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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May 25. 2024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업글할매의 책방 이야기

《 김형석, 백 년의 지혜 》 , 책 표지에 105세 철학자가 전하는 세기의 인생론이라고 써 있는 것을 보는 순간,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나 싶었다.


이런 것이 바로 한 줄 요약의 힘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김형석 교수님은 올해 105세 한국 최고령 철학자이자 작가님이시며, 연세대 명예교수로서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이라 불리운다. 진정한 큰 어른이신 것이다.


65세 정년으로 대학을 떠나신지 벌써 40년이 되셨다고 한다. 열심히 공부하면서 일하셨다는 말씀에 몸둘바를 모르겠다.


60에서 75세까지는 왕성한 인간적 성장과 학문과 사상적인 것에 중점을 두셨고, 80세까지는 대학에 있을 때보다 오히려 더 많은 일을 하셨단다. 이렇게 80세까지 유지해온 정신과 문화적 봉사를 90세까지는 연장해 왔는데 절친 두 분이 돌아가시면서 외로움과 고독감에 휩싸여 더 이상은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이것 또한 뜻대로 되지 않고, 계속해서 일이 주어지는 바람에 가는데 까지 가보자고 다짐을 하셨단다.


그렇게 일을 해 나가시다가 99세라는 연세에 동아일보에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하신 것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다보니 강연을 다니시다 보면 늘 받는 질문이 있으시단다.

이렇게 많은 일을 하게 된 원동력이 무엇이냐고.


김형석 교수님의 대답은 한결 같으시다.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과 일이 있었고, 그 사랑을 실천해 가는 동안에 주어진 ”삶의 지혜“가 바로 원천이었다고 말씀하신다.


작가님은 남보다 많은 작가님의 가족을 진심으로 사랑하셨고, 교육계에 몸담고 계실 때는 그 누구보다도 제자들을 사랑하며 위하셨다는 말씀에 그저 할 말을 잃는다.


진정 이 시대의 큰 어른께서 하시는 말씀이다.


김형석 교수님의 ”사랑이 있는 지혜의 선물“인 《 김형석, 백 년의 지혜 》, 너무도 소중하고 감사한 책이다.



목차
1부 : 무엇이 의미있는 인생인가
2부 : 사랑은 결국 세상을 바꾼다
3부 : 선한 개인들이 자유롭고 행복해지기 위하여



“ 육체가 노쇠해져도 정신은 늙지 않는다. ”


지금 현재 105세라는 연세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이렇게 책을 쓰시면서 활동을 계속하시는 것만으로도 김형석 교수님의 정신력이 얼마나 대단하신가를 직접 보여주고 계신다.


그저 놀랍고 경이로울 뿐이다.


3.1운동이 일어났던 바로 그 이듬해인 1920년에 교수님은 태어나셨다. 일제 강점기를 겪으셨고, 6.25전쟁도 겪으셨으며, 민주화, 산업화등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직접 몸으로 다 겪으면서 살아오신 분이다.


윤동주 시인하고 친구였었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윤동주 선생님은 아주 아주 먼 옛날에 계셨던 분 같은데 그런 분하고 같은 시대를 살아낸 친구분이셨다는 것이 너무도 신기하다.


김형석 작가님이 여러모로 정말 대단하신 분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닫게 해주는 부분이었다.


김형석 교수님은 지금까지 살아오신 긴 생애를 결코 후회하지 않으신단다. 서른까지는 성실히 자신을 키웠고, 30여 년은 직장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셨으며, 일흔부터 30년은 더 열심히 일하셨단다.


이제 칠십하나인 나는 칠십을 넘기면서부터 스스로 노쇠의 길을 자처하는 것  같았는데 교수님이 칠십부터 30년은 더 열심히 사셨다는 그 말씀에 정말로 몸둘바를 모르겠다.


엄살부리지 말아야겠다고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김형석 교수님의 말씀처럼 중요한 것은 오래 세월을 살아온 것이 아니라, 누가 더 풍요롭고 보람된 인생을 살았는가이다.


교수님한테는 일이 건강을 유지시켜줬고, 정신력이 신체 건강도 지켜주었단다.


많은 고생을 하셨지만, 그 사랑이 있는 고생이 행복이었다는 말씀이 잔잔하게 가슴을 파고 든다.


누구나 다 많은 고생들을 하면서 살아왔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그 힘들었던 고생이 나한테도 행복이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고생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사실또한 잊지말고 살아야 겠다.


“소유했던 것을 주고 가는 것이 인생이다”라고 말씀하신다.


누구나 가진 것 없이 빈손으로 가야하니까 당연히 내가 소유했던 모든 것들을 다 주고 가야하는 것인데, 이것이 왜들 그렇게 어려워하는지 모르겠다.


어차피 빈 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거늘, 가진 것에 대한 집착을 내려 놓는 연습들을 하면서 살아야 겠다.


그냥 내려놓지만 말고, 미리 미리 주고 가는 것에 대한 실천또한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또한 열심히 해본다.



김형석 교수님이 100년 인생을 살아보니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더란다. 내가 함께하고 있는 공동체로서의 직장을 통해 사회에 기여한다는 원칙을 저벼려서는 안된다고도 하신다,


일을 사랑해서 해야만 행복해지는 것이다.

이기적인 삶은 불행을 좌초함과 동시에 그 어느 곳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인생이 되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일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서 나의 행복또한 결정이 되는 것이다. 열심히 일을 해야만 나도 즐겁고 상대방도 행복해진다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이런 마음과 노력을 함께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대한민국 전체가 삶의 가치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말씀에 진정으로 이 나라를 걱정하시는 “큰 어른”‘의 나라 사랑에 그저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께서 새해가 되면 하시던 덕담이 있으셨단다.


“죽더라도 거짓말은 하지 말자”였다.


김형석 교수님은 만일 여론조사에서 우리가 버려야 할 것과 택해야 할 “제 1호”가 무엇인가 하고 묻는다면, 서슴치 않고 “거짓과 진실”이라고 대답하시겠단다.


어려서부터 인도의 간디에게서 “정직”을 배우셨고, 철들면서 부터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한테서 “거짓을 버려야 한다”라고 배웠기 때문이란다.


간디와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 남기신 “진실이 남고 거짓은 사라진다”는 말이 증명하듯이, 미국 LA 부근 리버사이드에 가면 시청공원 한가운데 도산 선생님의 동상이 있고, 그 뒤에 간디의 동상이 있단다.


“죽더라도 거짓말은 하지 말자”


거짓말이 난무하고 있는 요즘 같은 사회에 많은 사람들이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이 말씀을 가슴 깊이 새겨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름답게 늙어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다는 김형석 교수님의 말씀에 아마도 100세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로망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역시 버킷리스트에 ”아름답게 늙기“라는 항목을 적어 놓았다.


교수님의 마지막 소원은 “아름다운 늙은이”로 마무리 하자는 것이란다. 아주 오래전부터 교수님을 방송에서만 봐왔는데, 내가 기억하는 김형석 교수님의 모습은 늘 아름다우셨다.


항상 깨끗한 차림으로 등장하시면서 어디 하나 흐트러짐이 없는 그런 완벽한 모습이셨다. 그러면서 늘 유모와 함께 우리들한테 즐거움을 선사해 주신 분이다.


김형석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아름다운 늙음“이란, 아름답게 살은 인생이 시인도 되고, 음악도 만들고, 예술도 만든단다. 그렇게 살다보면 저절로 행복해 지는 것이라고 하시는데 파란만장했던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니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그저 미련스러우리만치 열심히는 살았는데, 과연 나의 인생은 아름답게 살아온 인생이었는가에 대해서는 확신이 안 선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예술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인생을 살아왔던 것 같다.


하지만 김형석 작가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늙어서는 아름답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에는 무조건 찬성이다.


다행히 어느정도 나이들어가고 있는 지금은 아름답게 늙어가기 위해서 무던히도 노력은 하고 있다. 이미 지나가버린 나의 인생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지만 앞으로 남은 인생만큼은 정말로 아름답게 늙어가고 싶다.


그만큼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 세상에 공짜로 주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으니까….




김형석 교수님은 솔직히 이렇게 오래까지 사실 줄은 작가님조차도 모르셨단다.


어느 인터뷰에서 하신 말씀이 너무도 재미있다.


얼마전에 제주도 여행길에 나섰는데, 공항에 도착하니까 분명히 예약했는데 카운터에서 하는 말이 티켓이 없다고 하더란다.


너무도 당황스러워서 무슨 일인가 알아봤더니 컴퓨터에서 100이상은 인지를 못해서 103세가 100을 없애고 세 살인 김형석 어린이로 등록이 돼 있더란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그러면서 105세의 철학자답게 이러다가 107세가 되면, 100 빼고 일곱살 어린이로 등록이 돼서 다시 초등학교 입학 통지서가 올까봐 걱정이라는 말씀에 참석했던 방청객들이 배를 잡고 웃었다.


그 누구도 이런 100세 시대가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을 것이다.

앞으로는 이런 컴퓨터 작업도 다 새롭게 정비하려면 또 얼마나 힘들까하고 필요없는 걱정도 잠시 해본다.


105세라는 연세에도 불구하고, 어디 자세하나 흐트러짐이 없이 늘 유머까지 함께하시는 교수님의 모습을 보는 자체로도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오래 오래 우리 곁에 계셔서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이시자, 큰 어르신의 모습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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