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글할매 행복한 노후
나이가 들수록, 하루하루 변해가는 거울 속의 내 모습을 들여다보면, 저절로 이런 생각이 든다.
“나도 참 많이 늙었구나!”
예전에는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끄떡없었는데, 요즘은 조금만 무리를 해도 온 몸이 쑤시고 아프다.
칠십이 넘고나서야 깨닫는 것이 있다.
“건강이 최고”라는 말이, 이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의 이야기로 다가오는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몸이 불편하면 제대로 쓰지도 못할 것이고, 아픈 몸을 이끌고는 사람들과 마음놓고 어울리지도 못하니, 그저 무료한 하루가 끝도 없이 길어지기만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나이드는 것을 탓하지 말고, 어덯게 해서든지, 남은 노년을 더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내야 하는 것이다.
그것에 대한 해답이 바로 “5M”이다.
1: Movement : 움직임이다.
몸이 움직이면 인생도 함께 움직인다.
누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람은 늙어서 운동을 못하는 게 아니라, 운동을 안해서 늙는 거다.”
얼마나 정확한 말인가!
이제는 잠깐만 가만히 있어도 몸이 굳어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조금만 방심하면 허리는 뻐근해져오고, 무릎은 영락없이 삐걱거린다.
가만히 앉아서 쉬고 싶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움직여야 한다는 소리에, 일부러라도 몸을 일으킨다.
기지개를 켜듯 스트레칭을 하고, 동네 한 바퀴를 걸으며 몸을 깨운다.
처음엔 귀찮았지만, 막상 움직이고 나면 몸이 한결 가벼워지고 기분도 상쾌해진다.
요즘 유행하는 “슬로우 조깅”도 시작했다.
천천히,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한 걸음씩 내디디니 부담 없이 할 수 있었다.
가쁜 숨이 차오를 때마다, 내 몸이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결국, 건강한 노후를 위한 첫걸음은, 조금씩, 천천히, 하지만 멈추지 않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한 발짝 내딛는다.
더 활기찬 내일을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2: Meal: 식사: 먹는 것이 곧 내 몸을 만든다.
젊었을 때는 뭘 먹어도 끄떡없었다.
하루종일 커피믹스를 달고 살아도 속은 멀쩡했고, 일주일에 두 번이나 치맥을 해도 탈이 나기는 커녕, “치맥이여 영원하라~”고 외치면서 그게 바로 행복이라고 여겼다.
자칭 면순이, 빵순이라고 자랑하고 다닐 정도로 우동과 라면을 달고 살았고, 맛있는 빵 냄새에는 그냥 정신줄을 놨다.
특히 국민 간식인 떡볶기는 내가 생각해도 너무 맛있게 만든다.
그러다보니 사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주로 집에서 내가 만들어 먹었다.
하지만, 이제 노인 대열에 들어서다보니, 나도 모르게 내 몸이 신호를 보낸다.
“제발 나 좀 살려줘 ~~”
아무렇지도 않게 먹었던 그 맛있는 음식들이, 이제는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도 예전 같지가 않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옛말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 되고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렇게 나는 먹는 걸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당신이 먹은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19세기 프랑스의 법관이자 미식가였던 ”장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이 한 말이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한 번쯤은 이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그 사람의 음식 취향을 통해 그 사람의 신분이나 경제력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약간 거부감이 들기도 하지만, 생각해 보면 참 맞는 말이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건강도 달라지고, 인생의 질도 달라진다.
젊었을 때는 그저 양 많고, 싼 게 최고였다.
하지만 이제는 노부부 둘이 살다보니, 이왕이면 신선하고 좋은 음식을 먹으려고 한다.
삼식이 아저씨를 모시고 사는 덕분에, 외식이라고는 거의 안하고 산다.
어차피 나가서 먹을 수도 없으니, 차라리 그 돈으로 집에서 최상의 재료로 최고의 음식을 만들어 먹자는게 내 철학이다.
주로 한식을 위주로 요리를 하지만, 지중해식 식단이 좋다고 해서 올리브 오일을 듬쁙 사용한 샐러드도 많이 챙겨먹고, 연어를 노릇하게 구워서 내가 만든 테리야키 소스를 뿌려서 한 점씩 음미한다.
가끔은 스테이크도 굽고, 여기에 레드와인 한 잔까지 곁들인다.
우리 집 양반 표현에 의하면 아주 건방진 식사를 하는 것이다.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외식도 못하면서, 집에서까지 우중충하게 먹는다면, 그건 너무 슬프다.
어차피 집에서 하루 세 끼 먹어야 한다면, 기왕이면 건강하고 맛있게, 기분 좋게 먹을 것이다.
이렇게 몸에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고나면, 확실히 몸이 가벼워지고 기분또한 좋아진다.
이제야 또 깨닫는다.
“ 건강한 노후는 결국, 내가 무엇을 먹느냐~~”에 달려 있다.
나는 오늘도 맛있고 건강한 한 끼를 준비한다.
나를 위해, 그리고 껌딱지처럼 붙어있는 우리 집 삼식이 아저씨를 위해!
3: Mental : 정신 건강 : 배우고 도전하는 한, 우리는 젊다.
“배움을 멈추는 순간 노화는 시작된다!”
이 말을 곰씹다 보면,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내 인생 자체가 멈춰버릴 것같은 기분이 든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나 젊다.
나는 요즘 블로그 글쓰기에 푹 빠져 있다. 하루하루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을 정리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느낀다.
그리고 무엇보다, 칠십대인 지금도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쁘다.
새로운 도전이야말로, 건강한 노후를 위한 가장 강력한 비결이다.
나는 오늘도 배우고, 도전하고, 성장한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기 위해.
4: Membership : 사회적 관계
흔히들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건강해도, 마음이 외로우면 인생은 텅 빈 것처럼 느껴진다”고.
그래서 친구들을 자주 만나고, 동네 문화센터에서 강좌도 듣고, 북토크 같은 모임에도 참여하라고 한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건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고, 때로는 간단한 봉사활동이나 작은 재능 기부를 하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
그런데 문제는… 늘 껌딱지처럼 붙어있는 삼식이 아저씨 덕분에 내 날개를 맘껏 펼치지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회적 교류를 하고 싶어도 남편 눈치를 보느라 한 발 물러서게 된다.
그러다보니, 이런 사회적 교류라는 말만 나오면 나도 모르게 기가 죽어버린다.
하지만 천만다행인건, 우리 집 양반이 내가 밖으로 나가는 건 극도로 싫어하지만, 우리 집에 오는 손님들은 반겨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을 바꿨다.
“밖으로 못 나가면 안으로 부르면 되지 !”
이렇게 해서 시작한 것이 우리 집 이층 서재에서의 작은 모임이었다.
한 번은 북토크를 열어 책 이야기를 나눴고, 또 한 번은 가볍게 맥주랑 내가 만든 하이볼을 함께 하면서 인생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얼마나 재미있고, 신나던지~~
“사회적 교류”라는 것이 크게 거창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저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좋은 글을 읽고, 함께 웃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는 다시 살아있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남편도 이 분위기를 좋아한다.
워낙 사람 기피증이 심해서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내심 흐믓해한다.
사회적 교류라고 해서 한 가지 방식으로 사람을 만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반드시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큰 모임을 가져야만 의미있는 관계가 형성되는 것도 아니다.
잘못 만났다간,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인다.
중요한 건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속도로 사람들과 연결되면 되는 것이다.
5: Meaning : 삶의 의미
나이가 들어도 삶의 목표와 의미를 갖고 살아야 한단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무서운 순간은 몸이 늙을 때가 아니라, 마음이 시들어버릴 때라고 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도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거나, 블로그를 통해 내 이야기를 기록하고, 작은 목표라도 세워서 하루하루 의미 있게 살아가는 것, 이런 것들이 모이면, 마치 내 인생은 여전히 진행 중인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노년에도 나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라는 마음가짐이 핵심이다,
사람은 나이가 든다고 저절로 지혜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세월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배우고, 움직이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내 삶의 의미를 찾아갈 때, 그때 비로소 인생이 더욱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그래서 나는 5M 원칙을 실천하며 살아가기로 했다.
몸을 움직이고(Movement),
건강한 음식을 먹으며(Meal),
끊임없이 배우고(Mental),
좋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Membership),
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Meaning).
이 다섯 가지를 실천하는 한, 나의 인생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나이는 숫자일 뿐,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살아가느냐이다.
오늘도 나는 성장한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만나기 위해, 그리고 남은 인생을 더 건강하고 즐겁게 채우기 위해 배우고 또 배운다.
“노년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