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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 책의 저자이신 이동진 작가님은 영화평론가 / DJ / 작가 / 방송인으로 정말로 활동이 무궁무진하신 문화와 예술 분야에서 스타 중의 스타이시다.
이동진 작가님은 본인을 소개해 줄 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해 주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단다.
이동진 작가님은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책을 고르고 서점에서 사서 책장에 꽂는 것까지 책과 관련된 모든 순간을 샅샅이 사랑하신단다. 그렇게 모아진 책이 지금 작가님의 서재에 무려 2만 3천여 권이 된단다.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정말 궁금하고 기대된다.
“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인터뷰하시는 것을 봤다. 빨간색을 좋아하고 숫자를 좋아하신단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취향을 가지셨는데 역시 참 특이하시다. 원래부터 빨간색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고 이동진 작가님한테 이 빨간 안경은 일종의 전투복 같은 느낌으로 세상을 향해서 나갈 때 무장하고 나가는 갑옷 같은 마음으로 빨간 안경을 착용하신단다.
늘 비장의 각오를 하고 세상에 나가시는 이동진 작가님의 모습을 저절로 떠올리게 한다.
숫자를 좋아하신다는 이유에는 이동진 작가님만의 일종의 어른 숫자놀이란다. 그 숫자를 떠 올리면서 그 숫자랑 연결되는 일들을 떠올리신단다. 예를 들어서 <1392 >라는 숫자를 봤으면 1392년 조선 왕조 건국! 이렇게 떠올리는 것이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다. 워낙 숫자에 약한 나로서는 그야말로 할 말이 없다.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책 제목처럼 이동진 작가님은 책을 사는 것부터 시작해서 책의 서문만 읽는 것, 부분 부분만 찾아 읽는 것, 그 모든 것이 독서라고 하신다. 반드시 책을 읽어야만 독서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책을 사는 과정부터의 모든 것이 독서라는 말씀에 공감의 한 표를 던진다.
책을 산다는 것은 그만큼 책을 좋아한다는 의미이고 그 자체로 이미 독서의 준비가 갖춰진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젊었을 때는 참 책을 많이 사기도 했지만 그만큼 또 못 읽고 넘어간 책도 많았다. 읽지도 않을 원서를 폼 한 번 잡아보겠다고 사놓고는 그냥 모셔놓은 것도 많다. 하지만 이동진 작가님 말씀에 의하면 이런 과정 자체도 독서의 길로 접어든다는 것이 참 좋은 위로의 말씀 같다. 그래서 평소에 닥치는대로 책을 읽고 있던 나도 열심히 읽다보면 이동진 작가님 근처라도 갈 수 있을 까 살짝 기대 해본다 ^^
많은 사람들이 이동진 작가님한테 왜 책을 읽으시냐고 질문을 많이 한단다.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작가님의 대답은 늘 같단다.
“있어 보이니까~~”
이동진 작가님 다운 멋지고도 유쾌한 답이다.
“있어 보인다!” 없어 보인다라는 말보다는 정말 백배 천배 훨씬 더 낫다.
우리한테는 지적 허영심이 필요하다는 작가님의 말씀을 다시 한번 곰 씹어본다. 허영심 자체는 자제해야 할 문제이지만 이렇게 지적인 허영심에 대한 욕심은 아무리 과해도 탈이 나지 않을 것 같다. 독서나 영화 감상, 그리고 음악 감상을 부지런히 해야겠다.
할 일은 점점 더 늘어만 가는데 체력은 점점 더 떨어지고 시력 또한 침침해진다.
그래도 지적 허영심에 대한 욕심만은 쉽게 놓지를 말자.
이동진 작가님은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를 유지하는 것”이란다. 재미가 있어야 책을 읽을 수 있고 재미가 있어야만 지속 가능성이 생길 것 같다. 굳이 완독을 안 해도 되니까 완독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으라고 하신다.
나는 책 읽는 습관이 옛날 세대라서 그런지 무슨 책이든지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가면서 웬만하면 끝까지 완독을 하는 편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읽다가 일찌감치 포기한 책이 한 권 있다. 이동진 작가님이 소개하기도 했다. “총. 균. 쇠”라는 어마어마하게 유명한 책이다. 서울대 도서관 대출 1위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1만 3천 년의 인류 역사를 지리 결정론으로 풀어낸 역작이라는데 워낙 유명해서 괜히 폼 잡고 한 번 읽어보려다가 처음 부분만 조금 읽고는 그냥 덮어 버렸다.
내 인생 최대의 비극까지는 아니더라도 참으로 씁쓸했다. 하지만 이동진 작가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이 어려운 책을 완독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단다.
이 부분에서 이동진 작가님의 어록이 탄생한다. “ 인생에서 곡 읽어야 하는 책은 없다.” 내가 읽을 때 재미가 없어서 안 읽힌다면 “아님 말고”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아님 말고”
갑자기 당당해진다.
책을 잘 안 읽는 사람일수록 책을 모셔둔단다. 책이라는 것은 숭배하는 것이 아니고 심지어는 찢어도 된다고 하신다. 책은 읽으면서 밑줄도 막 긋고 여백을 메모로 빽빽이 챙기면서 읽어야 한단다. 너무 아깝고 소중해서 모셔만 둔다면 언제 그 책을 읽을 엄두나 내겠느냐는 말씀이시다.
책 읽는 방법은 다 가지 각색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메모를 해야 한다는 것에는 나 역시 적극 찬성이다. 여고 시절의 내 모습이 새삼 떠올려져서 살짝 웃음이 났다. 노트 정리를 꽤 열심히 했었는데 노트나 책의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그으려면 반드시 자를 대고 반듯하게 긋곤 했었다. 책을 읽다가 중간에 덮을 일이 생기면 행여 조금이라도 책이 구겨질까 봐 나뭇잎 말린 것으로 사이에 끼워두고 아주 조심조심 책을 다루었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때 그 시절에는 나만 그랬던 것이 아니었다. 뭐든지 아끼고 깨끗하게 써야만 다른 사람들이 그 책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앞섰던 것이다.
이제는 뭐든지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바로바로 밑줄도 긋고 메모도 하곤 한다. 독서법 역시 세상이 바뀌었느니까 신세대 독서법을 배워야겠다.
이동진 작가님의 책을 고르는 세 가지 방법
1: 서문을 본다.
2: 차례를 본다.
3: 3분의 2쯤 되는 페이지를 펼쳐본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인 3부에서는 이동진 작가님이 추천해 주시는 책의 리스트가 나온다. 자그마치 800권이나 된다. 다행히 읽어 본 것들도 있고 제목만이라도 들어본 것 들도 있고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아주 생소한 것들도 있었다.
꼭 읽고 싶은 것을 이동진 작가님 독서법처럼 무조건 재미있는 것 순으로 읽어봐야겠다. 읽다가 재미없으면 던져버려도 된다고 이미 이동진 작가님한테 허락 아닌 허락까지 받아놨으니 그저 맘 편하게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도록 하자.
한 사람이 책 한 권을 쓴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 이동진 -
행복한 사람은 습관이 좋은 사람이라는 작가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닿는다. 우리 삶을 이루는 것 중 상당수는 사실 습관이고 이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바로 행복한 것이란다.
신이 인류에게 준 최고의 유희인 독서를 습관화해서 행복한 사람이 되도록 하자.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그냥 이 책 제목처럼 따라만 하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