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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Jan 12. 2024

삶 껴안기 ( 황창연 신부 )

업글할매 책방 #27

황창연 신부님은 가톨릭 교단 안퍆에서 다양한 강연 활동을 펼치시면서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계시는 분이다.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를 확실하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신다.모처럼 가슴을 두근거리면서 황창연 신부님의 책을 펼쳐본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라고 했다. 그만큼 인간은 외로운 존재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나아가 서로를 꼭 껴안아주며 살아야 한다고 황창연 신부님은 말씀하신다.


자기 삶을 애정 어린 손길로 가장 힘껏 껴안아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란다.


나를 껴안아 본 적이 언제였던가…


내 나이 칠십이 되도록 왜 나는 나를 껴안아주지를 않았던가…


그래도 천만다행으로 얼마 전부터 자기계발서를 부지런히 읽은 덕분에 이렇게 신부님처럼 자기 자신을 사랑해 주라는 말들을 많이 듣고 있어서 가끔 한 번씩 흉내는 내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신부님 말씀처럼 그냥 나를 껴안는 것이 아닌 애정 어린 손길로 힘껏 껴안아줘야겠다.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나?


우리 어릴 적부터도 참 많이도 들어왔던 말이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는데 신부님 말씀대로 요즘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가진 사람이 가지지 못한 사람을 무시하는 일이 자주 뉴스에 나와서 너무도 속상하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그 누구에게도 다른 사람을 무시할 수 있는 권한을 준 적이 없으시단다.


미국에서 오랜 이민생활을 접고 막상 한국으로 돌아와보니 너무도 심한 갑질에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미국에서는 직원과 손님의 관계가 친구 같은 수평관계라면 한국은 직원과 손님이

완전 수직관계였다.


감히 어따대고 고객 얼굴을 쳐다보냐는 식이다.


네! 고객님!


난 이 말도 그렇게 듣기가 싫었다. 늘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네, 고객님!!“이라면서 대답을 하는 직원의 얼굴을 괜히 어색하고 미안해서 오히려 내가 쳐다보지를 못 할 정도였다. 언제나 돼야 한국도 미국처럼 직원이 고객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HI !”라고 인사하는 날이 올까…


황창연 신부님은 말씀하신다. 우리는 누구나 직업의 귀천을 떠나서 하느님께서 붙여주신 수호천사라는 보디가드가 곁에 있단다. 그러니 이 세상 그 누구도 사람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란다.




한국에 머물렀던 영국인 저널리스트 다니엘 튜터가 한국에 대해서 쓴 책이 있다.

“Korea: The Impossible Country!”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비록 경제적인 기적을 이루어서 풍요롭게 살게는 됐지만 삶의 기쁨을 잃어버리는 큰 희생을 치른 우리에게 딱 맞는 제목이라고 신부님은 말씀하신다.


왜 이 말이 이렇게 서글픈지 모르겠다. 맞는 말인데도 불구하고 그 영국인 기자가 밉다.


한국에 대해서 알면 얼마나 안다고…


하지만 틀린 말이 아니기에 우리 모두 이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뭣이 중한디…라는 유행어처럼 정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그리고 진정한 가치가 어떤 것인가를 배우고 또 배우자!


다행히 요즘 대한민국의 생각 있는 많은 젊은 사람들이 “돈 쭐 내러가자~”등의 선한 일들을 하는 모습이 너무 좋다.


어디 기자 양반 안 계시나…


이런 것 안 찍고 뭘 찍으시는지…


두 번 다시는 외국인 기자들이 잠시 머물다가 돌아갈 때 서글픈 한국의 현실은 안 들켰으면 좋겠다.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단다. “한 개의 촛불로 많은 촛불에 불을 붙여도 처음 촛불 빛은 약해지지 않는다.” 나눈다고 해서 적어지거나 소멸되지 않는다는 뜻이고 오히려 빛을 나눔으로써 세상은 더 환해진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나눔”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이담에 때가 되면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한다. 지금 당장은 나눌 것이 충분하지가 않단다. 항상 나누는 사람들을 보면 충분해서가 아니다. 지금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같이 나누는 것이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옛날의 대한민국은 참으로 정이 넘치던 시절이었다. 양푼이 그릇 하나 달랑 들고 밥 달라고 찾아오는 거지들한테도 그냥 돌려보내는 법이 없었다.


이웃집에 사는 동네 친구네가 수저가 몇 개 있는지도 알았고 맛있는 것 만드는 날에는 애들 손에 냄비 하나씩 들려서 부지런히 나눠 먹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생긴 것 같다.


50년 만에 돌아온 지금의 대한민국은 너무도 낯설다는 우리 집 양반의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래도 살다 보니 아직도 구석구석에는 이런 잔 정들이 남아 있는 것 같아서 한 줄기 희망의 빛은 보인다.


고려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허태균 교수님 말에 의하면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고 미국은 재미없는 천국이란다. 어쩜 이리도 기가 막히게 딱 맞추셨는지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다.


어느 곳에서 사는가는 개인의 취향이지만 거의 50년이라는 세월을 미국에서 산 우리 집 양반이 헬조선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으로 다시 돌아온 것을 보면 아무리 지옥 같아도 재미없는 천국보다는 나았나 보다.




황창연 신부님은 말씀하신다.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임을 잊지 말고 살란다. 진정으로 행복해지고 싶다면 가만히 앉아서 누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정신 상태부터 바꾸라고 하신다.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사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알아서 사 먹고 행복해지고 싶다면 지금 당장 행복한 일을 만들어 보라고 하신다.


나중은 없다고 강조하신다.


지금 당장 하라신다.


황창연 신부님의 강의를 자주 듣다 보면 늘 강조하시는 것이 있다.


“먹고, 마시고, 놀자!”라는 것이다.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들과 먹고, 마시고, 놀았다는 구절을 묵상할 때마다 황창연 신부님은 가슴이 먹먹하시단다.


“먹는 데서 정 난다"라는 옛말처럼 함께 먹고 마시고 논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나이 들면 들수록 더 뼈저리게 느껴져 온다.


함께 모여서 먹고, 마시고, 놀 수 있는 날이 점점 더 사라져 가는 두려움 때문일까…


우리 언제 밥 한 번 먹자!


그전에는 이렇게 말하면 바로바로 같이 밥 먹을 날짜를 잡곤 했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그저 인사치레로 하는 경우가 많단다. 아마도 코로나가 몰고 온 이상한 기류인 것 같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오랫동안 먹고, 마시고, 놀았으면 좋겠다.


도무지 같은 취미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우리 부부 두 사람이 의기 투합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남들 잘 먹이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풍조가 생겼다. 예전에는 누가 밥을 사면 진심으로 고맙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했는데 이제는 왜 부담스럽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아마도 한 번 얻어먹으면 나도 한 번 사야 하는데라는 부담감이 생기나 보다. 진심으로 잘해주고 싶어서 베푼 마음이 오히려 상대방을 부담스럽게 한다는 것처럼 쓸쓸한 일이 또 있을까…


나이가 들수록 지갑은 열고 입에는 지퍼를 달으라고 한다. 난 항상 지갑은 열려 있는데 입에 지퍼를 못 달아서 늘 혼난다. 우리 집에는 늘 먹을 것과 마실 것이 무료로 준비되어 있지만 늙은이 사는 집이라서 그런지 오는 사람이 별로 없다.


누구랑 먹고, 마시고, 놀까? 그것이 문제로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


황창연 신부님은 또 말씀하신다. 나를 비쳐줄 거울 같은 친구를 만나는 제일 좋은 방법은 나 자신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란다. 혼자 집 안에 들어앉아 누군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면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확인할 길이 없단다.


그러니 적극적으로 밖에 나가 활동을 하면서 내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으라고 늘 신부님께서는 말씀하신다.누군가에게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부끄럽고 아픈 상처까지도 보여줘야 한단다.


이것이 바로 인생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황창연 신부님은 오늘도 말씀하신다.


나의 부끄럽고 아픈 상처까지 남한테 보여준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세상이 바뀌어 가면서 더 가슴 아프게 느끼고 있다.


그래도 해야 한단다.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으니까…




어르신들 가운에 숨겨놓은 비상금을 어디에 뒀는지 잊어버리고 사시는 분들이 꽤 많으시단다. 이런 비상금은 꼭 어르신한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 같다.


지금이야 인터넷 뱅킹 등 모든 것이 편하게 돼있어서 더 이상 비상금을 따로 보관은 안 할 것 같은데 우리가 미국에 살 때만 해도 인터넷 세상이 아니다 보니 많은 이민 1세들이 역시 장롱이나 침대 그리고 쌀통 같은 곳에다 비상금을 보관하곤 했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어쩌다 한국 사람 집에 도둑이 들면 그 도둑들이 한국 어르신들이 장롱이나 살통에 현금을 보관한다는 것을 알고 온다는 것이다. 어디서 미리 정보를 듣고 오는 것이다.


한국에서나 그 머나먼 이국 땅에서나 한국 어르신들은 평생 일만 하면서 죽자 사자 모으기만 했을 뿐 벌벌 떨어서 쓰지는 못했다. 이렇게 알뜰히 모은 돈이 한국 어르신들한테 있다는 것을 알고 그런 돈을 훔치러 오는 못된 인간들이 어느나라에나 있었다.


요즘 인터넷에 “쓰죽회”라는 동호회가 있단다.


”쓰다가 죽자“라는 말이다.


이것 또한 마음대로 되지를 않는다.


난 평생을 고생만 하다가 이제 조금 살만하니까 앞으로는 하고 싶은 것도 하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으면서 쓰다가 죽자라는 편이고 전쟁 겪은 우리 집 양반은 죽는 순간까지도 알뜰하게 살다가자식한테 한 푼이라도 더 물려주고 가잔다.


이 사람을 이길 자신은 도저히 없으니까 이번 생은 망했다고생각하면서 살기로 했지만 참 억울하다!!


언제 한 번 황창연 신부님을 만나게 해야겠다^^



황창연 신부님은 또 이렇게 말씀하신다. 누구에게나 하느님께 받은 능력이 있단다. 그 능력은 나이가 들었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란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강조 또 강조하신다.


나이나 신분이나 현재 처한 환경에 관계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을 갈고닦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삶이 진짜 인생이라고 신부님은 힘주어 말씀하신다.


갓생!

God + 인생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이다.


남들에게 모범적이고 부지런한 삶을 뜻한다.


꼭 젊은 사람들만 “갓생”하라는 법은 없다.


우리 같은 시니어들도 오늘부터는 “갓생”이다.


평화로운 인생을 살고자 한다면
“끌어안는 삶”이어야 합니다.
삶 껴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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