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실 안녕? 달팽이도 안녕? 아참 달팽이의 이름을 어제 정했었는데, 달팽이의 이름은 핑핑이였던가 핑퐁이였던가. 아무튼, 너도 안녕! 텀블러를 책상 위에 내려놓을 때, 창문으로 들어온 햇빛이 눈이 부시다.
아... 이 아름다운 아침아. 실성은 이런 것이다.
그들이 오고 있다!
그들은 온몸으로 "내가 지금 간다"를 어필하며 온다.
웃으며 맞이한다. 억지로 웃는 건 절대 아니다.
아침마다 뽀송한 얼굴로 들어오는 그들은 정말 해맑고 예쁘다. 그 얼굴 그대로 안아달라고 달려든다. 레트리버 12남매 같은 느낌이다.
3월 한 달을 잘 어르고 달래고 어구 잘했다 칭찬하면,
가방 걸고, 옷 정리하고, 책을 펴고 자리에 앉는다.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눈을 제법 크게 뜨고 도레미파'솔'정도의 음으로 칭찬한다. "어머나~ 잘했쪄"
가끔 이 버릇이 남편에게도 나온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두 눈이 흔들리고 잠시 정적이 흐른다.
그럼, 나는 박수까지 쳐준다. "아이구~ 잘했쪄"
유치원 교사와 사는 남편은 이런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세뇌시킨다. 먹히지 않는다. 그래도 싫지는 않은 눈치다.
역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
음, 훌륭한 아침이야. 아까 내려놓았던 텀블러를 집어 들었다. 그 순간 복도에서 범상치 않은 소리가 들린다.
텀블러를 내려놓고 참견하러 복도로 가야 한다.
그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포켓몬스터 카드를 들고 와 누가 더 센가 토론 중이다. 아니, 우기고 있다.
그 와중에 그 요란함을 구경하던 한 녀석은 물통을 놓쳐서 바닥에 이미 물이 줄줄 흐른다. 아~ 아름다운 아침이야.
괜찮다. 물은 닦으면 되고, 포켓몬스터는 둘 다 멋진 걸로 정리하면 된다.
복도를 정리할 동안 교실 안은 책을 읽기 싫어하는 자들로 인해 다소 소란해졌다. 얘들아 책 읽는 것은 너희들의 생각주머니가 커지는 일인데......(이미 안 들림)
그래도 그중 몇 녀석은 정말 기가 막히게 책에 집중하고 있다. 새침한 한 녀석은 눈짓으로, 몸짓으로 너무 시끄러워서 책을 못 보겠다고 의사표현을 한다. 모여 앉을 때가 됐다. 겨우 모여 앉았다. 드러눕거나 옆 친구를 못살게 굴거나, 의자에 반쯤, 바닥에 반쯤 붙어있거나.
매일 보는 아이들이지만 나에게 어제 뭐했는지 꼭 이야기를 해줘야 하니까, 친절하게 다 들어준다. 사실 매일매일이 같지만 늘 다르다. 그것도 신기하다.
동화책을 한 권 읽어줘야 하루가 시작된다.
"헨젤과 그레텔을 괴롭힌 마녀는 굴뚝에 갇혀서 죽었답니다." 하하하...... 뭐라고?! 가끔 동화책의 결말이 이래도 되는가 흠칫 놀란다. 잠깐 동화책 그대로 읽어줘야 할 것인지 내 마음대로 내용을 바꿀 것인지 고민한다. 작가의 의도를 존중하기로 한다.
우유를 먹어야 한다.
"반만 먹을래요. 안 먹어요. 코코아 가루 타 주세요. 컵에 먹을래요. 남길래요. 쏟았어요. 까 주세요. 안 뜯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