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끝에서..

by 몽구

[생의 끝에서]


나는 박완서 소설을 거의 통독했는데

제목은 기억 안 나지만

어느 소설 끝 부분에 이런 내용이

한 조각 내 마음에 걸려있다.


어떤 사내가 폐암 진단을 받았다.

부부가 힘들게 어렵게 고생을 해서

치킨집과 작은 집을 하나 장만했다.


병원에서는

충분히 완치될 수 있다면서

수술을 권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다음날 사내는 병원 지하실에서

목을 매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사내의 유서는 다음과 같다.


여보..


의사들은 완치될 수 있다고 하지만

환자를 위로하기 위해서

한 말이라는 것은 내가 다 알지.


수술하고 또 하고 재발하고

또 재발하고 하다 보면

우리가 힘들게 평생 모은 재산이

다 사라질 수 있겠지.

어차피 죽는 거라면 재산이라도

온전하게 지켜야 하지 않겠나.


겨우 내가 목숨을 건지더라도

우리는 거지가 되겠고

다시 시작하기에는 너무 [늙어] 버렸지.


나 먼저 가니 지금껏 모은 재산으로

우리 사랑하는 아이들과 행복하기 바라오.

사랑하오. 여보..


소설가들은 같은 내용을 절대로

반복하여 우리지 않는 것은

불문률의 금기 사항이다.


그러나 이 내용이 신기하게도

소설 중 두번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작가가 무언가의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뜻이다.


남편의 유서 중,


- 다시 시작하기에는 너무 늙었다.


이 부분을 음미해 보자.

자신의 병원비로 재산을 탕진할 경우

자식은 공부할 기회를 놓치고

빈곤은 [대물림] 되는 것을

남편은 걱정했을 것이다.


세상을 향한 [저항]인지

아름다운 [희생]인지는

독자가 판단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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