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의 새로운 트렌드가, 2024년 9월 말에 “트렌드 코리아 2025”라는 책에서 소개가 됐었다.
매년 말이 다가오면 늘 그랬듯이, 놀랄만한 새로운 키워드를 갖고 우리를 찾아오는데, 올해도 역시나 상상을 초월하는 신기한 것들이 10가지나 만들어졌다.
그중에서 이번에는 아주 특이한 키워드 하나가 눈에 띄더니, 영 뇌리에서 사라지지를 않는다.
바로 “아보하”라는 신박한 키워드이다.
“아보하”
“아주 보통의 행복”
이름부터 참 소박하다.
“아보하”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이상하리만치 잔잔하게 마음에 와닿는다.
한동안, 아니 아주 오랫동안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사람들은 “행복”이라는 단어를 쟁취하기 위해 그저 앞만 보고 달려왔었다.
하나라도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좀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자, 그리고 더 많은 성취를 이루기 위해 그야말로 물불 안 가리고 애쓰고 살아왔었다.
그러다가 이제서야 깨닫게 된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지치고, 오히려 “행복”이라는 것을 더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오히려 반대로 “그저 아주 보통의 하루만으로도 충분하다"라는 마음이 든 것이다.
한때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오로지 성공이나 물질적인 성취, 혹은 특별한 경험에서만 찾곤 했었다.
남들보다 더 많은 걸 이루어야만 행복할 것 같았고, 넘쳐나는 SNS 속에서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압박감에 사로잡혀 있기도 했다.
그저 단순히 기분 전환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 보이기 위한, 그런 사진을 찍느라고 정작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놓치고 다니는 것 같았다.
그런 사진들을 부지런히 올려놓고는, 또 오늘은 몇 명이 “좋아요”를 눌렀는지에 온 신경을 다 쓰다 보니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잊고 지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다가 문득 깨닫게 된 것이다.
행복이란 것이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는 것을 …
그냥 오늘 하루 무탈하게 지나가고, 집에 돌아와서는 편안한 자리에 앉아서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의 여유, 그런 일상 속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이야말로 진짜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아보하”, “아주 보통의 하루‘인 것이다.
”아보하“는 대단하거나 특별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발견되는, 그러한 작은 기쁨들, 그 자체가 행복의 진짜 모습인 것이다.
오늘도 무사히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하루도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이제서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아무 일 없이, 그저 무탈하게 지나갔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행복을 너무 멀리서만 찾으려고 했던 것 같다.
너무 큰 기대를 하고, 너무 높은 기준을 세우다 보니 그만큼 지치고 힘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기대를 조금 내려놓고, 그저 지금 이 순간, 아주 보통의 하루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더 필요한 때가 온 것이다.
칠십 대에 발을 들여놓으니까 여기저기 몸이 탈이 난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대단한 여행지를 찾아다니는 것보다, 오히려 가까운 집 앞 공원을 산책하면서 느끼는 상쾌한 바람이 더 큰 위로가 되어서 돌아온다.
이제부터는 올려다보는 것을 그만두고, 하나씩 내려놓는 연습을 해야겠다.
이미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도, 아직도 몸이 무거운 것을 보면 아마도 더 많은 것을 버려야 하나보다.
이제는 더 이상 행복을 쫒아 힘들어하기보다는, 그저 오늘 하루가 무사히 지나갔다는 것에 감사하고, 그런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더 소중히 여기면서 살아야겠다.
그러다 보면 저 멀리 아득한 곳에 있을 것 같았던 행복이, 바로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아보하”
“아주 보통의 행복”
이 소중한 키워드로 인해 다가오는 2025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