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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어화 Aug 23. 2021

재수 없는 몸무게

-40대 중반이 되면서-

나는 40대 중반을 넘어섰다.

무서울 것이 없다는 대한민국 아줌마이다.


대학생부터 31세 결혼까지 44~46kg.

임신 9개월까지 60kg.

30대부터 현재까지 47~48kg.

나름 잘 유지해온 몸무게이다.


솔직히 따로 운동을 하거나 식이요법을 하며

몸무게를 관리하지는 않는다.

"재수 없어"라 할지도 모르겠다.

먹을 복을 타고 태어나서인지

가리는 음식이 별로 없고 

먹으면서 살은 찌지 않는 체질이다.

재수 없게 들릴 수있겠으나.

체질은 부모님께 감사드릴 일이다!


코로나19로 직장과 집만 왕복하며

직장에선 믹스커피와 간식(견과, 과자, 젤리 등)을

집에선 배달음식 및 집밥을 아이들과 먹다 보니

어느 날 아침,

50kg을 찍었다!

'~앞자리 숫자가 바뀌다니!'

앞자리가 바뀌는 충격은 임신과 출산 이후

처음이다.

키도 줄어서 반올림해야 160cm가 되는 내게

50kg은 "비만" 선고였다.


'한 끼만 굶으면 1kg은 쉽게 빠지던데 

오늘 저녁 한 끼 굶으면 되겠지.'

했으나~!

전한 나의 착각,

아니 나이를 잊은 망각이었다.

한 끼를 굶는 것도 힘들었다.

저녁을 굶으니 9시경 뉴스를 보면서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저녁 시간대 여러 편의 치킨과 맥주 광고, 예능프로그램의 먹방들접하며 

나도 모르게 주전부리를 먹고 있었다...

당연히 1kg은커녕 51kg이 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했다.

2kg을 빼는데 2주일이 걸렸다.


<40대는 노화로 접어든 나이라

신진대사량과 근육량은 줄어들고

똑같은 양을 먹어도 칼로리를 다 소비하지 못해

지방으로 축적된다.

특히나 한국인들의 주식인 탄수화물,

밥은 내장지방의 원인이라고 한다.>


"나는 밥순이다.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고 나면 된장찌개와 밥을 먹어야 뭔가 제대로 식사를 마친 듯한 포만감이 든다. 냉면은 포만감이 아닌 아쉬움이 남는...

하지만 밥을 줄여야 할 나이가 되었다."


평균 수명이 85세~90세인 점을 감안하면

나는 내 인생의 중간 지점이다.

우리는 부모를 모시고 챙기는 세대이면서

자식에게는 의지할 수 없세대이다.

노후자금도 준비해 두어야 하고

내 몸 관리도 잘해 두어야 하는 세대이다.


"나는 중년의 여성이다.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늘어나는 것은

'혹'들 뿐이고 알레르기에 갑상선, 자궁과 유방,

역류성 식도염 등 하나씩 추가된다.

이제 몸 관리를 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


예쁘고 날씬한 몸매보다는
건강하고 단단한 몸매를 만들어야 할 나이다.



걷기  시작!


운동화 비용 외 크게 돈 쓸 일이 없는 운동이고

몸에 가장 무리가 없는 유산소 운동이며

어느 길로 걷느냐, 어디로 갈 것인가에 따라

주변 환경이 다르기에 지루하지 않은 운동이다.

혼자 걸어도 좋고

둘이 걸으면 더 좋고

가족이나 지인과 걸으면

즐거운 운동이다.


여름이라 요즘은 저녁을 6시 이전에 먹고

7시부터 한 시간 정도 바닷가 길로 걷는다.

바람도 시원하고 매일의 하늘 모습이 달라서

내가 좋아하는 사진도 실컷 찍으며 걷고 있다.

노을 질 녘, 하늘의 구름은 정말 다채롭다.

그 구름과 노을이 만나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그런 날은 감탄을 하며 내 두 눈과 휴대폰에 절경을 담는다. 그러면서 걷기 운동 나오길 잘했다며 스스로를 대견하다고 칭찬한다.


걷기 운동을 매일 하지는 못한다.

걷기 운동도 중요하지만

가족을 챙기는 일도 중요하기에

현재는 주 3회, 주말 1회 정도지만,

충분히 만족하는 운동이다.


중요한 건,
6시 이전에 저녁을 먹는 것!
그리고
다이어트가 될 거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걷기를 즐기는 것!



아침식사는 필수, 저녁 6시 이후로는 금식!


6시 이전에 저녁식사를 하고 금식을 한다.

저녁은 배가 고프지 않을 정도로 넉넉먹되

아침과 점심보다 밥양은 적게 먹는다.

 아침식사는 꼭 하길 권한다.

아침을 먹어야 점심과 저녁식사 양을 유지할 수 있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하나의 도미노가 넘어지면 연이어 모든 도미노들이 쓰러지듯이

규칙적인 식습관이 무너진다.

배고픔에 오전 간식을 먹게 되고

간식으로 인한 열량과 포만감에

점심 양이 줄어들고

오후가 되면 다시 출출함에 간식을 먹게 되고

저녁은 시간이 뒤로 늦춰지며 더 많이 먹게 된다.

지극히 나의 사례이지만.


어릴 때부터 아침식사를 꼭 챙겨주신 엄마 덕분에 지금도 아침은 꼭 챙겨 먹는다.

월요일은 무조건 누룽지탕!

(월요병... 가장 간단하면서 든든한 메뉴이다.)

화요일부터 금요일 중 하루는

샐러드와 빵, 스크램블과 요거트 등으로 먹는다.

서양식으로 차리는 것이 좀 더 간단하다.

하지만 나는 뼛속까지 한식파다.

된장찌개, 새싹 및 채소 비빔밥, 콩나물국밥, 만둣국 등이 주된 아침 메뉴이다.


이렇게 아침을 먹고 출근을 한다고 말하면 주변에서는 부지런하다, 대단하다고 한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침상에 3남매의 도시락을 2개씩,

6개를 매일 싸주셨던 엄마에 비하면

나는 아침상만 차릴 뿐이기 때문이다.

애들은 학교 급식이 맛없다고 하지만

엄마 입장에 정말 고마운 급식이다.

맛은 없을지언정 5대 영양소와 칼로리를

갖춘 식단이기 때문이다.

급식이 없다면 내가 점심 도시락을 싸야 한다.

당연히 고맙다.


아침밥을 먹는 습관의 최고 수혜자는 신랑이다.

(본인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신랑은 아침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말을 해서

나의 눈총을 받은 적이 있다.

아침이 잘 안 먹힌다고 하면 이해가 되겠는데

아침과 살찌는 건 뭔 관계?

저녁 회식이 잦고 술자리가 많은 때문이 아닌가?

"아침 차려주는 걸 고맙게 생각하고 먹어요.

 아침밥도 못 먹고 출근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아니 진짜 고마운데 나는 살이 찌더라고..."

"됐거든요. 그럼 밥을 반 공기만 먹어요."

나는 밥 양을 조절하고 신랑과 아침상에 대한 의견차를 마무리지었다.

여기에도 울 엄마의 영향이 크다.

아침밥은 꼭 먹어야 했기에 나는 당연히 아침은 먹어야 하는 것으로 각인되어 있다.

또 아침을 먹지 않으면 배가 고파서 일도 잘 되지 않는다. 아침을 넉넉히 먹고 출근해도 11시경이 되면 소화가 다 되어 배가 고파진다.

단, 중간에 간식은 먹지 않는다.


요즘 젊은 부부들은 각자 잘하는 것을 맡아 하기에 신랑이 식사 담당인 집들도 많다.

하지만 나는 "라면을 잘 끓이는 신랑"을 두었기에

식사 준비는 내 몫이다.

그렇기에 하루 세끼에 대한 권한은 전적으로 나에게 있고 나는 아침은 꼭 챙겨 먹어야 한다.

신랑도 아침을 잘 먹는다.

거의 해장국인 날이 많기에.


아침은 임금처럼

점심은 평민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으라고 했던가?

하여튼 나의 체질에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중요한 건,
아침을 잘 챙겨 먹고
저녁 6시 이후엔 먹지 않는 것!
또한 짜지 않게 먹는 것!



긍정적인 생각!


재작년에 외할머니는 92세로 별세하셨다.

어릴 적 2~6세까지 나를 키워주셨기에

외할머니는 나에게 각별했다.


오전 11시경 외할머니의  부고 소식을 전해 들었다.

직장에 조퇴 신청을 하고 병원으로 가면서도 믿어지지 않았다. 평소 건강하셨기 때문이다.

외할머니의 사유는 심장마비였다.

"왜 이리 힘이 없노."라고 하시며 주저앉으시더니 막내 이모와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 중

자연스레 심정지가 왔다고 한다.

병원에서 심폐소생술도 30분 넘게 했지만

심장은 다시 뛰지 않았고 돌아가셨다.


누구나 희망하는 자연사! 

고통이나 통증 없이 노화로 인한

심장의 자연스런 멈춤이었다.

가족의 죽음은 정말 슬픈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외할머니의 마지막은

다행스럽고 감사하게 되는 이별이었다.


외할머니는 자그마한 체구에

몸무게의 큰 변화 없이 한결같은 몸매였고

집안일을 부지런히 하며

나를 포함하여 손주를 두 명이나 더 도맡아 키워주실 정도로 헌신적이셨다.

90여 년을 사시면서 딸 2명과 아들 1명을

질병과 사고로 가슴에 묻으셨지만

부지런히 성당을 다니시며 기도로 이겨내시고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생활하셨다.


하루는 차를 몰고 출근을 하다가

외할머니댁 근처 횡단보도 앞에서 빨강 불이 되어 서있었다.

그때 자그마한 할머니께서 종종걸음으로

어찌나 빨리 횡단보도를 건너시던지

나는 유심히 보았었다.

"외할머니?!"

맞았다. 외할머니셨다.

고개를 우측으로 돌려가며 따라가 보니

성당으로 들어가시는 것이었다.

'역시 부지런하셔.'

나는 웃으며 출근했고 외할머니께 전화드려 조잘조잘 아침의 일을 말씀드렸던 기억이 난다.


외할머니에게 운동이라곤 집안일과 성당과 노인정을 다니시는 일이 전부셨다.

내가 생각하는

외할머니의 무병장수(큰 병 없이 90세를 넘기셨으니)의 비결은

긍정적인 생각이다.

늘 좋은 쪽으로 생각하시고 큰 욕심부리지 않으시며 항상 자식들과 이웃에 베푸셨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도 중요하지만,
작은 것에 그리고 내가 가진 것들에 감사하는 긍정적인 생각과
하루하루 근면, 성실하게 살아가는
삶의 자세!



50kg이 누군가에겐

재수 없는 몸무게 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넘지 말아야 하는 몸무게이다.


몸무게의 숫자를 떠나서

누구라도 "재수 없는 몸무게"를 정해두고

자신의 건강을 챙겼으면 한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과 식습관, 긍정적인 생각으로!


나는 "재수 없는 몸무게" 잘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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