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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Dec 19. 2023

나를 위해 뛴다(유준상)

업글할매 책방 #7

오랜만에 반가운 책을 만났다.

이 책의 표지랑 유준상 배우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냥 무조건 읽어야겠다는 그런 생각밖에 안 들었다.

“유준상”

참 멋있는 배우답게 하는 행동 하나하나도 멋짐 그 자체이다.

“나를 위해 뛴다”라는 책 제목이 너무도 울림 있게 다가온다.

배우 유준상 님은 더 나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 “쓰는 사람”이 되어야 했단다.​대학교 1학년 연기 수업을 받으면서 그때 스승님이 해 주신 “배우는 일지를 써야 한다"라는 말씀에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일지를 써왔다는 유준상 작가님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나를 위해 뛴다"라는 2015년부터 써온 1,500매에 달하는 일지와 ​뮤지컬 <바넘:위대한 쇼맨>의 공연 일지를 엮은 것이다.

이 책에서 배우 유준상 작가님은 오늘날 자신의 일과 삶에 충실하고자 애를 쓰는 모든 사람들에게 ​잘하고 있다고…다시 힘을 내보자고 …​그런 격려와 용기의 메시지를 전해주신다.


배우 유준상 작가님은 “나”라는 한 그루의 나무를 심고 오랜 세월 그 나무가 잘 자라기를 마음 졸이며 노력해왔단다.​매일 쓰는 일지는 작가님이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더 잘 살 수 있도록 해준 자양분이었다.​좋은 나무가 되고 싶다는 유준상 작가님의 그런 바람은 이미 충분히 이루신 것 같다.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한 아내의 남편으로, 아이들의 아빠로 내가 알고 있는 작가님은 ​이미 충분히 넘치도록 훌륭하고 멋진 인생을 사셨다. ​잘 살아오신 배우이다.


<나를 위해 뛴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이 돼 있는데 목차를 “들어가며, 나가며”로 표기한 것이 참 멋있다. ​역시 배우라서 그런 것 같다. ​마치 무대에 들어가는 심정과 공연이 끝나고 나서 나올 때의 그런 멋진 감정으로 나 역시 관객이 된듯한 기분으로 이 책을 읽어보았다.



유준상 작가님이 말씀하시길 나이 듦에 대한 신비로움과 맞서란다. 역시 명배우의 말은 틀림이 없다. ​나이 들어감을 숭배하자!  나이 들어감을 찬양하라! 나이 들어감을 받아들이자! ​이런 식의 말은 많이 들어봤어도 나이 듦에 대한 신비로움이라니 너무도 성스러운 느낌마저 들었다.그래서인지 ​새삼 칠십이라는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앞으로 20일만 지나면 한 살 더 먹는다는 사실에도 갑자기 전혀 개의치를 않게 된다.나도 이제는 나이 들어가는 ​신비로움과 맞서게 된 것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는 사실을 배우 유준상 작가님이 이렇게도 멋지게 가르쳐 주신다.​ 무대에 올라선 배우처럼 있는 대로 폼 잡고 이 멋있는 말을 몇 번이고 소리 내어 읽어 보았다.​나이듦에 대한 신비로움과 맞서자! ​부끄럽지 않게 나이를 맞이하기 위해 유준상 작가님 말씀처럼 오늘도 깨우치고 변함없이 열정적으로 살자. ​열정 하나만큼은 아직도 자신이 있다.비록 그 성과가 미미한 것이 여전히 해결하기 힘든 과제이지만 ​그래도 열정이 남아있는 한 나의 나이 들어가는 모습은 그렇게 부끄럽지는 않을 것 같다.




배우 유준상 작가님은 자주 걷는단다. 마음이 복잡할 때도 걷고 날이 좋아도 걷고 ​촬영장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생겨도 무조건 걷는단다. ​걷는다는 건 나를 움직이게 함으로써 내 생각들을 길 뒤편으로 흘려보내는 것이라는 표현 또한 너무도 가슴에 와닿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머리가 복잡해지면 무조건 나가서 걸으라고 하나보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그에 발맞춰서 생각 또한 한 걸음, 한 걸음 뒤로 날아가 버린다는 말씀 역시 ​배우의 걷는 동작 하나하나를 연출해 내는 것 같다.

걷자!

부지런히 걷고 또 걷자!

이왕 걸을 거면 폼 잡고 생각하면서 걷고 멋지게 그 생각 또한 날려버리자.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배우 유준상 작가님의 엄청난 노력과 용기와 도전을 한눈에 알 수가 있다. ​대단하시다는 생각과 함께 얼마나 힘들게 삶과 마주치고 사는지 그런 모습 또한 함께 떠올려져서 마음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 오랜 세월을 온갖 풍파를 다 겪으면서 살아온 노인의 시선에서 바라봐서 그럴 것이다.

여기까지 달려온 배우 유준상 작가님의 세월이 그대로 묻어 있는 책이다. ​그렇게 힘들게 자신을 단련시키면서 그야말로 일분일초도 허투루 쓰는 법이 살면서 ​어쩜 이리도 섬세한 감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살 수 있는지 참으로 신기하다. ​배우 김혜자 님의 책을 봤을 때 하고 느낌이 비슷하다.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면서 동시에 극도의 몰입감, ​바로 그런 것이 오늘의 작가님을 만든 것 같다. ​그저 존경스러울 뿐이다.




배우 유준상 작가님이 꼭 지금의 나에게 하시는 말씀 같다. ​계속 무언가를 하며 버티고 있다는 것은 지금 그 일을 너무 잘하고 있는 것이란다.​​ 지금까지의 나는 특별한 성과도 없는 일을 무턱대고 미련하리만치 버티고만 있다. ​아무리 고달프고 힘들었어도 끝까지 버틴 덕분에 이룩해 놓은 것도 많았다.


​지금 역시 내가 잘하는 것 중의 하나가 버티는 것이다 보니 마냥 붙잡고만 있는데 잘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작가님의 메시지에 힘을 얻어 이왕 여기까지 버티고 온 것 조금만 더 버티어 보자고 용기를 내어 본다.

좀 더 버티자!

잘 하고 있단다!


< 나를 위해 뛴다 >


작년 한 해 동안 작가님의 화두가 되어준 문장이 바로 책의 제목이 되었단다.

한없이 뛸 수만은 없으니까 이제 새로운 시간을 만나보려 한다는 배우 유준상 작가님! ​여유로운 시간을 만나셨으면 한다.​ 작가님이 반평생을 살아보니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독자들한테 건강하라는 메시지 또한 잊지 않고 전하신다.​그러면서도 여전히작가님 자신은 또 끊임없이 탐구하고 사색하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이 책을 마무리하신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최고의 사람인 것 같은데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하신다니 갑자기 내가 설자리가 없어진다.​나 역시 말로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자고 매일같이 다짐하고 또 다짐 하지만 ​지나고 나면 별로 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 또다시 멘붕이 오기도 한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이

이것 또한 답이 없다.

하지만 바람이 있다면 유준상 작가님이 이제는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서 편해지셨으면 한다. 부처님 앞에서 108배를 하시는 배우 유준상 작가님이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힘이 바로 이것에 있는 것 같다.


< 나를 위해 뛴다 >

참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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