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즐비한 가능성속에서 헤매이던 20대 난 세례를 받았다.
술을 매일 마시며 가족을 힘들게 하신 아버지와 가족을 책임지지 않기에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어머니, 그리고 스물이 넘었지만 어린시절과 나의 환경은 별다른 변화없이 살아가고 있다는것은 느낀 어느날이었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탓하며 온갖 험담을 퍼붓고 아버지는 술에 취해 밤길을 헤메고 있던 그날 벗어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나도 어딘가에 기대어 숨을 쉬고 싶었던 것일까 밤새도록 해결되지 않는것들을 생각하며 이리뒤쳑 저리뒤척 했다 기억난다 몸도 마음도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웠다 그 몸을 끌고 난 하느님이 보이는 곳으로 가지 않으면 못살듯 악착같이 걸어갔다. 지푸라기를 왜 그곳으로 정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그곳에 가면 쉴수 있고 나도 하고 싶은 말을 할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세례를 받고 난 신자가 되었다. 이곳이 날 성숙시켜줄거라 믿었으며 구원을 받을수 있을거라 믿었다. 그리하여 난 성당으로 향했다.
성당은 낯설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지만 내 자리가 어디인지 모른채 어색한 시간들로 채워졌다. 새신자교리를 받고 세례를 받으려고 한 날 난 결혼할 사람의 죽음으로 세례를 받지 못했다. 왜 이런일이 일어난걸까 이렇게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데 나에겐 불행이란 이름으로 슬픔이란 거죽이 씌어지는것일까 세례를 받지 못하고 난 그날 밤 텅비어 있는 성전에 앉아 하느님을 원망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었다.
시간이 지나 세례를 받지 못한 나를 위해 신부님은 개인적인 세례성사를 주셨다.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더욱더 바르게 살겠다고 하느님께 결심했으리라 더 바르고 솔직하게 살것이니 제발 나에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며 간절함으로 세례를 받았다.
생각해보니..내게 주어진 환경들과 사건들이 내가 바르게 살지 못해서 나타난 일이라고 생각했었던 같다. 가난한 집과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 그리고 생존력으로 살아가는 어머니 그리고 결혼을 앞둔 죽음은 내가 열심히 살지 않는 댓가라고 생각했다. 좀더 세상을 똑바로 걸어간다면 나에게 이런일은 이러나지 않을거라 믿었다. 그러기 위해 내 삶을 지켜보는 존재가 필요했고 난 그 존재 앞에서 벌거벗은 사람으로 있고 싶었다. 잘못이 있으면 바로 고해를 하고 다시는 그렇게 살아가지 않으리라 말할수 있는 존재...난 그런 이유로 가톨릭를 선택했다. 지금의 나이가 되어 그때를 바라보면 안타깝지만 최선의 선택이었었다. 헤메는 길 위에서 이탈되지 않고 나를 스스로가 방기하지 않기 위해, 나를 보호하기 위한 선택. 그래서 아버지도 어머니도 나로 인해 힘들어하지 않을 선택을 했다. 나에게 주어진 어떤 조건들도 버리지 못하고 수용하지 못한채 쩔쩔매던 그때의 나에게 오늘은 가만히 옆에 있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