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나친 엄마같다
2학기가 들어가면서 첫 아이가 대인관계가 힘들다는 얘기를 지나가듯 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야간자율학습, 그리고 남자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는 늘 머리가 아프고 허리가 아프고 때론 마음도 아파했다. 1학기땐 그런 와중에도 비를 맞으며 축구를 했고 인스타를 보며 같은 반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키득키득 웃곤했다. 그런것이 애정이려니 동지려니 했다. 나도 그런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으니까. 공부라는 무게를 함께 짊어지고 있다는 공동의식으로 함께 동고동락하며 나타나는 여러가지 감정과 상황들 속에서 애틋함이 느껴지는 관계가 될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들에게 나중에 생각해보면 가장 깊은 관계가 될거라고 단정지어 말했다.
첫아이는 선이 굵지 않다. 다툼이 있고 난 다음에도 카톡으로 또는 전화로 사과를 하고 내가 잘못한것도 구구절절 나열해서 기어히 미안하다는 말을 받아내기도 하고 친정엄마가 왔을때 우리 집에서 할머니의 비위를 가장 잘 맞춰주는 아이이다. 생각이 많고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해서 그 마음이 고맙기도 하고 때론 아프기도 할때가 있다. 그냥 지나쳐야 하는 순간을 가슴에 담고 있기도 하고 참기도 하는 모습을 본다.
성당에서 신부님이 아이의 여자친구가 독일인이라는 사실을 언뜻 말씀해주셨다. 첫번째 여자친구와 헤어진지 8개월만인듯 하다. 말하지 않는 속마음이야 알지만 신상의 변화를 미리 미리 말해주지 않는 아들의 행동은 이해보다 마음 한켠이 허전해짐을 느낀다. 남편과 그런 아들의 태도에 대해 험담아닌 험담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남편 핸드폰으로 아들 문자가 한달동안 정지 된다는 이상한 문자가 왔다. 학교 끝난후 온 아이에게 부랴부랴 사실을 물으니 돈이 필요해서 친구에게 물어봐서 문자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것이 문제가 된듯 하다는 말이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서 찾아본 결과 미성년자에게 문자를 보내게 하고 문자를 보냈다는 확인이 되면 한달을 기준으로 입금을 해주는 사기 아르바이트였던것이다. 사이버수사대에서도 경고로 인터넷에 뜨고 있고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다다라서 나만 몰랐지 인스타를 하는 청소년들은 그것이 어떤 수준인지 알고 있을정도였다. 아이는 윤리와 도덕적인 잣대가 강한 편이다. 그런 아이가 이런 행동을 했다는것을 믿을수가 없었고 그때부터 지금 난 아이의 상황을 제대로 인지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이의 얘기인즉은 공부가 하기 싫었고 친구가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를 자신도 할수 있냐고 물었단다 그리고 시작했다고 한다. 돈은 늘 당당하게 벌어야 한다고 말했던 엄마의 말을 기억했지만 돈이 필요했단다. 그 일을 하면서 이렇게 돈을 벌수 있는데 왜 사람들은 저렇게 어렵게 돈을 벌까 의아한 마음도 들었다고 한다. 일주일 정도 하다 보낸 문자의 내용이 심상치 않았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안그래도 그만둬야 하나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때마침 독일에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독일에 가고 싶어서 그런 거냐고 물었더니 그건 아니라고 했다. 아주 단순히 공부가 하지 싫고 힘들다는것이다.
그렇게 노동과 돈에 대한 나름대로의 신성한 의미를 아이에게 다시 한번 알려주고 그 사건은 여러가지 조치를 취한뒤 일단락 되었다. 아이와 함께 남편은 단둘이 캠핑을 갔고 그곳에서 하고 싶었던 많은 말들을 서로 나누었다. 그 얘기를 토대로 시작된 일련의 일들이 시작된다.....그리고 지금까지 나를 아이를 괴롭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