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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냥한 김선생님 Jun 09. 2024

푸앙이

철없어 보여도 괜찮아!

이거슨, 유아교육과 버전 마스코트 푸앙이인형

학교 다닐 때, 캠퍼스 안으로 유모차를 끌고 나타나던 선배들이 있었다. 뭘 저렇게까지 학교에 다시 오고 싶을까, 유난이다 생각했었다.


라떼는 말이야, 저런 마스코트가 없었다.


곰두리식당에서 김치볶음밥을 사먹고 카우버거로 한끼 해결하던 스무살.

청룡탕 근처에서 음주가무나 관심이 있었고, 중앙도서관 계단은 도대체 몇 개인가 밝히는데에 더 노력을 기울이던 젊은이들이었다.


후배들이 기특하게도 푸앙이 인형을 주문받고 있다고 했다. 소문을 들은 우리는 일단 주문부터 넣었다. 그리고나서  졸업생도 가능한 건가? 잠시 머뭇거렸으나 우리의 의지는 꺾지 못한다. (술김에는 더욱!)

학교가 그리웠던 것일까, 학교 다니던 그 시절이 그리웠던 것일까.

이제는 선배들이 왜 그렇게 유모차를 끌고 캠퍼스에 다시 왔었는지 그 마음이 이해가 된다.

 지금의 후배들에게 우리는, 

졸업하고 단체로 마스코트인형을 주문하는 선배들의 모습이,  어떻게 보였을까?


어설프지만 인스타로 주문을 넣고, 뒤늦게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동기를 닦달하여 반년만에 푸앙이 인형을 받았다. 유아교육과 버전답게 빨간색 과잠, 유치원 모자, 가방까지 풀세팅이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빨간색, 파란색 촌스런 색감에 이게 뭔가 싶기도 하겠지만.

소중하다. 푸앙이.

철없어 보여도 어쩌겠나.

푸앙이를 받은 순간,  새내기로 되돌아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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