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글할매의 명강의 이야기
유튜브를 보다 보면 여기저기서 황창연 신부님의 행복특강이 전파를 타고 흘러나온다. 주로 노인들의 행복한 미래에 대한 강의를 많이 해주신다,
오늘의 내용 역시 노인 문제에 대한 것이다. 노인이 사는 게 재미없는 이유는 바로 죽는 날만 기다리기 때문이라는 신부님 말씀이 참으로 현답이시다. 나이 먹었다고 그저 하루하루 시간 가기만 기다리는 것만큼 처절하고 슬픈 삶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신부님은 말씀하신다. 노인이 될수록 현관문을 박차고 무조건 밖으로 나가란다. 나가서 원 없이 돌아다니다가 90 넘어서 더 이상 다닐 곳이 없을 정도로 지치고 지친 다음에 정말로 지쳐서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라고 말씀하신다.
예전의 사람들이 40~50살까지 살 때는 노인들이 우울증이 뭔지도 살았단다. 하지만 이제는 칠십, 팔십도 훨씬 넘긴 백 살까지 사는 세상이 오다 보니 노인들이 점점 사는 게 재미없어진단다.
노인이 되면 될수록 무기력증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요즘은 젊은 사람들도 너무 열심히 달리다가 번아웃이 오면서 무기력증에 빠지고 동시에 우울증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노인들한테는 이런 것이 더 심각하게 온다는 황창연 신부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러다 보니 노인의 우울증은 병으로 갈 수밖에 없단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들의 우울증을 조사해 봤더니 부부가 같이 살면 우울증은 27%가 오고 노년에 자식하고 같이 살면 27%가 온단다. 노년에 자식 하고 같이 사는 것이 최고의 꿈으로 생가하고 사는 사람들도 참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바뀌어서 자식들하고 살다 보면 돌아오는 것은 자식에 대한 서러움과 섭섭함과 애가 어떻게 지네들을 키웠는데 하면서 자기 자신만 한탄하다 보니 저절로 우울증이 찾아온다는 신부님의 말씀이 지극히도 타당하시다.
그러다보니 노인이 되면 될수록 사는 것이 점점 더 재미가 없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 된다. 애당초 자식에게 의지하려고 하지도 말고 기대 조차를 하지 말자. 그것이 노인이 된 내가 살아남는 방법이다. 슬픈 현실이지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신부님 말씀처럼 갈비가 먹고 싶으면 행여 자식이 언제나 사 주려나 목빼고 기다리지 말고 내 돈 내고 내가 가서 사 먹으면 되는 것이다. 노인이 될수록 폼나게 사는 법도 배워야 할 것 같다.
”내돈내산“
참 좋은 말이다.
이제는 100세도 훨씬 넘게 사는 세상이 온 데다가 노화까지 느리게 하는 약까지 나오고 있어서 미래학자들이 앞으로의 출산 연령은 70세에 애를 낳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말을 했단다. 갈수록 세상이 두려워진다. 신부님은 전적으로 동의하신단다. 꽃다운 20대에 애를 낳아서 그 자식 때문에 평생을 속이 새까맣게 타도록 참고 살았던 세월을 생각하면 100세를 넘는 세상이 됐으니 차라리 칠십에 애를 낳아서 30~40년 동안만 속을 끓이다가 가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말씀에 동의는 하면서도 뭔가 마음 뒤편에서는 허전한 생각 또한 든다.
세상이 어디까지 변해가려는지 궁금하면서도 두렵다.
우리가 자식한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은 죽을 때까지 내 스스로 네발로 화장실 가주는 것이라는 신부님 말씀에 따라 웃으면서도 눈물이 난다. 이렇게 내 스스로 화장실을 다니기 위해서는 무조건 집 밖으로 나가란다.
돈이 없으면 집을 잡혀서라도 나가야 한단다. 우리 집 양반 사전에는 집 잡힌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 못 한다. 젊었을 때 집 없던 서러움이 평생 가슴에 남아있어서이다. 옛날 사람이라 죽으면 자식 주고 가겠다는 생각이 워낙 세게 자리 잡고 있어서 그 고집을 꺾을 수가 없다..
죽어라고 집 밖에는 안 나가는 우리 삼식이 아저씨!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팔십 대 노인 하고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정원에서 하루 종일 엄청나게 일을 해댄다. 아마도 이것이 건강을 지켜온 비결인 것 같다. 허리도 꼿꼿하고, 성질도 여전하다. 이렇게 집에만 있어도 전혀 심심하지가 않단다. 좌우지간 연구 대상이다.
이렇듯 전혀 나가지를 않고 집에만 있어도 남들보다도 건강한 사람이다 보니 신부님이 무조건 해 뜨면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고 해도 전혀 들은 척을 안 한다.
신부님 말씀에 의하면 팔십이 넘으면 웃을 일이 없어서 전혀 웃지를 않게 된다는데 그래도 다행인 것은 평소에 잘 웃지 않는 우리 집 양반이 희한하게도 트로트 방송만 나오면 어쩜 그리도 잘 웃는지 얄미울 정도이다.
신부님 가르침을 잘 따르고 싶어서 해만 뜨면 바로 나가고 싶은데 집돌이에다 삼식이 아저씨가 하루 종일 집에서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옆에서 덩달아 집에만 있게 되는 나는 도저히 나갈 재간이 없다.
남편과 다르게 칠십 인 나는 왜 그렇게 다니고 싶은 곳도 많고, 먹고 싶은 것은 왜 그리도 많은지, 그리고 왜 또 그렇게 배우고 싶은 것은 사방에 깔렸는지 그저 안타까울 다름이다.
그래도 그나마 부지런히 다니려고 노력하는 것이 재활용도움센터에 쓰레기 버리면서 잠깐 운동하고 마트 장 보러 다니면서 조금이라도 더 걸으려고 노력한다. 오늘은 무슨 건수가 없나 하고 부지런히 살피는 것이 나의 유일한 나들이다.
황창연 신부님은 우리들에게 강조하고 또 강조하신다. 먹고 마시고 노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고 공부하라고 하신다. 그 누구도 아닌 황창연 신부님의 말씀이시다.
먹고 마시고 놀아라!
먹고 마시고 놀라고 하신다.
우리 삼식이 아저씨! 듣고 계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