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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Jan 07. 2024

제주 하귀 동네 사진 교육

업글할매의 디지털 성장 일기

이번 하귀 동네 사진 교육을 마련해 주신 < 하귀나름 >은 ​뭐든지 하기 나름, 그래서 우리가 만드는 하귀나름이라는 슬로건을 갖고 있다.​

이번 사진 교육은 하귀 마을 공동체의 미디어 활성화를 위해서 특별히 준비해 주셨는데 ​너무도 감사하게도 하귀가 아닌 다른 마을에 사는 사람들한테도 이 소중한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이동진 작가님이 책을 왜 읽느냐는 질문에  “있어 보이니까 ~~”라고 멋진 답을 해주셨다. ​난 왜 사진을 배우냐는 질문에  “멋져 보이니까~~”고 답하고 싶다.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보편화되기 전에 근사한 카메라를 목에 걸고 사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일종의 로망 같은 것이 있었는데 먹고 사느라고 하도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카메라로 사진 찍기는커녕 ​그 좋다는 관광지 한 번 제대로 못 다녔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너무도 감사하게도  “하귀 동네 사진교욱”이라는 프로그램이 생겨서 다행히 사진에 대한 기초 지식이라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 강의를 신청했던 진짜 목적은 이제 막 초보 브런치 작가를 시작하면서 ​매일 같이 브런치에 글도 올리고 사진도 같이 올리다 보니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좀 더 예쁘고 좋은 사진을 올리고 싶다는 또 다른 욕심이 생겼다.

사람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더니 왜 이렇게 공부에 대한 욕심은 식을 줄을 모르는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살아오면서 달리 큰 욕심은 없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공부에 대한 욕심과 먹는 것에 대한 욕심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를 않는다.

아마도 공부에 대한 욕심은 여고시절에 그렇게 대학을 가고 싶었는데 가정 형편상 포기하고 나서의 한이 아직도 남아 있어서 일 것 같고 ​먹는 것에 대한 욕심은 완전히 우리 삼식이 아저씨 덕분이다.

워낙 외식을 죽어라고 싫어하는 사람과 오랜 세월을 함께하다 보니 먹고 싶은 것에 대한 한이 맺혀서 일 것이다.

공부욕심도 과하면 체한다고 하더라. ​요즘에 들어서 약간 공부로 인한 체증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다. ​역시나 체력이 딸려서 인 것 같다. ​하지만 체했을 때는 까스 활명수가 최고이더라. ​한 병 딱 따서 마시고 계속 공부를 해야겠다.

공부에 대한 끈을 놓는 순간 이미 노화는 시작된다니까 ​100세 시대에 이제 칠십을 막 넘긴 내가

벌써 노화가 오면 안 될 것 같다.




이번 < 하귀 동네 사진 교육 >은  제주시 하귀에 있는 < 카페동경앤책방 >이라는 아주 멋진 북카페에서 열렸다.

< 카페동경앤책방 >에서는 하귀에서 작은 음악회도 주최하면서 주민들에게 문화 소통의 장을 만들어 주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 BEST STORE >라는 상도 받으셨나 보다.

앞으로는 북토크도 자주 만들고 싶으시다는 말씀에 자주 들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동경앤책방
카페동경앤책방

커피 내리는 사장님과 반려견 그리고 음악 모든 것이 멋지게 잘 어우러진다. 우리가 대접을 해드려야 하는데 주최 측에서 오히려 참가자 전원에게 맛있는 커피를 사 주셨다.

황송할 따름이다.^^

어딜 가면 늘 내가 사야 마음이 편한 사람인데 이렇게 거꾸로 대접을 받으니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참 행복하다.




이번에 소중한 시간을 내 주신 고훈철 작가님은 제주도 협재가 고향이시란다. ​태어나면서부터 바다와 늘 함께 해서 정작 제주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랐다가 ​사진을 제대로 찍기 시작하면서 그때서야 비로소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는 ​진심으로 사랑을 담아 제주도의 자연을 카메라에 담으신단다.

이렇게 제대로 제주도가 보이기 시작하니까 너무도 아름다운 곳들이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제주도만 다녀도 시간이 없어서 굳이 다른 곳을 가려고 하지는 않으신단다. ​내가 살고 있는 가까운 곳부터 제대로 시작해 보자라는 마음을 다시 한번 다지게 하는 말씀이었다.

​​

“픽슬로”라는 닉네임의 고훈철 작가님은 아직도 젊으시지만 더 젊었을 때는 ​오직 집하고 회사만 왔다 갔다 하는 틀에 박힌 생활만 하다가 ​어느 날 선배 과장님의 진심 어린 조언으로 일도 중요하지만 삶의 여백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사진이라는 취미를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때부터 비로소 픽슬로라는 이름에 걸맞은 여유 있는 삶을 즐기게 됐다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이야기하셨다.



고훈철 작가님은 이렇게 조언을 해주신다.​ 사진 한 장 한 장이 모두 스토리가 될 수 있단다. ​내가 정말로 찍고 싶은 것을 찍으면서 내 인생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사진은 빛의 예술이지만 또한 삶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다.


첫째 날과 둘째 날은 사진 기술적인 면에 대한 이론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공부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도 많이 나오고 또 조리개나 Iso라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숫자만 계속 나오니까 솔직히 머리가 좀 아팠다.

그래도 이 고비를 넘겨야만 한단다.

그래야 폼 잡고 사진을 찍을 수가 있단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가 아니라 ​영원히 스타일 안 나게  자동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폼 나게  사진을 찍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을 믿고 조리개랑 Iso의 숫자랑 친해져야 할 것 같다.

이 것을 넘어섰을 때의 그때의 사진이 갖다 주는 결과물은 아마도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나도 한 번 폼나게 살아보자.


마지막 날은 바깥으로 나가서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실습을 했다. ​비록 멋진 카메라를 목에 걸진 않았어도 미래의 사진작가를 상상하면서 나름 폼 잡고 다녀봤다.

누구의 말도 신경 쓰지 말자. 나 스스로 작가라고 생각하면 바로 내가 작가인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있는 대로 폼이란 폼은 다 잡고 카메라대신 핸드폰을 목에 걸고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다. ​행여 핸드폰 떨어뜨릴까 봐 그렇지 않아도 떨리는 손이 더 떨렸다.


실습 겸 마을 입구를 돌아봤다. 오래된 팽나무 아래에서 기념 샷도 한 컷 찍었다.



픽슬로  작가님은 그동안 주로 젊은 분들을 위한 강의를 많이 하시다가 ​이번처럼 약간 어르신들 모시고 하는 강의는 처음이라고 해서 모두들 깔깔대고 환하게 웃었다. 그래도 내가 보기에는  칠십 대인 나를 빼고는 전부 40대 초반분들이시라 많이 젊어 보였다.

3일 동안 나이 든 사람들 가르치시느라고 정말로 고생 많으셨던 우리 고현철 작가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함께 하신 모든 학생분들의 그 뜨거운 열정에도 진심으로 응원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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