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글할매의 행복한 역이민 생활
아무 생각 없이 정말 오랜만에 내 손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참 많이도 늙었다 싶었다.
그 옛날, 선 보던 날...
우리 집 양반이 하던 말이 왜 갑자기 생각이 날까?
"참 손이 예쁘네요..."
지금의 내 손을 들여다보니
정말로 미안하다는 소리 외에는 할 말이 없다.
그동안 참으로 많이도 부려먹었구나 싶은 생각에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뿐이다.
전혀 손 관리라는 것을 한 적이 없는 손답게
그 곱던 손은 다 어디로 가고
퉁퉁 부은 손에 거칠고 쭈글쭈글한
정말 볼품없는 손 밖에 남아 있지를 않네...
새삼스럽게 평생 안 하던 내 손을 살며시 감싸 안아보았다.
참 불쌍하다. 그리고 정말 정말 미안하다.
진작에 좀 더 보담아 주고 관리도 좀 해줬더라면
이 정도까지는 안 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또다시 미안한 마음에 가슴이 쓰리다.
그래도 지금의 이 투박한 손 덕분에
지금의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돼서
한편으로는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이제부터라도 좀 더 자주 들여다보고
로션이라도 더 자주 발라줘야겠다.
볼품없이 변해버린 내 손이지만
나한테는 더없이 소중한 내 분신이기도 한
나의 이 조그맣고 늙어버린 손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덕분에 그 모질고 힘들었던 이민 생활을 접고
무사히 내 나라로 돌아와서
지금 이 편안한 삶을 살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