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글할매 행복한 노후
“60부터는 외모가 곧 명함이다.”
나도 한때는 명함이 있었다.
이름이 적혀있고, 직함이 적혀 있고, 전화번화가 또박또박 찍힌 작은 종이 한 장.
그 종이를 내밀면 “아, 이분이 이런 사람이구나”
이렇게 설명이 끝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명함을 꺼낼 일이 없어졌다.
아니, 아예 가방에서 사라졌다.
은퇴를 하고, 하던 일에서 하나 둘 손을 떼고 나니 나를 대신해 말해주던 건 더 이상 종이 명함이 아니었다.
이제는 명함을 내밀 일도 없다.
직함도 없고, 역할도 내려놓았다.
어디를 가든 사람들은 더이상 나한테 명함을 묻지 않는다.
대신 내 얼굴을 먼저 본다.
표정은 어떤지, 눈빛은 어떤지, 말투는 부드러운지…
그리고 그 얼굴을 보며 조용히 읽는다.
“이분은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주름은 많아졌지만 그 주름마다 사연이 있다.
웃다 생긴 자국도 있고, 참느라 깊어진 선도 있다.
지워지지 않은 얼굴 위에 내 인생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 나이가 되니 이제야 알겠다.
명함은 내려놓아도 얼굴은 남는다는 것.
그리고 그 얼굴이야말로 내가 평생 써온 가장 솔직한 명함이라는 것을…
와다 히데키 작가님의 < 60에 40대로 보이는 사람 80대로 보이는 사람 >을 참 재미있게 읽었다.
책장을 넘길수록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어느 문장에서는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기도 했다.
무엇보다 노인이 되고 나니, 와다 히데키 작가님의 말씀이 예전보다 더 가슴깊이 와 닿는다.
이 책을 읽고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었다.
“이제는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작가님께서 말씀하신 “60부터는 외모에서 모든 것이 드러난다”는 문장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걸, 요즘 내 얼굴을 보며 실감한다.
젊을 때는 밤을 새워도 괜찮고, 대충 입어도 “젊으니까~~”라는 말로 넘어갈 수가 있었다.
하지만 60을 넘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피곤함은 숨기려 해도 얼굴에 남고, 생활 태도는 고스란히 몸에 남는다.
말하지 않아도 외모가 먼저 인생을 설명한다.
얼굴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떻게 먹고, 어떻게 자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가 주름과 표정, 자세 속에 차곡차곡 쌓인다.
그래서 이제는 안다.
외모를 가꾼다는 건 젊어 보이기 위한 욕심이 아니라, 내 삶을 정돈하는 일이라는 것을…
와다 히데키 작가님의 이 책은 “늙지 마라”가 아니라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를 묻는다.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늙지 않는 얼굴을 만드는 법이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처음엔 나도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하나씩 따져보니 의외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비싼 화장품도 아니고, 특별한 시술도 아니다.
게다가 이미 내가 실천하고 있는 것들도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지갑은 가볍게, 얼굴은 단정하게 만드는 아주 간단하지만 효과 확실한 다섯 가지 방법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자세를 바로 세운다!
무엇보다도 요즘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걷는 자세다.
사실 나는 허리 협착증에 심한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다.
몸 상태만 놓고 보면, 제대로 걷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다.
병원에 가서 X-Ray를 찍기 전까지는 의사 선생님들조차 내 병의 심각성을 잘 알아채지 못한다.
그리고 하루 두 시간 이상 스트레칭부터 시작해 유산소 운동,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에야 고개를 끄덕이신다.
“그 덕분에 지금 이 정도를 유지하고 계신 거에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내 자신이 그렇게 대견스러울 수가 없다.
예전의 나는 무릎이 아프고 허리가 아파서 늘 구부정한 자세로 걸었다.
내가 봐도 싫을 만큼, 솔직히 말해 너무 보기 싫게 걷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가끔 통증이 심한 날을 제외하고는, 늘 허리를 꼿꼿히 세우고, 무릎을 펴며 걷는 내 모습을 스스로 바라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로 되뇌이곤 한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고개가 앞으로 빠지고 어깨가 밀리면 얼굴도 같이 늙어간다.
자세는 말없이 나이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자세 하나 바꿨을 뿐인데 어느 순간부터 “요즘 좋아 보이네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늙지 않는 얼굴의 시작은 비싼 화장품이 아니라 오늘도 허리를 펴고 걷는 그 한 걸음이었다.
“표정을 연습한다!”
늙어 보이는 얼굴의 가장 큰 적은, 주름이 아니다.
굳어 버린 표정이다.
나이가 들수록 얼굴 근육은 생각보다 빨리 게을러진다.
웃지 않으면, 아무 일 없어도 얼굴은 무거운 쪽으로 먼저 굳는다.
그래서 요즘 나는 의식적으로라도 표정을 연습하려고 한다.
거울을 볼 때, 괜히라도 입꼬리를 살짝 올려본다.
처음엔 어색하다.
혼자 웃고 있는 내가 조금은 우스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어색함이 사라질 즈음 얼굴이 먼저 달라진다.
표정이 풀리면 눈빛이 부드러워지고, 눈빛이 부드러워지면 사람을 대하는 마음도 달라진다.
신기하게도 웃는 얼굴은 주름을 감추려 애쓰지 않아도 이미 젊다.
어려서부터 나는 참 잘 웃는 성격을 타고났다.
그래서 지금 내 얼굴은 웃다가 생긴 주름으로 가득하다.
물론 속상해서 울다가 생긴 주름도 있다.
살면서 눈물 한 번 안 흘린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따져보면 울어서 생긴 주름보다 웃어서 생긴 주름이 훨씬 많다.
그 덕분인지 사람들을 만나면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고생한 티가 전혀 안나네요~~”
그럴 때마다 속으로 슬쩍 웃는다.
이 얼굴은 산전수전에 공수전까지 버텨낸 얼굴이라고…
결국 이 주름들은 내가 얼마나 열심히 웃으며 살아왔는지를 말없이 증명해 주는 셈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주름을 지우기보다는 웃음을 더 보태기로 한다.
“머리를 단정히 한다!”
우리 집 양반 말로는 “왜 사자머리를 하고 다니냐~~”한다.
하지만 그 머리는 대충 만든 머리가 아니다.
공을 들이고, 시간도 들인 결과물이다.
노인이 되고 나서 가장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머리다.
머릿결은 힘이 빠지고, 숱은 슬그머니 줄어든다.
이게 은근히 사람을 초라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볼륨을 살리기 위해 구르프를 말고, 브러싱은 있는 힘껏 한다.
마지막은 헤어 스프레이로 단단히 마무리한다.
이 과정이 귀찮을 법도 한데, 막상 해놓고 나면 거울 속 사람이 달라 보인다.
머리 하나 정돈했을 뿐인데 전체 인상이 또렷해진다.
덕분에 밖에 나가면 머리 숱이 적다는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다.
사실 없는 숱이 생긴 건 아니지만, 정돈된 머리는 부족한 것도 감춰준다.
노년의 외모 관리는 거창할 필요 없다.
머리를 단정히 한다는 건 오늘의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걷는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그냥 한 걸음, 두 걸음 내딛는 것만으로도 삶이 달라지고 몸이 달라진다.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
일본의 유명한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나가오 가즈히로’박사님이 쓰신 책이다.
이 책에서 교수님은, 걷기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심혈관, 관절, 소화계통부터 기분과 면역까지 우리 몸 대부분의 기능을 개선해준다고 강조하신다.
왜냐하면 걷기는 심장 박동을 부드럽게 올려주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뼈와 근육을 자극하고, 뇌에 좋은 신경전달물질까지 활성화시키는 전신 운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걷는다.
“걷는 사람 하정우”처럼은 못 걸어도, 아침 저녁으로 조용한 동네 길을 혼자서라도 매일 걷는다.
힘들다고 포기하지 않는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내 몸의 오래된 문제들을 깨우고, 내 마음의 무거운 짐까지 덜어준다는 사실을 익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걷기는 단순한 행동이 아니다.
그건 내 몸과 마음에 보내는 가장 순수하면서도 강력한 신의 선물이다.
“말을 고른다!”
“노인이 되면 입에는 지퍼를 달고 지갑은 열어라”라는 말을 참 많이도 한다.
말뜻은 알겠다.
괜한 말로 분위기 흐리지 말고, 베풀 줄 아는 어른이 되라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미 ‘어르신이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젊은 사람들은 조금 긴장할 수 있다.
그런데 거기에다 입까지 꼭 다물고 있으면 자리는 금세 딱딱해지고 만다.
그래서 나는 선택했다.
입에 지퍼를 달기보다는 말을 고르기로…
젊을 때 ’무드 담당‘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었다.
그 덕분에 지금도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싶으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보태고, 가끔은 남편도 살짝 씹어준다.
너무 점잖고, 너무 어른스러운 이야기만 하다 보면 괜히 벽이 생길 것 같아서다.
그 대신 지갑은 자주 열려고 노력을 한다.
젊은 사람들 틈에 노인인 나를 자연스럽게 끼워주는 것만으로도 사실은 고맙고 황송하다.
그 마음이 먼저라, 밥 한 끼쯤은 기꺼이 대접하고 싶어진다.
마음이 예쁜 사람들에겐 여유가 허락하는 만큼 자주 베풀고 싶다.
’해야 할 말‘과 ’해서는 안 되는 말‘.
이건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고쳐지는 것도 아니다.
젊을 때부터 계속 신경 쓰고, 돌아보고, 다듬어야 하는 일이다.
60부터는 외모가 명함을 대신하다지만, 외모 못지않게 그 사람을 드러내는 건 말버릇인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다짐한다.
예쁜 말을 쓰자!
고운 말을 쓰자!
이왕이면 조금 더 따뜻한 말을 쓰자!
그게 나이든 내가 세상과 계속 잘 지내는 가장 품위 있는 방법인 것 같다.
“명함은 내려놔도, 얼굴은 남는다.”
60이후의 얼굴은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이력서다.
어디에 다녔는지, 무슨 직함을 가졌는지가 아니라 어떤 생활 습관으로 하루를 살았는지, 어떤 표정으로 사람을 대했는지가 고스란히 얼굴에 남는다.
명함은 내려놓았지만 얼굴은 남았다.
그리고 그 얼굴이야말로 내가 평생 써 내려온 가장 솔직한 이력서다.
언제부터였을까.
거울을 볼 때 예전처럼 대충 스쳐 지나가지 않고 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된 것이…
젊었을 때의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피곤해 보였고, 늘 어딘가에 쫒기는 사람처럼 얼굴에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얼굴은 다르다.
온 얼굴에 잔주름이 가득하고, 이마에는 오랫동안 땀 흘리며 살아온 시간의 흔적이 깊게 새겨져 있다.
머리는 어느새 흰머리로 가득 덮였다.
그런데 이상하다.
예전보다 훨씬 더 차분하고, 따뜻하고, 친밀한 얼굴이다.
거울 속의 얼굴이 조용히 말을 걸어온다.
“그래, 열심히 잘 살아왔어~~”
그 한마디에 괜히 마음이 놓인다.
그래서 이제는 알 것 같다.
60이후, 외모는 꾸밈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결과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