 제주스러운지~~

찬찬히 들여다보고 마음에 드는 것 있으면 하나씩 사기도 해야 가파도 주민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텐데 이것도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마음 놓고 구경을 못한다.


소품 하나하나가 마치 예술품을 보는 것 같다. 그만큼 주인장의 정성이 들어가서 일 것이다.정성 앞에는 당할 재간이 없다.



예쁘다 ! 정말 예쁘다 !

고무신을 신고 다닌 적은 없지만 이상하게도 고무신 그것도 꽃고무신만 보면 너무도 앙증맞고 귀여운 모습에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옛스러운 것은 뭐든지 다 좋아 보인다.

이제는 손녀마저 다 커 버려서 비록 선물할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너무 예뻐서 기어코 작은 사이즈로 두 켤레나 샀다.​집 들어오는 현관문 신발장 앞에다 나란히 전시해 뒀다.​들어오며 나가며 한 번씩 쳐다보면서 옛 추억에 잠기고 싶어서였다.


보건소도 아니고 보건 진료소란다 ^^

그래도 있을 것은 다 있는 곳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여섯시까지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만 진료를 보시고 주말에는 진료가 없다.​가파도 주민들만이 아닌 관광객을 위해서도 언제든지 진료를 해 주신단다. 예약이 필요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준비해 주신단다.​ 제주도 도민 65세 이상은 무료란다. 제주도 도민이라서 참 행복한 순간이다^^



가파도 다운 아담한 소방서이다 ^^

얼마 전에 제주 서부 소방서에서 가파도의 노후된 소방 펌프차를 신형 경형 펌프차로 교체해 줬단다.​이런 돌봄이 지속적으로 유지가 돼서 가파도 섬주민들이 고생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가파도에도 이런 예쁜 카페가 있었나 하면서 가게 이름을 보니까 ​“꼬닥 꼬닥 걸으멍~~”이란다.

끄덕끄덕 거리면서 느릿느릿 걸으라는 뜻이란다.

가파도에서는 정말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건방지게 끄덕끄덕 거리면서 마냥 느릿느릿 걷고 싶은데 왜 시간을 좀 더 넉넉하게 안 주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내 생각으로는 적어도 3~4시간은 줘야 사진도 천천히 찍고 예쁜 가게가 있으면 들려서 이것저것 천천히 살펴보고 그래야 사가지고 가기도 할 텐데 너무 시간이 촉박하다. ​먹어보고 싶은 것도 많은데 시간이 없다 보니 느긋하게 앉아서 먹어보지를 못하는 것이 아쉽다.

“꼬닥 꼬닥 걸으멍~~”이라는데 난 오늘도 역시나 하나라도 더 예쁜 모습을 담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있다.

내 인생은 달리기의 연속인가 보다.


흙 빚는 여자와 나무 깍는 남자의
핸드메이드 소품샵



가게 이름이 너무도 낭만적이다.

이렇게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갖고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잠시 부러움에 발을 멈춘다.


과연 누구일까?

이렇게 멋진 청혼을 하신 분이~~


오늘 기회가 주어졌으니 아무리 시간이 없더라도 가파도의 명물인 미숫가루 한 잔 마시고 가기로 했다. ​조금씩 옛것을 찾아 먹어봐야겠다추억을 곱씹으면서 먹어봐야겠다.



벽화가 있는 가파도 마을 길이라는 글답게 너무도 아름답고 제주스러운 골목길이다. ​아마도 이 좁을 골목길이 올레길의 유래가 아닌가 싶다. 올레라는 말이 좁은 골목을 뜻하는 제주도 방언이란다.

큰 길에서 집의 대문까지 이어지는 좁은 길을 말하는 것이다.

가파도 올레길의 사인이 보인다.

​올레길이라는 것이 보면 볼수록 참 정겹다



워낙 호떡을 좋아해서 어떨 때는 호떡을 먹기 위해서 오일장을 가기도 한다. ​지금까지 호떡이라고 하면 늘 그릴에다 기름 잔뜩 두르고 지져낸 호떡만 먹었었는데 ​가파도의 호떡은 구운 호떡이란다.

난생처음 먹어보는 것이라 긴가민가 하면서 먹어봤는데 상상외로 너무 맛있어서 또 놀랬다.



​가파도의 명물 청보리 아이스크림을 안 먹어보고 간다는 것은 가파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1분 1초라도 벌어보겠다고 선착장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카페에 앉아서는 배가 언제 들어오나 바라보면서 청보리 아이스크림을 먹어봤다. ​약간 보리 맛도 나고 녹차 맛도 나고 그런대로 괜찮았다.


자전거를 빌려 탄 사람들은 아마도 이곳으로 돌아오나 보다. 거의 도로랑 맞닿을 만큼 가까이에 있는 푸른빛 바다를 마주 보며 상쾌한 바람을 맞으면서 달리는 자전거 여행이 얼마나 신났을까~~


오늘도 강태공들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낚싯대를 드리운다. 날씨는 좋지만 바람이 어마어마하게 부는 데도 전혀 상관을 안 한다. 몰입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드디어 가파도를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운진항에서 떠난 배가 우리를 다시 태우기 위해서 다가오고 있다.


제주도는 워낙에 커서 섬이라는 느낌을 못 느끼고 사는데 이렇게 자그마하고 아담한 가파도를 여행하고 나니 비로소 나도 섬에 다녀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주도 안을 돌아다니는 것과는 또 다른 색다른 운치가 있었다. 시간이 촉박해서 충분히 즐기지를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배에 올랐다.

두 시간이라는 짧은 여행이었지만 처음으로 즐겨본 나 혼자만의 홀로 여행이 너무나도 가슴에 와닿는 여행이었다.

언젠가 꼭 다시 이곳을 찾아오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가파도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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