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글할매의 행복한 역이민 생활
우리가 미국에서
역이민이라는 것을 하고 보니
참으로 이해 안 가는 부분이 의외로 많은 것에
처음에는 많이도 놀랬었다.
물론 지금은 모든 것이 익숙해져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다.
하지만 워낙 차를
마누라보다도 애지중지하는 우리 신랑은
전원주택의 거의 대부분이 차고가 없다는 것에
여전히 이해를 못 하고 있다.
차고가 없다는 것도 이상한데
한국의 전원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차를 집 안 마당에 안 세우고 집 밖 도로변에다 세워놓는다.
왜 차를 마당에 안 두고
밖에다 방치해 두는지 이것 또한 이해가 안 간다.
그것도 우리처럼 일반 차가 아닌
벤츠나 BMW 같은 고급차를
왜 그 뜨거운 뙤약볕에 두거나
한 겨울에 그 추운 밖에다가 그냥 세워둬서
아침마다 성애로 꽁꽁 얼게 만드는지
도저히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우리 집 양반은 늘 투덜거린다.
한국에 와서 처음 집 보러 다닐 때는
당연히 차고가 있는 줄 알고 다녔다가
한국에서는 차고가 있는 집은
제법 부잣집이라는 소리를 듣고는
슬픈 미소와 함께
차고다 딸려있는 집을 포기해야만 했다.
미국에서는 꼭 부자가 아닌 일반 서민들 집에도
근사한 차고가 있다.
누구나 평범하게 같이 누리고 사는 것이다.
한국에 오니까 전혀 상상치도 못했던
빈부의 차가 극심한 것에
다시 한번 놀래는 순간이었다.
그 래서 우리는 집을 사자마자 차고대신
태양광부터 설치했다.
한국에서는
보통은 지붕 위에다가 한단다.
조금이라도 마당을 더 넓게 쓰기 위해서란다.
차는 내 집 마당이 아닌바깥 도로에다 세우면 되는데
왜 굳이 아까운 마당에 세우냐고
오히려 우리를 이상하게 보더라.
그만큼 내 집 땅에다 차를 세워놓는다는 것이
너무도 아까운가 보다.
우리는 마당이 아닌 집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차고 표시 선 있는 곳에 만들었다.
태양광을 설치하면
무엇보다도 전기료가 절약된다는
아주 큰 장점이 있지만
우리 집 양반한테 태양광은
전기료 걱정보다도 우선인 것이
어떻게 하면 내가 사랑하는 내 차를 비를 안 맞히고
쨍쨍 내리쬐는 햇볕 아래에서도 보호할 수 있고
그 추운 겨울에도 무사히 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오직 그 바람 하나로
우리 집 양반은 일 순위로 태양광을 한다.
비록 부잣집처럼 완전한 차고는 못되더라도
최소한의 방패막 역할은 할 수 있어서
그냥 이 정도만으로도
만족을 하면서 살기로 했다.
그래도 막상 태양광을 설치해 놓으니까
여러모로 참 좋다.
우선은 입구가 어느 정도 가려지니까
바로 집 현관이 안 보인다는 것이 좋고
외관상으로도
어느 정도 인테리어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근사하다고 한다.
그리고는 뭐니 뭐니 해도 전기료 걱정 없이
한 여름에도 아래층 이층 할 것 없이
마음 놓고 틀어댈 수가 있다는 것이다.
가끔 육지에서 놀러 오는 친지들이
에어컨 빵빵 틀어주는 것에 굉장히 놀란다.
전기료 괜찮냐고…
반대로 내가 육지에 갈 때는
아무리 더워도 전기료 많이 나올까 봐
에어컨 틀어달라는 소리도 마음 놓고 못하겠더라.
우리 집은 제일 더운 한 여름에
아래 이층 에어컨을 전부 다 틀어놓아도
기껏해야 만원 조금 넘는다.
봄 하고 가을에는 그야말로 몇천 원 정도이다.
이렇듯 주택에서 사용하는 태양광은
기존 전기료의 70~90%까지 절약할 수 있단다.
우리가 직접 사용해 보니까 정말 맞는 말이다.
제주도 태양광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비 오고 흐린 날이 많아서 육지처럼
햇빛을 많이 받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예 차 두 대를 커버할 수 있도록
조금 큰 사이즈로 만들었더니
이런 고약한 제주도 날씨에도 불구하고
얼마든지 태양광 전기를 이용하고 있다.
왜 이렇게 좋은 것을 안 하고 사는지
이것 또한 이해가 안 간다.
전기료도 줄이고…
지구도 살리고…
내 차도 살리고…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 3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