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글할매의 행복한 역이민 생활
조이엘 작가님의
< 아내를 우러러 딱 한 점만 부끄럽기를 >이라는 책을 읽다가 라이너 쿤체의 가슴 때리는 문구를 만났다.
나보다 일찍 죽어요.
조금만 일찍.
당신이 집으로 오는 길을
혼자와야하지않도록.
- 라이너 쿤체 -
일 년 365일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우리 집 양반을 위해서 내가 하는 기도가 있다.
우리 집 양반을 무사히 먼저 보내고 그리고 내가 가게 해달라고…
하루라도 괜찮고 심지어는 같이 가도 괜찮다고 기도한다.
내가 없으면 그야말로 자기 전화번호도 못 외우는 사람
완벽주의자에다 사람으로 인한 상처로 사람 기피증까지 생긴 사람을 혼자 두고는 도저히 갈 수가 없다.
고약하고 까다로운 사람이
나 없으면 행여 구박이라도 받을까 봐 걱정이 된다.
나 없으면 네비도 제대로 못 만지는 사람,
행여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잃어버릴 까봐 그것 또한 염려된다.
조이엘 작가님처럼 아내에 대한 무슨 끔찍한 사랑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허구한 날 싸우면서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도를 해왔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나의 이 기도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정말로 놀랍게도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남편에 대한 사랑인가 보다.
작가님처럼 그런 뜨거운 사랑은 아니었어도
우리 집 삼식이 아저씨한테 하루 세끼 밥 하는 것 지겹다고 하면서도 하루 세끼를 지극정성으로 밥을 차리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런 기도를 해왔다는 것만으로도
나 역시 남편을 사랑했었나 보다.
김하종 신부님이 하신 말씀이생각이 난다.
누군가에게 밥을 해주는 일은 진정한 사랑이라고…
징글징글한 인생이라고 여겨져 왔던 것이
갑자기 사랑으로 충만해져 온다.
각자의 사는 방식이 다 다르듯이
사랑하는 방법도 다 다를 것이다.
그저 서로 사랑하며 살자!
사랑이라는 것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자.
의외로 가까운 곳에 행복과 사랑이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