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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Jan 15. 2024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업글할매 책방 #29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의 저자이신 강용수 작가님은 책 제목에 일부러 “마흔”이라는 단어를 붙이셨단다. “마흔‘이라는 것은 청춘기를 지나서 노년기로 넘어가는 그런 과도기이자 전환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하신다.


즉 ”마흔“은 우리 인생에서도 한 번쯤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를 되돌아볼 수 있는 그런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가장 도움을 줄 수 있는 철학자가 쇼펜하우어라고 생각이 돼서 책 제목을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라고 지으셨단다.


참 멋있는 책 제목이 이렇게 탄생을 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쇼펜하우어라고 하면 흔히들 염세주의자로 알려져 왔지만 실제로는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신 분이기도 하단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쇼펜하우어가 전하는 행복의 메시지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천하고 고통스럽게 살더라도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낫다는 삶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과 악착같은 욕망을 나타낸 말이라고 강용수 작가님은 설명해 주신다.


그만큼 살고자 하는 의지는 인간의 본능이란다. 염세주의자로 불리는 쇼펜하우어도 가장 큰 고통이 삶에 대한 염증만큼이나 컸던 삶에 대한 애착이었단다. 면도 칼로 자신의 목을 벨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발사에게 면도를 시키지도 않았고, 행여 화재라도 날까 봐 2층 방에서는 절대로 잠을 자지 않았단다.


늘 삶에 대한 회의를 잔뜩 품고 살면서도 죽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것이다. 아직은 ”이승“에서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자체에도 감사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해야 그 사람의 마음에 들까“고민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단다. 남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 남한테 호감 가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서 참 많은 것을 희생하고 살아왔던 것 같다.


작가님 말씀처럼 결국 그런 노력이 아무런 실속이 없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게 된다더니 살아보니까 정말로 나중에서야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깨닫게 되더라. 이제부터라도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가까이 두고 벗 삼아 더 이상 어리석게 살아가는 것은 피해야겠다.


남한테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 정말 부질없는 짓이다.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으면 행복에 가까워진다는 이 지극히 간단 명료한 말의 실천이 그전에는 왜 그리도 어려웠는지 모르겠다. 이제 칠십을 막 넘기고 나니까 이제서야 이 말이 주는 진정한 의미를 깨우치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이것 또한 내려놓음의 기술일 것이다. 모든 것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바라지를 않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괴롭히던 많은 것들로부터 해방이 되어있는 나를 발견할 것이다.


이래서 나는 ”소확행”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한다.


나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타인의 마음은 피상적이며, 천박하고, 왜곡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대 이상의 좋은 평가를 바랄 수가 없단다. 타인은 정작 나의 일에 크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는 작가님의 말씀에 공감하고 또 공감한다.


나도 남을 평가할 수 없고, 남도 나를 평가할 수 없다.


나에 대한 타인의 관심이 크게 없듯이 나 또한 타인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가지지 않다 보면 자연스럽게 남에 대한 평가를 안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교하지도 말고 비교 당하지도 말자.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요인은 명랑한 마음이란다. “많이 웃는 자는 행복하고, 많이 우는 자는 불행하다"라는 지극히도 상식적인 것을 우리는 잘 못하고 있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그렇게 오랫동안 귀가 닳도록 듣고 살았으면서도 왜 사람들은 점점 더 웃음을 잃어가는지 마음이 너무도 안 좋다.


웃을 수 있는 것도 능력이란다. 별다른 능력은 크게 없는 것 같은데 정말 천만다행으로 잘 웃는 것을 타고났다. 하늘을 우러러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 할 일이다. 웃음이 없는 사람이 노력한다고 반드시 잘 웃게 되는 것은 아니란다.


늘 근엄한 얼굴을 하고 있는 우리 집 양반한테는 트로트라는 명약이 있다. 그렇게 해서라도 웃음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감사할 일이다.


늘 웃음을 잃지 않고 명랑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건강 또한 지킬 수 있으면서도 행복도 자연스럽게 찾아온다는 것을 잊지 말자.


요즘은 잘 생긴 사람보다는 개성 있는 사람이 더 인기 있다고 한다. 나 역시 잘 생겼다고 하는 사람들보다는 오히려 자기만의 뚜렷한 개성과 색깔을 갖고 있는 사람이 더욱더 호감이 간다. 이상하게도 오랫동안 이러한 생각이 변하지를 않는 것을 보면 확실히 개성 있는 사람이 싫증도 안 나고 더 매력적인 것 같다.


우리 집 양반은 옛날 사람이라서 연예인은 무조건 잘 생기고 예쁘고 몸매도 좋아야 배우나 가수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은 완전히 이러한 틀에서 영락없이 벗어나 있다.


외모보다는 그 사람이 풍기는 카리스마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사람의 생김새보다는 갖고 있는 따뜻한 마음씨가 있나를 먼저 본다. 인간적으로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야 팬으로서도 가까워지는 것 같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은 불편해서 싫다.


혼자 있는 능력이 생겼을 때 가치있게 살 수 있단다. 쇼펜하우어의 말에 의하면 지적인 능력이 클수록 혼자 지내려는 경향이 강하고 지적 능력이 떨어질수록 어울리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요즘 자기 계발의 화두가 “홀로서기”이다. 난 처음 이 단어를 접했을 때는 그냥 외롭게 혼자 사는 것인 줄 알았다. 진정한 “홀로서기”라는 것은 혼자서도 뭐든지 당당하고 외롭지 않게 내 마음을 내가 관리하고 내 스스로 삶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란다. 즉 혼자 있어도 전혀 고독하지 않고 혼자서도 스스로의 삶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거의 칠십이 다 되어서야 “홀로서기”라는 것에 다다른 것 같다. 너무 늦게 깨달았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이제라도 깨달아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 또한 든다. 이제는 더 이상 혼자라는 것이 두렵지가 않다. 혼자라서 외롭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이 주는 평온함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삼식이 아저씨하고 함께하는 생활 속에서 주어지는 “혼자만의 시간”이라는 것이 그리 많지를 않다 보니 어쩌다 주어지는 나 혼자만의 시간이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혼자만의 시간”이 주는 의미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게 됐다는 사실이 참으로 중요한 것 같다. 혼자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모든 근심 걱정으로부터 자유롭게 해방되는 것 같다.



이 세상을 떠날 때 어떤 이는 “무상” 하다고 한탄하지만 또 어떤 이는 “소풍“처럼 기쁜 마음으로 떠날 수도 있다고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즉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이 그 삶의 전부인 것이란다.


우리가 세상의 고통에 대해 굴복하지 않고 타인에 대해서도 늘 당당한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삶의 지혜가 필요한데 이것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란다. 현명하게 품격을 쌓고 교양 있게 나이가 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독서와 사색, 그리고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통찰이 필요한데 이것을 위해서는 우리는 죽는 순간까지 쇼펜하우어의 행복론에서 배워야 할 것이라고 강용수 작가님은 강조하고 또 강조하신다.


그러다 보면 운명은 나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씀에 오늘부터는 침대 머리맡에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를 갖다 놔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열심히 읽고 실천하다 보면 더 나아지는 운명을 맞이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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