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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어화 Aug 14. 2021

현대판 개미와 베짱이

-고학년 및 어른들을 위한 현대판 동화-

아파트 공원에 개미네와 베짱이네가 살았어요.

개미네 가족들은 부지런히 먹이를 나르며 열심히 일했어요.

베짱이네 가족들은 기타와 여러 악기로 연주를 하고 노래를 부르며 열심히 살았어요.


따가운 햇빛이 내리 쐬는 여름날,

베짱이네 가족은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노래를 불렀어요.

"여름~여름~여름~~ 즐거운 여름~

시원한 냇가에서~"

"여보, <여름> 부분은 노래를 나누어 부르고 <즐거운 여름>다 같이 합창으로 부르면 좋겠어요."

"그럴까요? 그럼 얘들아, 엄마 말대로 다시 연습해보자."

아기 베짱이들이 ""라고 대답하며 다시 노래를 불렀어요.

"영~차! 영~차!"

개미네 가족들은 커다란 먹이를 나르고 있었어요.

"이 더운 날씨에... 좀 쉬었다 일하세요."

"괜찮아요. 부지런히 일해야 겨울 동안 굶어 죽지 않지요."

"겨울요? 지금 여름인데 벌써 겨울 걱정을 하세요?"

"여름은 짧아요. 금방 겨울이 올 거예요."

"그래도 잠시 쉬는 건 괜찮지 않을까요?"

아빠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아기 개미가 말했어요.

"아빠, 그늘에서 조금만 쉬어요. 너무 덥고 힘들어요."

아빠 개미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아이들을 보았어요.

"그래. 그럼 조금만 쉬었다가 다시 일하자."


개미네는 옮기던 먹이를 두고 베짱이네가 쉬고 있는 그늘로 들어왔어요.

"여긴 시원하죠? 이렇게 무더운 한낮에는 무리하게 일하면 쓰러질 수도 있어요."

"아~네. 저흰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안녕하세요. 저희는 베짱이네이고요.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하는 밴드 가족이에요.

배짱이 두둑~하다고 <배짱 밴드>라고 불러요."

"네~. 그래서 가족 모두가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하고 있었군요."

"저희는 공연도 하고 가을에 있을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어요."

베짱이네의 소개를 들은 개미네도 소개를 했어요.

"멋지네요. 저희는 개미네이고요. 땅속에 집을 짓는 건축일과 식량 수집하고 있어."

"네~.  매일 부지런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았답니다."

아빠들끼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엄마들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어요.

"매일매일 일하시던데 가족 휴가는 언제 가세요?"

"휴가요? 저흰 봄부터 가을까지 휴가가 없어요.

겨울이 되면 집에 쌓아둔 먹이를 먹으며 지내지요."

"어머, 그 긴 기간 동안 휴가가 없다니...

가족들과 맛있는 것도 먹고 구경도 하고

 ~! 물 멍~! 경치 멍~! 등 [멍 때리기]도 하면서 휴가를 즐기면 얼마나 좋은데요.

힘들었던 스트레스도 날아가고 다음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고요."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저흰 꿈도 못 꿔요."

"아니에요. 마음만 먹으면 돼요. 결심하고 행동으로 옮겨보세요."

옆에서 뛰어놀던 개미네 아이들이 "휴가"란 말에 더듬이를 쫑긋 세웠어요.

"휴가! 휴가!"

아기 개미들은 합창하듯 외쳤어요.

"아빠, 우리도 하루만 쉬어요."

"아니 반나절도 좋아요."

아빠 개미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어요.

옆에서 눈치를 보던 엄마 개미가 말했어요.

"여보, 우리 정말 열심히 일하며 살아왔어요.

우리도 아이들과 하루만 휴가를 즐기면 좋겠어요.

일도 중요하지만 휴식도 필요하잖아요."

그때 엄마 베짱이도 거들었어요.

"저희랑 같이 휴가 가는 건 어때요?"


아빠 베짱이는 잠시 고민을 하다 결심을 했어요.

'그래. 하루 쉰다고 우리 가족이 굶어 죽는 것도 아닌데. 모아둔 식량도 많고.'

"베짱이네랑 같이 갑시다. 휴가!"

아빠 개미의 말에 개미 가족은 너무나 기뻤어요.


다음날 개미네는 베짱이네와 공원 내 연못으로 휴가를 갔어요.

아빠 개미는 주변의 풀과 꽃들, 하늘과 구름을 편안한 마음으로 차근차근 볼 수 있었어요. 이제까지는 너무 바빠서 주변을 살펴보지 못했거든요.

아기 개미들과 아내 개미를 보니 모두 환하게 웃으며 음식을 먹고 노래를 부르고 신나게 뛰어놀고 있었어요.

'내가 너무 일만 생각하고 바쁘게 살았구나.

주변을 살펴볼 여유도 없이...'

아빠 개미는 가족들과 노래하며 행복해하는 베짱이네를 보며 생각했어요.

'베짱이네는 한가하게 노래나 부르고 늘 놀기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열심히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었다니. 

친절하고 재능이 많은 이웃인데  내가 색안경을 끼고 있었군."

아빠 베짱이는 편안하고 흐뭇한 얼굴로 지켜보는 아빠 개미를 보며 생각했어요.

'어떻게 죽어라 일만 할 수 있을까?라고 답답하게 생각했는데. 열심히 겨울준비를 하면서도 결단력 있게 휴가를 결정하다니...

부지런하면서도 융통성이 있는 사람이군.'


"고맙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이런 멋진 휴가를 보낼 수 있게 해 줘서요."

"아닙니다. 개미네랑 같이 오니 아내랑 아이들도 더 신나하고 저도 말 동부가 있어 더 즐겁네요."

"앞으로 하루쯤은 휴식을 하며 가족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내와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해서."

"그러세요. 저희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무명밴드이지만 늘 가족들과 함께 노래하고 대화를 하며 하나씩 해결해 나간답니다.

솔직히 가난하지만 가족들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답니다."


그렇게 여름의 하루가 저물어갔어요.

개미네는 베짱이네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아빠, 오늘은 최고의 날이었어요."

"맞아요"

"나도요!"

"네. 정말 신났어요. 내일은 더 기쁘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고마워요."

아기 개미들과 엄마 개미의 말에 아빠 개미는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여보, 얘들아, 우리 일주일 중 하루는 오늘처럼 즐겁게 쉬도록 하자~!"

아기 개미들은 기분이 좋아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며 기뻐했어요.

"정말요? 당신은 정말 멋진 아빠예요."

"멋진 아빠가 아니라 오늘 당신과 아이들을 보면서 그리고 나를 보며 반성했어요. 가족들과 이런 시간을 갖지 못하고 너무 일만 해서 미안했고."

"아니에요. 우리들을 위해 열심히 일했던 건데요."

"베짱이네를 보면서 가족들과 좀 더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까 당신이 멋지죠.

아참, 가을에 베짱이네가 공개 오디션에 나간다네요. 우리 응원하러 가요."

"그래요. 그 주는 그날을 쉬는 날로~!"

다음날, 개미네는 열심히 일했어요.

무더운 날씨에 힘들었지만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힘든 줄도 몰랐어요. 그리고 한낮에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쉬어가며 일했어요.


가을이 되었어요.

선선한 바람 덕분에 무더위가 사라졌어요.

개미네는 매일 열심히 먹이를 옮겼어요.

베짱이네는 매일 열심히 공개 오디션 연습을 했어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개미네는 노래를 들으며 잠시 쉬어갔어요.

"노래와 화음이 너무 멋지네요.

1등, 문제없겠어요."

"아, 고맙습니다. 개미네가 응원해 주니 저희도 힘이 나네요."

개미네와 베짱이네는 서로를 응원하며 사이좋은 이웃이 되었어요.


늦은 가을이 되고 공개 오디션 날이 되었어요. 개미네는 공원 곤충 극장으로 갔어요.

공원에 사는 많은 곤충들이 모여있었어요.

"정말 많이 모여있네요! 무대도 엄청 크고요."

"유명한 공개 오디션이래요.

 1등을 하면 가수로 데뷔하고 바로 방송활동을   한다네요."

"그럼 베짱이네가 유명해지는 거예요?"

"그렇죠. 상금도 많다던데 꼭 1등 하면 좋겠어요."

개미네는 무대가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오디션의 심사위원은 유명 가수인, 매미 "맴맴", 여치 "치치", 귀뚜라미 "뚜뚜"였어요.

총 10팀 중 베짱이네는 9번째였어요.

"이번 순서는 배짱 밴드입니다.

노래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입니다.

큰 박수로 환영해 주세요.!"

사회자의 소개가 끝나자 베짱이네가 무대로 올라왔어요.

개미네는 열심히 박수를 치며 응원했어요.

"오디션에 참가한 10팀들,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오늘의 1등은~!

아, 제가 떨리는데요.

오늘의 1등은~ 배짱 밴드입니다!"

베짱이네는 서로 부여안고 폴짝폴짝 뛰며 무대 위로 올라왔어요.

"축하합니다. 1등입니다! 지금 소감은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힘든 적은 언제였나요?"

"밴드는 서로가 한 사람인 것처럼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데. 처음엔 박자도 화음도 잘 맞지 않아 힘들었어요. 슬럼프가 오기도 했고요."

"힘든 시기와 슬럼프를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제 이웃을 보며 이겨냈어요."

"네? 그게 무슨 말인지. 좀 더 자세히 얘기해 주시겠어요?"

아빠 베짱이는 무대 앞쪽에 앉아있는 아빠 개미를 쳐다보고는 다시 말했어요.

"포기할까? 하 생각이 들 때마다 무더운 날씨에 불평 한마디 없이 부지런히 일하는 개미네를 보며 힘을 냈어요.

개미네에 비하면 저희들은 누가 봐도 노래나 부르고 한가한 가족이었거든요.

개미네 가족들이 자극제였죠, 고마워요~"

아빠 베짱이는 개미네에게 손가락 하트를 보냈어요.

'내가 부지런히 일해왔던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다니. 열심히 산 보람이 있네.'

아빠 개미도 엄지 척을 보여주었어요.


겨울이 지나고 봄이 다가오고 있었어요.

개미네는 땅속 흙집에서 따뜻하게 지내며 배불리 먹을 수 있었어요.

겨울에도 집안 정리며 식량 확인 등 할 일이 많았지만 일주일 중 하루는 꼭 쉬면서 취미생활도 하고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딩동~"

문을 열어보니 베짱이네가 서 있었어요.

"잘 지냈어요?"

"어머~ 유명 밴드 가수분들이 와 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전국 순회공연이라 너무 바빴는데 어제 집으로 돌아와 쉬었더니 피곤이 싹 사라졌어요."

"집이 최고죠. 저흰 TV로 공연 시청했어요.

인기가 대단하던데요.

배짱 밴드가 우리 이웃이고 친구라는 게 정말 자랑스러워요."

"개미네 응원 덕분입니다."

아기 개미들이 몰려와서 말했어요.

"싸인해 주세요! 싸인~!"

(끝)



개미네에게는 부지런히 일하는 것만큼

소중한

"가족들과의 시간과 휴식"에 대해

베짱이네에게는 가수로 성공하는 것만큼

소중한

"부지런함과 포기하지 않는 끈기"에 대해

느끼게 해 준 고마운 이웃이었답니다.


너무 일만 하는 당신, 주변 살펴보세요.

일만큼 소중한 것들이 보일 거예요!

꿈만 쫓아가는 당신, 자신 살펴보세요.

꿈만큼 소중한 것들이 느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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